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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1년간 하지 않아 사회적기업이 직접 만든 이것은?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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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령과 각종 복지지원 등 중요한 정책정보를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작성하여 배포하여야 한다.”

지난 2015년 11월에 시행한 발달장애인법(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0조 1항의 내용이다. 발달장애인은 정보약자이기에 법에선 정부에게 정책을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작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했다. 그러나 정부는 정보약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정보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업무에 나서지 않았고 약 11년이 흘렀다.

무엇이 쉬운정보이고, 쉬운정보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대표 백정연)이 지난 11일 발달장애인 등 다양한 정보약자의 실질적인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쉬운정보 가이드라인 1.0’을 공개했다. 지난 10여 년간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1300건 이상의 쉬운정보를 기획하고 제작·감수하며 쌓은 노하우를 총 100쪽에 걸쳐 담아낸 쉬운정보 제작의 원칙과 기준이다.

소소한소통은 가이드라인 필요성에 대해 “정보는 의료, 교육, 고용, 주거 등 삶과 직결된 선택과 결정을 내리는 모든 권리의 출발점”이라며 발달장애인법뿐 아니라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복지법’, UN의 장애인권리협약(CRDP) 등에서도 장애인의 정보 접근과 의사소통을 보장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쉬운정보의 주 사용자는 문해력이 낮거나 읽기·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 고령자, 경계선 지능인, 외국인 등 다양한 이들이 포함될 수 있다. 또한 대체로 문해에 어려움을 겪지 않지만 금융·법률·의료 등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쉬운정보가 필요한 대다수의 시민들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소소한소통은 “이러한 법적 근거와 함께 쉬운정보에 관한 연구와 가이드라인, 개별 사업도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실제 현장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쉬운정보를 제작하고 점검해야 하는지 참고할 수 있는 공통의 실행 기준은 아직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다”며 “그 결과 기관이나 사업, 정보 제공 주체마다 쉬운정보를 바라보는 관점과 제작 방식에 차이가 있고 비슷한 정보도 제작 주체가 달라질 때마다 각자의 기준과 방식으로 다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제작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해당 가이드라인은 국내 쉬운정보 제작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참조할 수 있는 기준 지표를 제시하고, 공공정책·행정서비스·복지서비스·교육·의료·지역사회 정보 등 시민의 권리와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보다 쉽게 제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 정보가 이해하기 쉽게 제공됐는지 점검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향후 관련 정책을 만들고 제도화·평가·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 기반의 기준체계를 마련하고자 만들었다.

소소한소통은 사용자가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겪는 어려움을 개인의 능력 문제로만 보지 않고 정보의 내용과 구조, 표현 방식에 존재하는 장벽을 함께 살피는 ‘장벽 기반 접근(Barrier-based Approach)’을 핵심 관점으로 해 △탐색 용이성 △이해 용이성 △활용 가능성 등 3대 실행원칙을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했다.

각 원칙 아래에는 ​정보의 선별과 우선순위, 내용의 구조화, 문장과 표현, 제목과 탐색 구조, 이미지와 레이아웃 등을 아우르는 92개의 세부 실행기준을 정리했다. 또 발달장애인 당사자 검증, 내용 전문가 검토, 쉬운정보 전문가 검토 등 제작 과정에서 필요한 점검과 검증 방법을 함께 안내해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백정연 소소한소통 대표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그동안 내부의 경험과 실행으로 축적해 온 암묵지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명시적인 원칙과 기준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 가이드라인이 완결된 정답이 아니라 활용하고 검토하면서 계속 보완되는 ‘살아있는 프로세스’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이어 백 대표는 “현장의 다양한 주체들이 검토하고 보완하면서 한국 사회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 발전시켜 가길 바란다”라며 “앞으로 공공 영역에서 더 나은 기준을 만들고 실질적인 제도와 정책으로 연결하는 데 이번 가이드라인이 하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소소한 소통 공식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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