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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 나트륨 하루치 5배, 알레르기 정보 미표시
우먼컨슈머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주요 마라탕 프랜차이즈 20개 브랜드의 제품을 조사한 결과, 한 그릇당 나트륨 함량은 평균 5380mg으로 나타났다. 하루 영양성분 기준치 2000mg의 269%에 해당하는 양이다.
일부 제품의 나트륨 함량은 하루 기준치의 509.6%, 지방은 175.9%에 달했다. 한 그릇만 먹어도 나트륨 하루 권장량의 5배 이상을 섭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 평균 열량도 976kcal로 조사됐다.
제품별 내용량은 842g에서 1945g까지 최대 2.3배 차이가 났다. 소비자가 같은 ‘한 그릇’으로 인식하더라도 실제 섭취하는 나트륨과 지방, 열량에는 큰 격차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대용량 제품을 반복적으로 섭취하면 영양 불균형과 과다 섭취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마라탕의 맵고 자극적인 특성은 실제 소비자 위해 사례로도 이어졌다. 2021년 1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마라탕 관련 위해정보 522건 가운데 속쓰림·복통·설사 등 소화기계 이상이 434건으로 78.7%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10대가 35.9%, 20대가 34.4%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마라탕의 주요 소비층인 청소년과 청년층이 건강 위험에도 가장 많이 노출된 셈이다.
국물을 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나트륨 섭취량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다. 국물을 제외하고 건더기만 먹었을 때 나트륨 섭취량은 4683mg에서 1630mg으로 65.2% 감소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하루 기준치의 81.5%에 달해 재료 선택과 섭취 빈도까지 함께 조절할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 정보 제공도 부실했다. 조사 대상 20개 매장 가운데 8곳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표시하거나 안내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4곳은 조리 과정에서 땅콩소스를 넣고 있어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가 이를 모르고 먹을 경우 안전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다.
현행법상 어린이 기호식품을 제외한 조리식품 판매업소에는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 의무가 없다. 소비자의 생명·건강과 직결된 정보가 사업자의 자율에 맡겨진 제도적 공백도 확인된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은 마라탕 프랜차이즈 사업자에게 나트륨·지방 저감과 매장 내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 도입을 권고했다. 18개 사업자는 나트륨과 지방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회신했으며, 표시가 없었던 8개 브랜드도 알레르기 정보 제공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2개 사업자는 회신하지 않았다.
소비자는 재료를 고를 때 햄과 소시지류 대신 채소와 두부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국물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주문 전에 땅콩소스 등 해당 원료의 사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취향대로 재료를 고를 수 있다는 마라탕의 ‘맞춤형’ 장점이 건강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얼얼한 맛을 즐기는 한 끼가 하루치 나트륨을 몇 배나 삼키는 식사가 되지 않도록 업계의 저감 노력과 소비자의 절제가 함께 요구된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