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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가명처리 솔루션, 비정형 데이터까지 확장
IT조선기업·기관이 보유한 데이터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구매내역 등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해 비즈니스, 정책·학술 연구, 인공지능(AI) 학습 등에 활용하려면 정보주체의 동의 등 적법한 처리 근거가 필요하고, 개인정보 노출 위험도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를 모두 삭제하면 분석에 필요한 정보까지 사라질 수 있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개인정보 가명처리 솔루션이다. 특정 개인을 바로 알아보기 어렵도록 정보를 가공하면서 분석에 필요한 정보는 최대한 남겨둘 수 있다. 우리나라 개인정보 보호법은 통계작성과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식별이 어렵게 가공된 가명정보 역시 법적으로는 개인정보에 해당해 별도의 안전조치가 여전히 필요하다.

가명처리에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사용하는 이유는 작업을 자동화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지란지교소프트의 ‘아이디필터(IDFILTER)’는 데이터 유형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가명처리 방법을 추천한다. 가명처리 전후의 개인정보 검사와 재식별 위험도 측정 등도 지원한다. 이지서티의 ‘이지로-아이디에스(EZRO-IDS) V4.0’은 AI를 기반으로 가명처리 방법을 추천하고 대규모 정형·비정형 데이터의 수집부터 가명처리, 적정성 검토, 사후관리까지 지원한다.
가명처리는 익명처리와 구분되는 개념이다. 가명정보는 추가 정보를 이용하면 특정 개인을 다시 알아볼 가능성이 남아 있어 개인정보로 관리해야 한다. 반면 시간과 비용, 기술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했을 때 다른 정보를 사용해도 더 이상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익명’ 처리된 정보는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이름이나 주민번호만 지웠다고 무조건 익명정보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를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늘면서 가명처리 수준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실제 재식별 위험에 따라 처리 방법과 절차를 달리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6년 3월 ‘가명정보 처리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정해 가명정보를 누가 활용하고 어떤 환경에서 처리하는지 등을 토대로 위험도를 저·중·고로 구분하도록 했다. 가명처리 관련 작성 서류도 기존 24종에서 10종으로 줄였다.
최근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가명처리가 필요한 데이터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의 표 형태의 정형 데이터뿐 아니라 사진·영상, 음성, 텍스트 등 비정형 데이터 활용도 늘고 있다. 사진과 영상에는 얼굴이나 차량번호가, 음성에는 목소리와 이름이 포함될 수 있다. 상담 기록에도 개인정보가 문장 곳곳에 포함될 수 있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개정 가이드라인에서 대규모 영상·이미지·텍스트 등 비정형 데이터의 경우 일정 조건에서 표본을 추출해 처리 결과를 검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가명처리 솔루션도 정형 데이터를 넘어 비정형 데이터까지 처리 범위를 넓히는 추세다. 다만 가명처리 솔루션을 통한 자동 처리 결과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재식별 가능성과 실제 데이터 활용 환경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정종길 기자
jk2@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