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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대로 메모리값 상승, 미국 100달러 미만 저가폰 급감
IT조선
특히 100달러 미만 초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타격이 컸다. 해당 가격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했다. 일부 제조업체는 제품 공급 자체를 중단했고, 다른 업체들도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서 기존의 100달러 이하 가격을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원가 부담을 키운 배경으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꼽힌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서버 구축을 위해 대규모 메모리를 확보하면서 스마트폰 업체들이 사용하는 메모리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내 생활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단말기 구매 부담도 커졌다.
특히 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은 부품 가격 상승에 취약하다. 100달러 안팎 제품은 애초 마진이 낮아 메모리 가격이 소폭 오르는 것만으로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반면 1000달러 안팎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제조사가 원가 상승분을 자체 흡수하거나 판매가격에 전가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 같은 변화는 삼성전자와 모토로라에 기회가 되고 있다. 미국 선불폰 시장 전체 판매량은 2분기 11% 감소했지만 두 회사는 점유율을 확대했다. 이동통신사들이 갤럭시 A 시리즈와 모토 G 시리즈를 중심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선 데다, 저가 무명 브랜드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유명 브랜드와의 가격 차이도 줄었기 때문이다.
과거 소비자가 가격 때문에 화이트라벨 제품을 선택했다면 최근에는 수십 달러를 더 지불해 삼성전자나 모토로라 제품을 택할 유인이 커졌다는 의미다. 대형 제조사들은 중소 업체보다 부품 구매력과 재고 확보 능력이 뛰어나 원가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실제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가격대별 수요 이동도 나타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200~299달러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200% 증가했다. 100달러 이하 제품군이 줄어들면서 기존 저가폰 소비자들이 한 단계 높은 가격대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미국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가격 인상 가능성에다 메모리 비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 아이폰의 판매 비중이 높은 만큼 애플이 가격을 조정할 경우 시장 전체 평균 단말 가격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제 소비자 부담은 미국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정책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통신사들이 고가 아이폰이나 갤럭시 제품을 대상으로 대규모 보상판매와 가입자 프로모션을 이어갈 경우 출고가 인상이 곧바로 판매 감소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