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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의 스케치] 삼성·SK는 '폐수 저감 노력 안 한다'?…추미애 발언, 사실관계 따져보니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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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해 "폐수 방류량을 줄이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고 공개 비판하면서 반도체 업계의 물 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두 기업이 폐수와 용수 저감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평가는 공개된 투자와 관리 현황을 보면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 지사는 지난 7일 반도체 초격차 전략회의에서 "인텔과 TSMC 미국 공장은 반도체 용수를 재활용하고 무방류 또는 최소 방류 방향으로 기술투자를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공공이 하루 110만t 규모의 반도체 용수 공급 대책 등을 마련하자 기업들이 이를 "역이용"하면서 방류량 감축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경기도는 앞서 두 회사에 공정수 재사용 횟수를 6회로 높이도록 행정지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미 반도체 사업장에서 용수 사용량 절감과 폐수 재이용, 외부 하수처리수 재사용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DS부문은 공정 개선과 설비 효율화를 통해 2024년 국내 사업장에서 약 1676만t의 용수 사용을 줄였다고 밝혔다. 같은 해 사업장에서 다시 사용한 용수는 약 1억100만t에 달한다.

추가 투자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환경부와 경기도, 화성·오산시 등과 협력해 화성·오산 공공하수처리장에서 버려지던 처리수를 다시 정화해 기흥·화성 반도체 사업장으로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급 규모는 하루 12만t으로 2029년 공급 시작이 목표다. DS부문은 반도체 생산 확대에도 2030년 취수량을 2021년 수준으로 억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삼성전자 기흥·화성 사업장은 국제수자원관리동맹(AWS)의 수자원 관리 최고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으며, AWS는 취수·수질오염·수생태계 영향 등 100개 항목을 종합 평가한다.

방류수를 무조건 '버리는 폐수'로만 보는 것도 실제 현장과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은 2007년부터 정화한 방류수를 오산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환경부 수질측정망 자료를 인용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흥사업장 상·하류 구간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은 2023년 기준 3등급에서 1등급 수준으로 개선됐다. 오산천에서는 수달 등 야생동물의 서식도 확인됐다.

SK하이닉스 역시 용수 재이용 확대를 중장기 환경 목표로 두고 있다. '그린 2030'을 통해 2030년 수자원 절감량을 2019년 대비 300%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폐수 재이용 설비와 냉각탑 용수 재사용 시설, 물을 사용하지 않는 스크러버 등을 도입했고 기존 하루 6만t 규모였던 폐수 재이용 설비를 8만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 같은 물 관리 활동은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월 '2025 CDP 코리아 어워드'에서 수자원 관리 부문 최고상을 4년 연속 수상했다. 회사는 생산 과정의 선제적인 용수 절감 기술과 재이용 확대, 법적 기준보다 강화된 자체 방류수 관리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방류량을 더 줄여야 하는지와 별개로 "감축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업계에선 추 지사가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TSMC와 인텔 사례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TSMC 애리조나 공장의 '90% 이상 물 재활용'과 'Near Zero Liquid Discharge'는 이미 달성한 실적이 아니다. TSMC가 현재 건설을 추진하는 산업용수 재생시설이 2028년 완공되면 90% 이상 재활용하고 액체 방류를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다.

인텔의 'Net Positive Water' 역시 공장에서 폐수를 전혀 방류하지 않는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인텔은 공장에서 사용한 물 가운데 약 80%를 지역사회로 돌려보내고 있으며, 별도로 하천 유량 확보와 지하수 충전, 농업용수 절약 등 외부 유역 복원사업에 투자한 양까지 더해 2030년 사용량보다 많은 물을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재 방류량을 TSMC의 2028년 목표나 인텔의 유역 복원 개념과 바로 맞대는 것은 동일한 지표의 비교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기업의 목표를 국내 기업도 참고해야 하지만 이를 근거로 두 회사가 환경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규정하면 실제 진행 중인 용수 재이용 투자와도 맞지 않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경 부담을 더 줄여야 한다는 요구와 기업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용수 절감과 재이용을 위해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사실을 제외한 채 해외 기업과 '정반대'라고 규정하면 자칫 국내 기업에 환경적으로 무책임하다는 이미지를 씌울 수 있다"고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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