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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풀사이드 기술 60억불 도입 및 109명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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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풀사이드 “모델 팩토리”에 60억달러 쏟아붓고 직원 109명 영입한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엔비디아가 AI 스타트업 풀사이드(Poolside)의 모델 개발 소프트웨어 “모델 팩토리(Model Factory)”를 60억 달러(약 8조 3,700억원, 1달러 1,395원 기준)에 라이선스하기로 했다. 동시에 풀사이드 직원 109명에게 입사를 제안했다. 이와 별개로 120억 달러(약 16조 7,400억원) 프리머니 밸류에이션(투자 전 기업가치)으로 풀사이드에 10억 달러(약 1조 3,95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이 내용은 풀사이드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뉴스레터 뉴커머(Newcomer)가 처음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서한은 이번 거래가 “인수가 아니고 인수합병형 채용(인수합병형 채용(acquihire))도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라이선스는 비독점 계약이라 풀사이드는 같은 기술을 다른 곳에도 팔 수 있고, 창업자 3명은 회사에 그대로 남는다.

이런 구조는 엔비디아에게 처음이 아니다. 앞서 추론 반도체 스타트업 그록(Groq)에는 기술과 핵심 엔지니어 확보 대가로 200억 달러(약 27조 9,000억원)를 지불했다. 그록은 독립 법인으로 남아 새 경영진을 꾸렸고, 이후 35억 달러(약 4조 8,825억원) 밸류에이션으로 진행된 투자 라운드에 엔비디아가 다시 참여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 엔페이브릭스(Enfabrica)와도 비슷한 방식으로 약 9억 달러(약 1조 2,555억원) 규모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세 건을 합치면 엔비디아가 쏟아부은 금액은 약 270억 달러(약 38조원)에 이른다.

테크부키(TechBooky)는 이런 거래가 규제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면 반독점 심사 같은 오랜 검토를 거쳐야 하지만, 라이선스 계약과 대규모 채용을 결합하면 기술과 인력을 사실상 확보하면서도 규제 문턱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매체는 결과적으로 “실질적으로 인수처럼 보이는”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규제당국이 이런 구조도 기존 인수합병과 같은 잣대로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풀사이드의 이번 프리머니 밸류에이션 120억 달러는 지난해 기록한 30억 달러(약 4조 1,850억원)보다 네 배 뛴 수준이다.
“4만 개 GB300 클러스터를 놓쳤다”…풀사이드가 밝힌 프런티어 포기 사유 / AI 생성 이미지

풀사이드는 투자자 서한에서 왜 자체 최상위(프런티어) 모델 개발을 접었는지 설명했다. 서한은 “지난 3년 반 동안 우리는 자본 요구량이 수직으로 치솟는 경쟁에서 방향은 맞게 잡고 있었다”고 적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1월 가동 예정이던 4만 개 규모의 GB300 클러스터 사용료를 대기 위해 20억 달러(약 2조 7,900억원)를 모아야 했는데, 주어진 시간은 6주뿐이었다. 서한은 “제때 마감하지 못해 클러스터를 잃었다”고 밝혔다.

서한은 1만~2만 개 규모의 GPU만 있었어도 프런티어급 모델과 경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내년 최상위 모델을 만들려면 “한 자릿수 이상 더 큰 규모의 클러스터”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자본만이 아니라 “물리적인 데이터센터 공간과 계약된 컴퓨팅 자원” 자체가 부족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서한은 세계가 아직 AI 전환의 “0.1%에도 도달하지 못했다”는 진단도 함께 내놓았다.

풀사이드 최고경영자 에이소 칸트(Eiso Kant)는 지난달 팟캐스트 레이턴트 스페이스(Latent Space)에 출연해 라구나(Laguna) 모델을 만든 팀 규모를 공개했다. 그는 “이 모델을 만든 사람은 70명이 채 안 됐다”며 “엔지니어링과 리서치를 합쳐도 115명이 안 되는 인원이 함께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레이턴트 스페이스는 이번 거래를 “역인수형 인재영입(역인수형 인재영입(reverse-execuhire))”이라고 표현했다. 통상 인재영입은 소수 핵심 인력을 빼가는 방식인데, 풀사이드는 그 인원의 대다수에 가까운 109명이 통째로 엔비디아의 채용 제안을 받았다.

라구나는 서방 진영에서 딥시크(DeepSeek), 큐원(Qwen) 등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에 맞설 대안으로 소개돼온 모델이다. 풀사이드는 코딩 AI 에이전트 개발사로 출발해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후 엔비디아 서버칩 위에서 이 오픈소스 모델을 내놓은 것으로 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전했다. 창업자들은 “아직 새로운 비전을 공개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풀사이드 인프라스트럭처(Poolside Infrastructure)는 텍사스에 1.2GW 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이 법인은 두 달 전 최고경영자를, 이번 주에는 최고재무책임자를 새로 선임했는데 두 인사 모두 이번 거래 발표 이전에 이뤄진 결정이라고 전해졌다. 풀사이드는 라이선스 대가로 받은 60억 달러를 내년 말까지 투자자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라고 서한에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미 네모트론(Nemotron)이라는 이름으로 자체 오픈소스 AI 모델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풀사이드의 모델 제작 기술까지 손에 넣으면 자사 고객사 일부와 직접 경쟁하는 구도가 생긴다는 점이 지적된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이번 달 1조 개 파라미터 규모의 오픈모델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칩을 팔아 돈을 버는 사업과 그 칩 위에서 돌아가는 모델 제작 기술까지 쥐려는 시도가 겹치는 셈이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대한 2,500억 달러(약 348조 7,500억원) 규모 투자 약정을 이번 달 절반으로 줄이기도 했다. 반면 풀사이드류 딜에는 대규모 자금을 계속 투입하고 있다. 정작 엔비디아는 이번 라이선스 대가가 왜 60억 달러에 이르는지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디인포메이션의 아미르 에프라티(Amir Efrati) 기자는 “엔비디아가 이렇게 큰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와 풀사이드 모두 이번 거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풀사이드는 서한에서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대한 실마리도 남겼다. 인간 수준의 능력은 “오픈소스 모델에 의해 완전히 상품화될 것”이지만 초지능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소프트웨어나 회계처럼 지능만 있으면 풀리는 문제는 “저마진 상품”이 되고, 암 치료처럼 실제 실험이 필요한 문제는 지능만으로 풀 수 없다는 논리다. 서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명석한 인재 10만 명을 모아 암을 풀게 해도 실제 실험 없이는 결코 풀지 못할 것”이라며 “AI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과학 발견 엔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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