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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설토 자원화 위한 일관된 관리 기준 및 제도 정비 시급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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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에도 전국 곳곳에서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하천 범람을 막고 저수지와 댐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준설 필요성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준설은 수해 예방과 수자원 관리를 위한 필수적인 공공사업이다. 하지만 준설이 끝난 뒤 남겨지는 토사는 여전히 관심 밖에 있다. 정부는 최근 순환경제를 국가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며 순환원료 사용을 확대하고 공공부문의 자원순환을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환경부가 밝힌 수치는 뼈아프다. 2020년 기준 전국 폐기물 발생량 1억9000만톤 가운데 순환자원으로 공식 인정된 양은 169만톤, 전체 중 0.8%에 불과했다. 이 좁은 문을 준설토도 예외 없이 통과하지 못한 채 대부분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다. 

국가하천과 지방하천, 저수지, 댐, 항만에서는 매년 대규모 준설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준설 퇴적물은 연간 수천만 ㎥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상당수는 활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폐기물로 처리되거나 준설토 투기장으로 향한다.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준설토도 적지 않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기준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현재 하천법, 농어촌정비법, 항만법 등은 준설사업을 규율하고 있고, 폐기물관리법과 토양환경보전법도 각각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준설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언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같은 준설토라도 사업 목적이나 적용 법령에 따라 어떤 곳에서는 성토재로 활용되고, 다른 곳에서는 폐기물로 처리된다. 결국 처리 방식이 준설토의 품질이나 활용 가능성보다 적용 법령과 행정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사업자는 활용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고 행정기관도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 활용 가능한 준설토도 폐기물로 처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업계 처리단가를 감안하면 연간 발생하는 준설 퇴적물의 절반만 순환자원으로 전환돼도 처리비용만 수천억 원대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순환경제를 추진하면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제도적 공백 때문에 버려지고, 그만큼의 비용이 고스란히 사회적 부담으로 남는 셈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른 접근이 자리 잡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폐기물기본지침 (Directive 2008/98/EC) 제6조에 따라 시장 수요가 있고, 용도가 합법적이며, 환경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조건을 충족한 물질에 대해 폐기물 지위를 해제하는 'End of Waste' 제도를 운영한다. 폐기물과 자원의 경계를 조문으로 명확히 함으로써 기업은 재활용 여부를 예측할 수 있고, 행정기관도 일관된 기준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에도 변화의 조짐은 있다. 해양 분야에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준설물질을 해수욕장 양빈이나 연안 복원 등에 활용하고 있다. 같은 토사라도 품질과 안전성이 확보되면 충분히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제도는 해양 분야에 머물러 있을 뿐이며 하천과 저수지, 댐에서 발생하는 준설토까지 포괄하지는 못한다. 기후변화로 하천 관리와 홍수 예방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준설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는 준설토를 어디에 버릴 것인가보다 어떻게 안전하게, 그리고 얼마나 경제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준설토를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관된 관리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오염도와 물리적 특성을 반영한 품질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한 준설토는 순환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개별 법률에 흩어져 있는 관리기준도 유기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버려지던 예산도 아낄 수 있다.

순환경제는 폐기물을 많이 재활용하는 정책이 아니다. 자원이 될 수 있는 물질을 안전하게 다시 쓰는 사회 시스템이다. 준설토도 예외일 수 없다. 이제는 준설토를 폐기물로 볼 것인지, 순환자원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때다. 그것이 순환경제를 한단계 발전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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