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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에 백화점 긴장, 외국인 매출 영향 주시
아주경제
2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 대비 6.1원 내린 1386.5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여 만에 원화 가치가 빠르게 오른 셈이다.
환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곳은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이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은 약 1조72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롯데백화점이 전년 동기 대비 124.6% 늘어난 6400억원, 신세계백화점은 120.5% 증가한 5800억원, 현대백화점은 112.8% 상승한 5000억원 수준이었다. 원화 약세와 방한 관광객 증가, K-콘텐츠 인기가 맞물리면서 외국인의 명품·패션 소비가 급증했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1~7월 본점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38%, 센텀시티점은 183%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더현대 서울과 무역센터점의 외국인 매출이 각각 138%, 134% 뛰었다. 특히 더현대 서울과 무역센터점은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까지 높아져 외국인 소비가 핵심 점포의 실적을 떠받치는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원화 가치가 오를수록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상품의 가격이 비싸진다는 점이다. 단순 계산하면 환율이 달러당 1500원일 때 100만원짜리 상품은 약 667달러지만, 1386.5원에서는 약 721달러가 필요하다. 같은 상품을 사는 데 약 55달러, 8.2%가량을 더 내야 하는 셈이다.
특히 명품은 국가별 판매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환율 변화가 구매 지역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상반기에는 원화 약세로 한국에서 명품을 사는 가격 매력이 커지면서 외국인 소비가 백화점으로 몰렸지만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이 효과는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월에는 고환율로 달러 표시가격을 적용하는 면세점 일부 상품이 오히려 국내 백화점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다만 환율 하락이 곧바로 외국인 매출 감소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은 1071만명으로 전년보다 2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 카드 소비액도 10조389억원으로 50.8% 늘었다.
외국인 고객층이 중국 중심에서 미국·동남아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신세계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2019년 77.5%에서 올해 상반기 48.5%로 낮아진 반면 미국은 1.1%에서 19.1%로 높아졌다. 과거 중국인 매출을 이끌었던 보따리상·단체관광객은 환율에 따라 구매량을 조절하는 소비 성향이 강했다. 환율만을 보고 한국을 찾는 쇼핑 관광객보다 K-패션·K-뷰티·콘텐츠 경험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고객이 늘어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재까지 외국인 매출에 뚜렷한 영향은 없다”며 “다만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가격 메리트 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해주고 있는 만큼 환율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의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