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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전 국정원장 2심 징역 2년6개월, 1심보다 가중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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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 부장판사)는 19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직무유기, 국가정보원법 위반, 증거인멸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원장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자격정지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5월 1심에서 나온 징역 1년 6개월보다 1년이 늘어났다.
앞서 지난달 27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1심 구형량과 동일하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당시 "피고인은 비상계엄을 정당화하고 위법한 체포 지시 사실을 은폐하고자 했다"고 지적하며,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까지 모두 유죄로 인정해달라고 주문했다. 특검팀은 최후 의견에서 "범행의 동기와 방법, 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조 전 원장에게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해 달라"고 밝혔다.

조 전 원장이 받는 혐의는 크게 네 갈래다. 우선 12·3 비상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전해 듣고도, 군을 동원한 국회 봉쇄와 정치인 체포 지시 정황까지 인지한 상태에서 이를 국회 정보위원회에 알리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가 있다. 계엄 선포 이후에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계엄군이 정치인 체포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 번째는 위증 및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다. 조 전 원장은 계엄 당일 관련 문건을 들고 대통령실을 나서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음에도, 국회에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관련 지시나 문건을 받은 적이 없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국정원 명의 공문서로 제출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와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한 것이 위증으로 지목됐다.
세 번째는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조항 위반 혐의다. 홍장원 전 차장의 동선이 담긴 국정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국민의힘 측에만 제공하고, 정작 자신의 동선이 담긴 영상은 더불어민주당 측에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마지막으로 계엄 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이 사용한 비화폰(보안용 휴대전화)의 통신 기록 삭제에 관여한 증거인멸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지난 5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 부장판사)는 조 전 원장의 핵심 혐의인 직무유기와 국정원법 위반(정치관여)을 무죄로 판단했다. 홍 전 차장의 CCTV 영상을 국민의힘 측에만 제공한 것을 두고도,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지지하거나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영상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위증과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는 특검이 구형한 징역 7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1심 결과에 특검팀과 조 전 원장 측 모두 불복해 나란히 항소했다.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조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출처와 의미가 확인되지 않은 단편적인 말을 들을 때마다 즉시 형법상 보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한다면 정보 확인·평가 등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사후적으로 특정 정치인에게 유리하게 활용됐다는 것만으로 여론조성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발언과 행위 목적이 증명돼야 하는데도 특검은 역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던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유죄 취지의 판단을 내리며 형량을 높였다.
조 전 원장은 2024년 1월 17일 제37대 국가정보원장으로 취임했다. 취임식에서 그는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더욱 강한 국정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오늘부터 함께 시작하자"고 밝히며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미중 전략 경쟁 등 안보 현안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취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12·3 비상계엄 사태가 터졌고, 조 전 원장은 결국 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이번 항소심 선고로 조 전 원장의 형량은 1심보다 1년 늘어난 징역 2년 6개월로 확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조 전 원장 측이 상고할 경우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