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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미·유럽 2분기 1%대 성장, AI 투자가 유가 충격 상쇄
알파경제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투자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을 일부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재점화와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17일 발표된 일본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연율 1.1% 증가했다. 수출을 중심으로 한 외수가 내수 부진을 보완하며 플러스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 2월 말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석유화학 산업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 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일본 내수는 타격을 받았다. 개인소비는 전 분기보다 소폭 감소해 8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설비투자도 1.2% 줄었다.
반면 수출은 0.5% 증가했다. 원유 조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1.5% 줄어든 것도 GDP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작용했다.
美 소비·AI 투자 견조…민간수요 13분기 만에 최대 증가
미국 경제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2분기 실질 GDP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연율 1.5%로 1분기 2.1%보다 둔화했다. AI 수요확대에 따른 반도체 등의 수입 증가가 GDP 계산상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평가다.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는3.2% 증가했다. 가계의 저축 인출과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에 따른 세금 환급 증가, 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 수요가 소비를 뒷받침했다.
기업 설비투자 등을 포함한 민간 최종수요는 3.9% 증가해 1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 투자가 미국 경기의 주요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로존 경제도 예상보다 양호했다. 1분기 제로 성장에 머물렀던 유로존의 2분기 성장률은 연율 1.8%로 높아졌다. IT 관련다국적 기업이 집중된 아일랜드를 제외하더라도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높은 에너지 가격에도 개인소비가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있다. 6월 유로존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감소하는 데 그쳤다.
中 성장률 4.3%로 둔화…주요국 중 부진 두드러져
주요국 가운데서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두드러졌다. 중국의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해 2022년 4분기 이후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연율 환산 성장률도 약 3.6%로 1분기의 약 5.3%에서 크게 둔화했다.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내수 부진에 중동 정세 악화까지 겹친 영향이다.
다만 반도체와 전기자동차(EV) 등의 생산·수출 확대가 경기 하강을 일정 부분 방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둔화가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현재까지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IMF, 세계 성장률 3.0% 전망…호르무즈 봉쇄가 최대 변수
중동 위기 초기 제기됐던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도 현재까지는 현실화하지 않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중동혼란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7월 전망에서는 올해 세계 성장률을 3.0%로 예상했다. 4월 전망치인 3.1%에서 0.1%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다. 미국과 이란이 6월 전투 종결 각서를 체결하면서 긴장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데다 AI·반도체 투자 열기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에서는 6월 하순 닛케이225지수가 장중 7만2366엔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사태 당시와 같은 급격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현재까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여파로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의 봉쇄 상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은 내수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견딜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AI 투자라는 성장 동력이 에너지 공급 불안과 인플레이션이라는 악재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하반기 세계 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라고 니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