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읽음
금감원 펀드 피해자 녹취 제공 요청 수개월째 무응답
더리브스
0
금융감독원이 민원을 제기한 펀드 피해자로부터 본인이 포함된 녹취를 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수개월째 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더리브스

취재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에서 독일 트리아논 이지스글로벌229 펀드를 가입한 민원인 A씨는 지난 5월 22일 금융감독원 조사역 B씨에게 판매사가 제출한 판매 과정 녹취를 제공해주도록 요청했지만 3개월이 다 돼 가는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A씨, 금감원에 “펀드 가입 녹취파일 달라”

A씨는 당시 B씨로부터 판매사가 제공한 가입 당시 녹취를 바탕으로 30-35% 배상안을 권고한다고 들었으나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해당 녹취를 A씨가 직접 들은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판매사 직원이 고객을 만나 상품 가입을 진행한 처음부터 끝까지 일체의 내용을 순수하게 녹음한 내용인지 알 수 없고 사측에 유리한 근거자료만 남길 수 있다는 게 A씨가 찜찜한 이유였다. A씨가 금감원에 판매사가 제출한 녹취를 보내 달라고 요청한 배경이다.

실제로 당일 A씨는 “당사자 고객인 저의 목소리가 담겨있는 녹취내용을 정작 민원을 제기한 당사자에게는 안 들려주고 일방적으로 이렇다더라 판단했다는 자체가 절차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사자인 저도 들어볼 수 있게 녹취파일을 보내달라”라고 금감원에 회신했다.

판매사로부터 녹취 받았지만…“설명 확인 안돼”

결과적으로 금감원으로부터 녹취를 받지 못한 상황이 이어져 온 가운데 A씨는 지난 3일 판매사를 통해 해당 녹취파일을 받아볼 수 있었다. 문제는 설명의무는 배제된 채 적합성 원칙 위반만 인정된 30%대 배상 수준을 납득할 만한 근거를 찾아보기 어려웠단 점이다.

A씨는 녹취를 듣고 금감원에 제출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의 공정성에 대한 질의서 및 공정한 재판단 요구서’에서 “판매 녹취에는 상품 내용과 위험 설명은 단 한마디조차 없는 판매자의 가입 권유의 대화만 있을 뿐 본 펀드의 핵심 위험인 후순위 구조, 투자 구조, 원금 손실 가능성, 투자자 권리 제한 등 투자 판단에 필수적인 사항에 대한 판매자의 설명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상품과 관련해 언급된 내용도 ‘자문회사 자료를 카카오톡으로 연결해 두었다’는 취지의 발언 정도였다”라며 “이 판매자는 브라질 국채, 유동화채권 등 다른 상품들도 가입하라면서 동일하게 설명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녹취상 위험 설명 부재...투자 권유 내용 상당 비중
실제로 A씨가 판매사로부터 받은 파일 12개를 본지가 확인한 결과 지난 2018년 가입 당시 직원이 트리아논 펀드에 대해 설명한 내용은 5분 전후 분량의 1-2개 파일에 그쳤다. 대다수는 아시아나항공 유동화 채권, 브라질 국채 등 다른 상품 권유나 가입 진행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트리아논과 관련해 직원이 언급한 건 10월 말로 펀드 설정을 잡고 있다는 점,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역 내 코어 부동산인 트리아논 빌딩 매입 건과 관련된 부동산 펀드로 주요 임차인이 독일의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라는 점, 국내 모집 규모와 5년 만기, 6% 후반대 배당 수익률이었다.

위험요소에 대한 설명은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배당 수익률 설명 후 중간에 환매는 안 되지만 매도로 현금화를 할 수 있도록 3개월 후 상장할 예정이라는 얘기는 있었다. 직원은 A씨가 임차인 중 한 곳의 만기 시점이 5년인 점을 들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관해 질의하려고 하자 평균 임차가 6.9년이라며 안심시키는 발언도 했다. 그러면서 재차 “만약에 급하게 자금이 필요하실 때는 상장이 돼 있기 때문에 매도를 하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녹취파일을 들은 A씨는 자신이 제출한 사후녹취보다도 설명의무 위반을 배제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A씨는

더리브스

질의에 “오죽하면 한화증권에 전화해서 정말 이게 녹취 전부냐고 물었는데도 다 보내드린 거란 답변을 받았다”라며 “금감원이 판매사가 보내준 녹취를 듣고 설명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자문 의견을 토대로 “판매사는 자기네가 유리한 내용만 녹취한다는데 이게 최상의 유리한 녹취라고 제시했고 또 이걸 가지고 일방적으로 판단한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A씨는 덧붙였다.

한편 B씨는 금감원에서 녹취 제공이 어려운지 묻는

더리브스

질의에 “정보 공개 청구를 넣으면 녹취를 제공하고 있다”며 “청구해서 녹취를 받아가신 분이 여럿 계신다”라고 말했다. 다만 A씨가 안내 자체를 못 받은 게 아니냐는 물음에 “정보 공개 청구를 접수하도록 얘기를 해달라”며 “절차에 따라 녹취를 제공해준다”라고 답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