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읽음
베트남 온라인 쇼핑 둔화, 물가와 수수료 인상 여파
아주경제
13일(현지 시각) 베트남 통계당국 자료 등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는 올해 상반기 쇼피, 틱톡샵, 라자다, 티키에서 264조8000억 동(약 14조3700억 원)을 썼다.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19% 늘었지만 지난해 증가율 23%보다는 낮아졌다. 같은 기간 전체 소매시장 증가율이 12.5%였던 점을 고려하면 온라인 쇼핑만 압도적으로 커지던 흐름도 이전보다 약해졌다.
소비자 변화는 대형 할인 행사에서 먼저 나타났다. 호찌민시에 사는 30대 A씨는 8월 8일 세일 기간에 일부러 라이브방송을 보지 않았다. 그는 평소 할인 행사 때 9~10건씩 주문했지만 이번에는 3건만 결제했다고 밝혔다. A씨는 "몇 달 전에는 할인 행사 때 평균 300만~500만 동(약 16만 원~26만 원)을 썼지만 이번 달에는 150만 동(약 8만 원)도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온라인 지출을 줄이는 흐름은 세대별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시장 조사 기관 YouNet ECI 조사에 따르면, Gen Y(1981~1996년생) 소비자의 43%는 올해 2분기 온라인 소비를 연초 대비 유지하거나 줄였다고 답했다. Gen Z(1997~2012년생)에서는 같은 응답 비율이 60%까지 올라갔다.
물가 부담
이처럼 소비 심리를 누르는 주요 배경으로는 물가 부담이 꼽힌다. 베트남 통계당국은 앞서 올해 상반기 평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보다 4.38% 상승했다고 밝혔다. 보험사 선라이프 조사에서도 베트남 응답자의 84%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매달 생활비를 감당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으로 집계됐다.
할인 혜택을 바라보는 소비자 태도도 달라졌다. YouNet ECI 조사에서 구매자의 53%는 할인 혜택을 주요 구매 동기로 봤지만 동시에 플랫폼 쿠폰이 줄고 가격이 올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 결정 요인 중 ‘상품 품질’을 우선한다는 응답은 올해 1분기 77%에서 2분기 52%로 낮아졌다.
온라인 상품 가격 상승은 소비자 체감과 통계가 함께 가리키는 변화로 꼽힌다. 호찌민시에 사는 30대 B씨는 최근 온라인 상품이 예전만큼 싸지 않고 일부 품목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비싸다고 토로했다. 그는 "구매를 원하던 플라스틱 샌들이 온라인에서는 65만 동이었지만 매장에 직접 문의하자 49만 동이었다"고 설명했다. B씨는 "할인 코드를 적용해도 온라인 가격이 5만 동가량 더 높았다"고 말했다.
온라인 가격 상승은 데이터에서도 드러난다. YouNet ECI는 2025년 4분기 전체 시장 평균 판매가격이 2024년 같은 기간보다 33% 뛰었다고 분석했다. Metric 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2025년 2분기 제품 1개당 평균 판매가는 10만3760동이었지만 2026년 1분기에는 13만510동으로 약 25.8% 높아졌다.
가격이 오른 배경에는 생산, 운영, 플랫폼 비용이 함께 놓여 있다. 판매자와 전문가들은 원재료와 수입 가격, 인건비, 포장비, 운송비, 창고 비용뿐 아니라 플랫폼 수수료와 광고비, 쿠폰 비용, 거래 처리 비용이 모두 올랐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플랫폼 수수료 조정 역시 온라인 상품 가격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쇼피와 틱톡샵은 올해 상반기 일부 품목의 수수료를 여러 차례 조정했으며 틱톡샵은 7월 3일부터 건강, 뷰티, 개인관리 품목 수수료를 0.5~3% 올렸고 쇼피는 5월 23일부터 공식몰 일부 업종의 고정 수수료를 1~4% 인상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액세서리를 파는 30대 C씨는 틱톡샵 고정 비용이 매출의 약 25.5%를 차지하고 광고비 10~15%, 제휴 마케팅 비용 9~10%에 반품비, 창고 임대료, 인건비, 포장비까지 더해진다고 설명했다.
‘싼 온라인’의 균열…댓글도 가격·품질 불신에 쏠렸다
소비자 반응은 가격 불만을 넘어 품질 불신으로도 번지는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상품에 가짜와 저품질 제품이 많다며 "광고는 한쪽으로 해놓고 실제로는 다른 물건을 보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녀와 손주가 산 물건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버리는 일이 많다며 관리기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사진과 다른 물건이 오는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사진과 맞지 않는 상품, 질 낮은 상품이 많은데 누가 결제하겠느냐"고 말했다. 한 댓글에서는 온라인 구매가 편하기는 하지만 품질은 운에 가깝고 교환 절차도 번거롭다는 반응이 나왔다. 해당 이용자는 직접 매장에 가면 손으로 만져보고 착용해 본 뒤 마음에 들 때 살 수 있다며 조금 비싸도 납득할 수 있다고 했다.
가격 부담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플랫폼이 판매자에게 부과하는 고정 비용이 30%에 가까워지면 판매자가 손실을 메우기 위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댓글에서는 플랫폼 수수료와 고정비가 계속 오르면 판매가격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온라인 쇼핑의 장점을 말하는 반응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가족의 기본 의류를 매장 가격보다 거의 60% 싸게 샀고 추가 적립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온라인 쇼핑몰이 재래시장보다 비싼 경향은 있지만 상품 종류와 디자인 선택지는 훨씬 많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