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읽음
1기 신도시 재건축 전환, 리모델링 옥석 가리기
아주경제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평촌 초원2단지 대림아파트에서는 리모델링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일부 조합원으로 구성된 반대위원회는 최근 조합 임원 해임총회를 공고했다. 리모델링 조합 해산과 재건축 전환에 진전이 없자 집행부 교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 문촌마을16단지도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지만 일부 주민을 중심으로 재건축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높은 분담금이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재건축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1기 신도시에서 리모델링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재건축과 비교한 사업성이다.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활용해 재건축보다 사업 기간이나 절차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기존 가구 수의 15% 이내에서만 가구수를 늘릴 수 있어 일반분양 물량 확보에 한계가 있다.
공사비 상승도 부담이다. 기존 건물을 유지하면서 증축하는 특성상 구조 보강과 설비 교체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 있고 공사비가 오르면 조합원 분담금도 함께 증가한다.
정부가 활성화 특례를 마련했지만 한계도 있다. 노후계획도시 특별정비구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면 가구수 증가 한도를 기존 주택법상 상한의 최대 140%까지 완화할 수 있다. 기존 가구수 대비 15%인 증가 한도가 최대 21%까지 높아지는 셈이다.
하지만 기존 면적이 좁은 단지는 가구수를 늘려도 일반분양을 통한 사업성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다. 결국 기존 용적률과 일반분양 가능 물량, 사업 진행 단계 등에 따라 재건축과 리모델링의 유불리가 갈릴 수밖에 없다.
다만 리모델링 시장 전체가 위축된 것은 아니다. 재건축 전환의 실익이 크지 않거나 이미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지역에서는 리모델링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는 신성·신안·쌍용·진흥, 두산·우성·한신 등이 사업을 추진 중이며 용인시 수지구에서도 수지초입마을, 보원, 동부, 한국, 성복역 리버파크, 수지뜨리에체 등 6개 단지가 사업계획승인을 마쳤다.
서울 송파구 가락한신 리모델링조합은 지난 9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기존 256가구인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0층, 293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중견 건설사들도 리모델링을 주요 수주처로 보고 있다. 쌍용건설은 방배 궁전, 도곡 동신 등 5개 단지를 준공한 데 이어 문정현대와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DL건설·코오롱글로벌·동부건설 등도 관련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재건축 규제의 대안으로 리모델링이 활용됐지만 증축과 지하주차장 신설 등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재건축 대비 뚜렷한 장점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대규모 공사를 줄이고 노후 시설을 보완하는 방식의 리모델링 수요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