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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모 5나노 자체 칩 공개, 1000TOPS 성능 구현
위키트리
알파벳 산하 로보택시 기업 웨이모가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컴퓨팅 칩을 공개했다. 웨이모는 8월 20일(현지시각) 공식 블로그를 통해 로보택시 내부에서 센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인공지능 모델을 구동하는 주문형반도체(ASIC)를 자체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 칩은 대만 TSMC의 5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되며 1000TOPS(초당 1000조 회 연산) 이상의 성능을 낸다. 웨이모의 최신 로보택시 오자이(Ojai)에는 이미 이 칩이 탑재돼 상업 운행 중이다. 그동안 엔비디아와 AMD 칩에 의존해온 웨이모가 자체 실리콘으로 발을 넓히면서, 로보택시 업계의 반도체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웨이모가 공개한 칩은 차량 전체 연산을 담당하는 중앙처리장치가 아니다. 라이다·레이더·카메라에서 쏟아지는 원시 센서 데이터를 가장 먼저 처리하는 전단(front-end) 장치다. 13개의 고해상도 카메라와 레이더 6개, 라이다 4개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인접한 프레임을 비교해 잡음을 걸러내는 시간적 노이즈 제거(temporal denoising) 기술로 저조도 환경에서의 인식 성능을 높였다고 웨이모는 설명했다.
성능 지표인 1000TOPS 이상은 엔비디아가 자사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AGX 토르(DRIVE AGX Thor)에 대해 제시하는 1000 INT8 TOPS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웨이모는 자사 칩의 연산 정밀도를 공개하지 않았다. 토르는 주행·인포테인먼트·콕핏 기능을 한 번에 처리하는 중앙형 반도체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보도들은 짚었다. 웨이모의 칩은 센서 데이터를 전처리해 회사의 핵심 머신러닝 시스템으로 넘기는 역할에 특화됐다. 테크타임스는 이 칩이 TSMC의 자동차용 5나노 공정인 N5A로 제작됐으며, 자동차전자협의회(Automotive Electronics Council)의 내구성 시험 규격 AEC-Q100과 국제 기능안전표준 ISO 26262를 충족했다고 보도했다. AEC-Q100은 영하 40도에서 영상 105도까지 견디는 조건을 요구하는 시험 규격이다.

웨이모는 이번 칩을 기존 공급망에서 이탈하는 신호로 해석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협력사 목록에 TSMC뿐 아니라 AMD, 마이크론, 엔비디아, 삼성, 샌디스크, 소시오넥스트를 함께 올렸다. 자체 칩은 여러 맞춤형 부품 중 하나이며 외부 실리콘을 대체하기보다 나란히 쓰인다는 설명이다.
웨이모는 이번 연산 체계를 “ML 우선 아키텍처”라고 부르며 세 가지 설계 원칙을 제시했다. 모든 처리를 차량 내에서 밀리초 단위로 끝내는 반응성, 진동·충격·극한 기온 변화를 견디도록 액체 냉각 시스템과 통합한 내구성, 그리고 한쪽이 고장 나면 다른 한쪽이 즉시 대신하는 이중화된 독립 연산 장치 구조다. 사람이 개입할 수 없는 무인 차량이기 때문에 이런 안전장치를 하드웨어 차원에서 심었다는 설명이다. 웨이모는 지난 8년간 차량 내 연산 능력을 20배 늘렸다고 덧붙였다. 이 블로그 글은 사티시 제야찬드란(Satish Jeyachandran)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과 다니엘 로젠밴드(Daniel Rosenband) 컴퓨트 리드가 작성했다.
이번 공개는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오랫동안 제기해온 비판에 대한 사실상의 반박으로도 읽힌다. 머스크는 여러 센서를 동시에 쓰는 방식이 “센서 경합(sensor fusion 간섭)”이라는 위험한 모호함을 낳고 비용을 늘려 상업적 확장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라이다를 “목발(crutch)”, “헛수고(fool’s errand)”라고 표현하며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웨이모는 라이다·레이더·카메라 데이터를 융합하는 다중 센서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를 대규모로 실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매주 50만 건 이상의 유료 승차를 4000대가 넘는 차량으로 미국 10여 개 도시에서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드 최고경영자 짐 팔리는 앞서 라이다를 자사 자율주행 전략에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로보센스 창업자 스티븐 치우는 카메라만으로는 SAE 3~4단계 자율주행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웨이모는 규모 면에서 미국 로보택시 시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테슬라와 아마존 계열 죠스(Zoox)가 사업을 확장 중이지만 아직 지리적 범위나 승차 건수에서 웨이모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웨이모가 자체 칩을 개발한 배경에는 비용 절감이라는 목표가 있다. 외부 추정에 따르면 웨이모 6세대 하드웨어 가격은 대당 2만~2만5000달러(약 2,800만~3,500만원, 1달러 1,391원 기준) 수준이다. 이전 세대의 대당 10만~12만5000달러(약 1억 3,900만~1억 7,400만원)에서 크게 낮아졌다. 다만 이 수치는 웨이모가 직접 공개한 것이 아니라 외부 추정치라는 점을 밝혀둔다.
칩이 탑재된 오자이는 지리(Geely) 산하 지커(Zeekr)가 중국 닝보에서 생산하고,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공장에서 웨이모의 6세대 드라이버 시스템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중국산 차체에 의존하는 구조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 정책 변화에 따른 규제 리스크로 남아있다. 웨이모는 오자이 로보택시를 이번 발표 시점 기준 약 300대 운행 중이며, 2026년 안에 덴버·라스베이거스·샌디에이고로 서비스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니엘 로젠밴드 컴퓨트 리드는 8월 24일(현지시각) 미국 스탠퍼드에서 열리는 반도체 콘퍼런스 ‘핫칩스 2026’에서 관련 연산 기술을 추가로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