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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 출범 과제下] 검찰청 바통 받는 공소청…조직·역할은 여전히 ‘깜깜’
투데이신문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2일 수사·기소 분리가 시행되면 수사는 경찰과 중수청이 맡고 공소청 검사는 송치된 사건의 공소 제기와 유지에 집중하게 된다. 청사는 기존 검찰청사를 공소청 청사로 전환해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검찰은 공소청 출범에 대비한 사전 준비에 들어갔다. 대검찰청은 지난 18일부터 서울북부지검과 대구서부지청, 마산지청, 논산지청 등 4개청을 대상으로 ‘공소청 운영모델’ 시범실시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청에서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새롭게 도입되는 구속영장 청구 전 면담과 사실관계 확인 등의 제도를 시범 운영 중이다.
다만 이 같은 예행연습과 달리 정작 오는 10월 기존 검찰청을 대체할 공소청의 구체적인 인력·조직 운영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출범을 앞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소청 검사는 송치 사건의 공소 제기와 유지에 집중하게 되지만 수사 과정에서 어느 수준까지 관여할 수 있는지, 중수청·경찰과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지 등에 대한 세부 기준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 공소청이 단순히 ‘기소를 담당하는 조직’으로만 인식될 뿐 수사·기소 분리 이후 실제 어떤 기능을 수행할지에 대한 사회적·법조계의 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욱이 공소청 출범을 불과 40여일 앞두고 법무부와 검찰의 수장이 업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지휘부 공백 사태까지 벌어져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후임 장관 지명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와 취임까지 통상 한 달가량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새 법무부 장관의 취임 시점이 공소청 출범일인 오는 10월 2일과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 검찰 수장에 이어 법무부 장관까지 대행체제로 운영될 경우 조직·인력 재편과 사건 이송, 수사준칙 마련 등 출범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현안에 막판 혼선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형사소송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검사의 수사권을 전제로 마련된 다른 법률 규정만 180여 건에 달해 이에 대한 정비 방안을 별도로 검토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자체에서도 법률 간 정합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구속영장 등 강제수사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에게 구속기간 연장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법체계상 타당한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수사의 연장선상에 있는 ‘수사상 증거보전’ 관련 규정도 기존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마약·보이스피싱·금융증권범죄 등 민생침해범죄를 수사해온 검경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의 법적 근거를 정비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합수본 수사에 직접 참여할 경우 수집한 증거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소청·중수청·경찰이 함께 참여하는 이른바 ‘공·중·경’ 협력체계를 대안으로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경우에도 공소청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법률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소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협력 범위를 구체화하고 공수처에 재정신청권을 부여하는 등 후속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7대 범죄 전건송치’ 방안 역시 세부적인 입법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검사의 직접수사권뿐 아니라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되면서 수사기관의 수사 미진이나 오류를 기소 단계에서 바로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중수청이나 경찰의 수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권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대응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사회적약자 범죄피해자 권익 강화 TF’를 발족해 관련 개정안 마련에 돌입했다.
경찰과 중수청 사이의 수사 관할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출범 전 풀어야 할 과제다. 중수청이 경제·마약·사이버범죄 등 경찰이 기존부터 수사해온 영역까지 맡게 되면서 사건 통보와 이첩 과정에서 양 기관의 관할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기소권을 통해 경찰과 중수청 등 수사기관을 견제·통제해야 하는 역할이 커지는 만큼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역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 18일 진행된 ‘형사소송법 개정 후속 과제 제언 입법토론회 :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입각한 중수청·공소청 조직과 직제는 어떻게 설계되어야 하는가’에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유승익 소장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소청의 지위가 ‘수사 및 소추의 주체’에서 ‘소추 전담 및 객관적 사법통제 기구’로 재정립된 만큼 조직 역시 ‘비대화된 수사 조직의 전면 이관’과 ‘공판·송무 중심의 슬림화’ 방향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기존 대검의 반부패부·강력부·공공수사부 등 수사지휘 부서와 범죄정보기획관실을 예외 없이 완전 폐지하고 공판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공판송무부’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며 “또한 공소청에 대규모 수사관 인력이나 NDFC(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 등 감정 인프라를 잔류시키는 것은 우회적인 ‘2차 직접수사’의 통로이자 무기대등 원칙 위배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수사인력 약 6000명의 중수청·국수본 이관 및 NDFC의 외부 분산 이관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오는 26일까지 국민을 대상으로 초대 중수청장 제청 대상자에 대한 천거를 받는다. 개인은 물론 법인·단체도 수사 또는 법률 사무에 15년 이상 종사하는 등 법정 자격을 갖춘 인사를 비공개 서면으로 추천할 수 있다. 법조계와 관계기관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관장 인선 과정에 국민 참여를 확대해 중수청장 인선의 민주적 정당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국민 참여가 수사기관의 독립성과 정당성을 높이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자칫 여론이나 정치적 영향력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중수청으로 이동을 희망한 검찰청 소속 공무원이 237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수청 전체 정원 2874명의 82.6%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직군과 계급의 인력이 지원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