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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9개월 딸 굶겨 숨지게 한 친모 징역 12년… 살인 혐의는 '무죄'
위키트리
A 씨는 지난 3월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생후 19개월 된 딸 B 양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극심한 영양결핍과 탈수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양이 숨질 당시 측정된 몸무게는 불과 4.7㎏으로, 이는 정상적인 또래 발달 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심각한 기근 상태였다.
수사 기관의 조사 결과 A 씨의 상습적인 방임과 학대 행위는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올 초부터 B 양에게 필수적인 음식을 제때 제공하지 않았으며 그 결과 B 양의 체중은 급격히 줄어들어 생모의 도움이 없이는 스스로 젖병조차 들 수 없을 정도로 신체가 쇠약해졌다. 그럼에도 A 씨는 피해 아동을 병원에 데려가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거나 의료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 씨의 방임 행위는 방치를 넘어선 정황도 확인됐다. A 씨는 쇠약해진 B 양을 집에 홀로 남겨둔 채 다른 가족들과 함께 찜질방이나 놀이공원 등 외부 시설을 찾아 장시간 외출을 즐겼던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A 씨는 첫째 딸에 대해서도 심각한 방임과 폭행을 일삼은 혐의를 받았다. A 씨의 자택 내부에는 각종 생활 쓰레기와 담배꽁초 등이 수북하게 방치돼 있었으며 이런 비위생적인 주거 환경 속에서 첫째 딸을 양육하며 신체적 폭행까지 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A 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자택 내 설치된 홈캠 영상 분석, 가족들에 대한 조사, 심리 분석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A 씨가 B 양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했음에도 이를 용인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주위적 공소사실로 죄명을 아동학대살해죄로 변경하여 법원에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 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 아동학대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인 아동학대치사 혐의만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피해 아동을 살해하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검찰의 주장에 일부 공감을 표하면서도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은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거에 의해야 하는 바, 피고인에게 살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확정해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성을 배제한 주요 근거로 A 씨의 지적 능력과 일부 양육 시도 정황을 들었다. A 씨가 지능검사 결과 '경계선 지능' 수준에 해당하는 점, B 양의 양육을 위해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에 직접 참석하고 보육교사와 아이의 건강 및 상태에 대해 상의했던 점, B 양이 이유식을 거부하자 이를 대신해 분유나 두유 등을 어떻게든 먹이려고 시도했던 홈캠 영상 속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
살인 혐의는 벗어났으나 법원은 A 씨의 방임으로 인해 어린 생명이 목숨을 잃은 결과에 대해서는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의 건강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적절한 음식을 제공하지 않거나 조속히 병원에 데려가는 등의 최소한의 구호 조치조차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피고인의 가정 형편상 경제적으로 피해 아동에게 음식을 제공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보호자의 이 같은 방임으로 인해 결국 어린 피해 아동이 극심한 굶주림 끝에 사망에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지극히 중하고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