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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10년 연봉 공개, 1억 찍고 월 270만원
위키트리
'회계사 합격하면 먹고 살까? 10년 동안 실제로 번 돈'이라는 영상이 12년 차 회계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장래희망:아빠'에 최근 올라왔다.
유튜버는 "지금까지 유튜브에 자기 연봉을 10년 치나 공개한 사람을 한 번도 못 봤다"며 10년치 연봉 정보를 화면에 띄웠다.
그의 출발선은 빅4 회계법인이 아니었다. 빅4는 삼일·삼정·한영·안진 네 곳을 가리킨다. 그가 시험에 붙던 해엔 자리를 배정받지 못한 수습 회계사가 쏟아졌다. 합격생은 몰렸는데 법인이 뽑는 정원(TO)이 정해져 있었던 까닭이다. "법인 정원이 40~50명인데 합격생이 80명쯤 됐다. 절반 이상이 빅4에 못 갔다"고 그는 돌아봤다. 입사할 때 법인마다 대학별 정원이 있어 학벌로 지원자를 거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차 시험을 치른 뒤 지금의 아내와 함께 필리핀으로 어학연수 겸 여행을 다녀온 사이 사전 면접과 채용이 마감됐다. 그는 부랴부랴 로컬 회계법인에 자리를 잡았다. "남들 다 빅4 가는데 왜 못 가나 싶어 슬펐지만 지금 돌아보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했다.

첫해의 자신을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1년 차는 사람이 아니다. 사고만 안 치면 되는 포지션이었다." 그러면서 "하루 종일 어떻게 하면 덜 혼나고 창피를 덜 당할까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공인회계사의 대표 업무 중 하나는 외부감사다. 기업이 내놓는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맞게 작성됐는지 독립적인 제3자의 눈으로 검증하는 일이다. 감사팀은 회사에 나가 담당자를 인터뷰하고 매출·매입·자금 흐름 같은 업무 프로세스를 훑는다. 이 과정에서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회계 오류나 평소와 다른 비경상적 거래가 없는지 계정을 하나하나 뜯어본다.
문제는 이 일을 갓 시험에 붙은 신입이 곧장 맡는다는 점이다. "회계사 1년 차부터 바로 회사 담당자 인터뷰를 한다. 2, 3일 만에 회사 현황을 파악하고 내부통제, 업무 흐름, 회계 오류, 비경상적 거래 내역까지 봐야 하는데 사회생활도 안 해보고 공부만 하던 사람이 나오니 민폐를 끼친다"고 그는 털어놨다. 이어 "인터뷰하는 것도 곤욕이었고 일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기술만 늘던 시기"라고 했다.
2017년 연봉은 4964만원으로 올랐다. 감사뿐 아니라 세무와 재무자문(FAS) 업무까지 배울 기회가 주어져 만족스러운 시절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한 가지 아쉬움은 애써 가르친 후임들이 1년만 채우면 빅4로 떠난다는 점이었다. "첫 후임이라 옛 생각을 하며 잘해줬는데 1년 하고 빅4 가고 또 1년 하고 빅4 가고를 반복했다." 이탈이 이어지자 대표가 신입 유출을 막을 TF까지 꾸렸다. 그는 "나갈 수 없는 사람을 뽑으면 된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나이가 많고 조건이 안정적인 지원자를 대거 뽑아봤지만 그들 역시 결국 떠났다. 사택을 마련해 붙잡아 두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왔지만 소용없었다. "억지로 붙잡는다고 인연이 이어지는 게 아니더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2018년 7월 그는 첫 직장을 떠나 빅4의 딜(Deal) 부문 부동산팀으로 옮겼다. 마침 부동산에 관심이 커지던 때였다. 연봉도 1000만원 넘게 뛰었다. 그해 연봉은 5800만원.

딜 부문은 인수·합병(M&A)이나 부동산·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재무 실사를 하고, 기업이나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며,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재무모델을 짜는 일을 한다. 감사가 이미 벌어진 숫자를 검증하는 쪽이라면 딜은 앞으로 벌어질 숫자를 설계하고 따져보는 쪽에 가깝다. 이직 일화도 곁들였다. 퇴사를 알리자 3년을 함께한 전 직장 임원이 회사 앞 커피숍에서 "돈 없는 아버지의 마음이 이런 거냐. 더 챙겨주고 싶은데 형편이 안 돼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울컥했지만 속으로는 '돈 많은 아버지에게 가겠습니다'라고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빅4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른 팀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한 게 화근이 돼 1년 만에 회사를 나오게 됐다. 그는 반개업 형태로 독립채산제 로컬 법인에 자리를 옮기며 스스로 "몸과 마음이 가장 편했던 5년"이라 부르는 시기를 맞았다. 독립채산제는 회계사들이 한 법인에 소속되되 각자 일한 만큼 가져가는 구조다. 영업 수당과 업무 수당이 붙고 경비도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이 무렵부터 소득이 가파르게 올랐다. 2019년 8400만원, 2020년 1억2400만원, 2021년 1억1700만원, 2022년 1억1600만원.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일한 적도 있다고 했다. "종일 일 안 하고 골프 연습장에서 시간을 보낸 날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바쁠 때는 또 극단적으로 바빴다. "금요일 오후 5시에 재무모델을 만들어 달라는 연락이 오는데 마감이 사흘 뒤 월요일이다. 빅4에서는 재무모델에 2주쯤 시간을 줬는데 그곳에선 주말 포함 이틀"이라고 했다. 그래도 대가는 두둑했다. 급한 일을 맡기며 임원이 봉투에 현금 100만원을 얹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연봉이 1억 원을 넘어서자 그는 세금의 무게를 실감했다. "연봉 4000만원일 때와 비교하면 훨씬 많이 벌지만 이것저것 떼면 남는 게 별로 없더라"는 것이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과세표준이 8800만원을 넘는 순간 소득세율은 35%로 뛴다. 여기에 소득세의 10%인 지방소득세가 붙어 38.5%가 되고, 건강보험 등 4대 보험까지 더하면 소득의 절반 가까이가 빠져나간다.
그는 법인을 활용한 절세도 예로 들었다.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근로자가 세후 소득으로 직접 사는 것과 법인이 사업용으로 비용 처리하는 것은 실부담이 크게 다르다는 논리다.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와 법인세 절감 효과가 겹치면서 개인이 세후 소득으로 사려면 1900만원가량이 필요한 맥북 한 대를 법인은 800만원 안팎에 살 수 있다는 게 그의 계산이다. "두 배 넘게 차이가 난다"고 그는 말했다. 다만 그는 "사업용으로 실제 썼다는 전제"라고 단서를 달았다. 실제로 그는 자동차 임대업을 하는 개인사업자와 1인 법인을 각각 두고 이런 절세 효과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좋은 시절은 영원하지 않았다. 2023년 연봉은 8000만원, 2024년은 91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 평가 용역이 줄어든 데다 경비를 넉넉히 쓰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거래처를 만나며 돈을 쓰다 보니 정작 급여로 챙길 몫이 쪼그라들었다고 했다. 자기 것이라 여겼던 거래처가 한순간에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그는 개업 회계사의 급여를 사업의 '영업이익'에 빗댔다. "매출에서 원가와 판관비를 뺀 뒤 남는 걸 급여로 가져가는 구조다. 이미 자리를 잡은 분들은 다 떼고도 2억~3억 원이 남지만, 나 같은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개업 회계사로 홀로 선 지금 그가 매달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270만원이라고 한다. 3000만원에서 시작해 1억 원을 넘겼다가 다시 270만원으로 돌아온 셈이다.
10년 치 연봉을 굳이 공개한 이유를 그는 이렇게 밝혔다. "돈 욕심은 없다. 10년간의 현실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스스로도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살지 되짚어보려고 영상을 찍었다.“
그렇다면 빅4 회계법인의 사정은 어떨까? 삼정회계법인의 2025회계연도(2025년 4월 1일~2026년 3월 31일) 매출은 9055억원이다. 전년(8754억원)보다 301억원(3.4%) 늘며 처음으로 9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사업 부문별로는 경영자문 영업수익이 437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8%를 차지해 가장 컸다. 전년(4355억원)보다 20억원(0.4%) 증가했다. 회계감사 영업수익은 2990억원으로 전년 2842억원보다 148억원(5.2%) 늘어 매출 비중이 32%에서 33%로 올랐다. 세무자문 영업수익은 1689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33억원(8%) 증가해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으며, 매출 비중은 18%였다.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3861만원이었다. 2020년 1억1372만원으로 처음 1억원을 넘긴 뒤 2021년 1억2718만원, 2022년 1억3040만원, 2023년 1억3161만원으로 올랐다가 2024년 1억2681만원으로 잠시 내려앉았으나 2025회계연도에 반등했다. 김교태 대표는 27억800만원을 받았다. 경영위원회 소속 윤학섭 이사는 11억2000만원, 양승열 품질관리담당이사는 10억2300만원을 받았다. 5억원 이상 보수(퇴직소득 포함)를 받은 임원은 30명.
직원 1인당 매출액은 2억1523만원으로 전년(2억268만원)보다 1300만원가량 늘었다. 전체 직원은 4207명으로 전년 4352명보다 줄었고, 총 보수는 5831억5600만원으로 전년 5518억8900만원보다 늘었다. 직원 4207명 가운데 공인회계사는 2526명(62%)으로 전년보다 99명 줄었지만 비중은 60%에서 62%로 커졌다. 사업 부문별 직원수는 회계감사 2085명, 경영자문 1408명, 세무자문 571명, 기타 143명이었다. 소속 회계사 경력은 1~3년이 661명으로 가장 많았고, 5~10년 463명, 3~5년 417명, 1년 미만 358명, 15년 이상 254명, 10~15년 204명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