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 읽음
김치 수출 2275억, 미국 유럽 현지 생산 확대
IT조선
김치 수출 시장은 기존 최대 시장인 일본에 더해 미국과 유럽으로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다. 일본 수출액은 2017년 약 632억원에서 2025년 약 778억원으로 약 23% 증가한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약 101억원에서 약 606억원으로 6배 이상 성장했다. 유럽 역시 같은 기간 약 86억원에서 약 331억원으로 약 3.8배 늘었다. 미국은 2023년 수출액 약 555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4년 약 665억원을 기록하며 일본에 이은 핵심 성장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 수요 확대에는 K푸드 인지도 상승과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이 함께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2025~2030 미국인을 위한 식이지침’에서도 김치를 장내 미생물 환경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발효식품으로 언급했다. 해당 지침은 학교 급식과 군대 식단 등 미국 공공 영양정책의 기준으로도 활용된다.
국내 김치 수출 확대의 중심에는 업계 1위 대상 '종가'가 있다. 종가의 김치 수출액은 2018년 약 555억원에서 지난해 1248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국내 전체 김치 수출액의 약 55%를 차지하는 규모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666억원의 수출고를 올려 점유율 56%를 기록했다.
종가는 지역별 시장 특성에 맞춘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생산기반 확충을 마치고 권역 확대에 나선 단계다. 대상은 2024년 베트남 하이즈엉과 흥옌 공장에 총 300억원을 투자해 김치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이를 거점으로 태국 등 인접 국가로의 김치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미국에선 현지화 인프라를 구축해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전개 중이다. 대상은 2022년 LA 김치 공장(연산 2000톤) 완공에 이어, 2023년 현지 식품업체 ‘럭키푸즈’를 인수했다. 그 결과 종가의 미국 수출 비중은 2017년 12%에서 2024년 38%까지 뛰어올랐고, 2023년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현재는 이 인프라를 발판 삼아 주요 유통 채널과 현지 소비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유럽은 생산기반을 새롭게 키우는 투자 단계다. 대상은 2023년 폴란드 발효채소 업체 ChPN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2030년까지 약 150억원을 투자해 크라쿠프에 연간 3000톤 이상 규모의 김치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현지 생산과 대형마트 유통망을 결합해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한국에서 생산한 비비고 김치를 수출하는 동시에 미국과 베트남에서는 현지 생산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지 김치 제조업체를 통해 생산한 비비고 김치 오리지널과 비건 제품을 월마트 1000개 이상 점포에 입점시키며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자체 특허 유산균 ‘LM119’를 이용해 생산 제품의 발효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베트남에서도 2016년부터 현지 생산을 시작해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덜 매운 김치와 비건 김치, 고수 김치 등 현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비건·할랄 인증 제품과 상온 김치를 앞세워 판매 채널을 넓히는 등 차기 성장시장으로 육성 중이다.
풀무원의 경우 전북 익산 글로벌김치공장에서 생산한 김치를 미국으로 수출하면서 '한국산 김치' 자체를 차별화 요소 내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조부터 해상 운송과 현지 유통까지 온도를 관리하는 ‘김장독 쿨링 시스템’을 적용해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도 최적의 발효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풀무원 미국법인의 김치 카테고리 매출은 2023~2025년 연평균 7.5% 성장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풀무원은 높아진 현지 김치 수요에 발맞춰 대형 식품 박람회 프로모션과 스포츠 연계 마케팅을 추진하고 현지 소비자 및 바이어와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비건 포기김치와 푸드서비스 전용 제품에 이어 향후 김치 핫소스와 시즈닝 등 소스 카테고리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해외 김치 시장의 경쟁은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단계를 넘어, 현지 생산 인프라와 유통망, 현지인 취향에 맞춘 제품 개발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시장의 성장세가 빠른 상황에서 어떤 현지화 전략과 생산 방식으로 차별화를 두느냐가 K김치의 글로벌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