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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21일 넷플릭스 서비스 종료
위키트리
이야기의 중심에는 학문의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며 목숨을 걸고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이 서 있다. 한때 최고의 두뇌로 칭송받았을 그는 남한으로 넘어온 후 자신의 빛나는 신분과 기구한 사연을 철저히 숨긴 채, 대한민국 상위 1%의 엘리트 영재들만이 모인다는 명문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야간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언제나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학교를 순찰하는 탓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일명 '기피 대상 1호'로 통하지만, 그의 굳게 다문 입술 너머에는 세상과 단절을 택한 고독한 천재의 슬픔이 일렁인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고요한 경비원의 삶에 뜻밖의 파장이 인다. 바로 이 엘리트 집단 속에서 철저히 소외감을 느끼며 수학을 포기하기 직전인 고등학생 '한지우'(김동휘)가 이학성의 진짜 정체를 우연히 알게 된 것이다.
벼랑 끝에 몰린 한지우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자신에게 제발 수학을 가르쳐 달라며 이학성에게 끈질기게 조르기 시작한다. 결코 섞일 수 없을 것 같았던, 남한의 수포자(수학 포기자) 고등학생과 북한에서 온 천재 수학자의 특별하고도 비밀스러운 과외는 그렇게 막을 올린다. 이들의 만남은 단순한 사제지간을 넘어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눈부신 연대로 발전하게 된다.

틀린 질문에서는 결코 올바른 답이 나올 수 없다는 극 중 이학성의 철학은, 속도와 결과에만 집착하며 삶의 본질을 놓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묵직한 성찰을 안긴다. 수학의 원주율을 음표 삼아 피아노 연주로 변환해 들려주는 환상적인 시퀀스는 이 영화의 백미로 꼽힌다. 딱딱하고 메마른 숫자들이 아름다운 화음으로 변모하는 순간, 수학은 차가운 학문을 넘어 예술로 승화되며 지우는 물론 스크린 밖 관객들의 마음마저 완전히 무장 해제시킨다. 이 과정을 통해 정체되어 있던 '이학성' 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며 스스로를 치유해 나간다.
박동훈 감독의 섬세하고 따뜻한 연출 아래 펼쳐지는 배우들의 숨 막히는 연기 앙상블은 이 영화를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기둥이다.
단연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는 이는 주연 리학성 역을 맡은 대배우 최민식이다. 그는 함부로 분출하지 않고 꾹꾹 눌러 담은 절제된 내면 연기를 통해 고독한 천재의 애환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새겨 넣었다. 그의 상대역으로 발탁된 신예 김동휘는 한지우 역을 맡아, 기라성 같은 대선배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흔들리는 청춘의 불안한 심리를 완벽하게 그려내며 극의 중심을 팽팽하게 잡았다.
주연들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조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안기철 역의 박해준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씬스틸러로 활약했고, 상위 1% 학교의 냉혹한 현실을 대변하는 담임 역의 박병은은 특유의 서늘한 연기로 긴장감을 조성했다. 또한, 박보람 역을 맡은 조윤서는 싱그러운 에너지로 극을 환기시켰다. 이 밖에도 태연 역의 탕준상, 보람 모 역의 김희정, 지우 모 역의 강말금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극의 리얼리티와 완성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평단의 지지 또한 뜨거웠다. 신예 김동휘는 이 작품을 통해 2022년 제43회 청룡영화상과 제27회 춘사 국제영화제에서 연달아 신인남우상을 거머쥐며 그해 최고의 발견으로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2022년 제58회 대종상 영화제에서는 '뉴웨이브상 여우' 부문을 수상했으며, 권위 있는 제42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영평1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제21회 피렌체 한국영화제에서 마이무비상까지 휩쓸며 국내를 넘어 해외 영화제에서도 그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았다.
만약 넷플릭스에서 관람 타이밍을 안타깝게 놓쳤다 하더라도 너무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콘텐츠의 거처가 옮겨질 뿐, 영화의 감동은 여전히 다른 창구를 통해 열려 있기 때문이다. 21일 넷플릭스 서비스가 공식 종료된 직후에도, 국내 대표 토종 스트리밍 플랫폼인 왓챠(Watcha), 티빙(TVING), 그리고 웨이브(Wavve)를 통해서 언제든지 검색해 감상할 수 있다.

올드보이
한국 영화가 세계 무대에 충격파를 던진 기념비적인 마스터피스. 영문도, 이유도 모른 채 15년이라는 끔찍한 세월 동안 좁은 사설 감금방에 갇혀 지낸 주인공 '오대수' 역을 맡아 신들린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 장도리를 든 채 펼치는 전설적인 원테이크 복도 액션씬과 산낙지를 씹어 먹는 장면은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최민식이라는 이름 석 자를 공포와 경외심과 함께 각인시켰다. 처절한 복수와 금기된 진실 앞에 무너져 내리는 한 인간의 파멸을 눈빛 하나로 완벽하게 묘사해 낸 명작 중의 명작.
명량
역대 대한민국 영화 박스오피스 부동의 1위라는 대기록을 쓴 초대형 사극 액션 블록버스터. 최민식은 구국의 영웅 성웅 이순신 장군으로 분해, 두려움에 떠는 부하들을 이끌고 단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군에 맞서는 처절한 고뇌와 압도적인 리더십을 스크린에 부활시켰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라는 대사를 내뱉는 그의 묵직한 보이스와 카리스마는 관객들의 피를 끓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파묘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장르의 새로운 역사를 쓰며 천만 관객을 가뿐히 돌파한 최고의 화제작. 데뷔 후 무려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오컬트 장르에 도전한 최민식은 명당과 악지를 구분하는 40년 경력의 베테랑 풍수사 '김상덕'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태산처럼 든든하게 잡았다. 좋은 묫자리를 찾기 위해 흙을 직접 입에 넣어 맛보는 극사실주의적인 디테일부터, 파국으로 치닫는 후반부에서 험한 것에 맞서 혼을 불사르는 열연까지. 세월이 흘러도 결코 녹슬지 않는 '연기 장인'의 품격을 다시 한번 만천하에 증명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