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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1주택자 징벌적 과세, 실거주자 내쫓는 현대판 고려장
최보식의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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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식의언론=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부유럽지역장]
한 집에서 20년, 30년을 살아온 70~80대 은퇴자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

청춘을 바쳐 일하고, 부부가 평생 아껴 모은 돈으로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을 뿐인데, 어느 날 갑자기 '투기꾼'이라는 굴레가 씌워졌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유도한 적도, 집으로 시세 차익을 노려 투기를 한 적도 없는 실거주 고령자들에게 매겨지는 가혹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폭탄은 정책의 탈을 쓴 '사회적 폭력'에 가깝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장기 실거주자에게 가혹한 불이익을 주는 거꾸로 된 구조를 띠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의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에 상한선을 두고, 양도소득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마저 단계적으로 삭감하겠다는 방침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부부가 노후를 위해 마련한 부부 공동명의 1주택조차 세제상 불이익이나 복잡한 계산식 속에서 손해를 보게 만든다. 30~40년 전 몇 억 원을 주고 산 아파트가 세월이 흘러 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고정 수입이 연금뿐인 노인들에게 매년 수천만 원의 세금을 내라고 강요하는 것은 실질적인 '징벌적 과세'다. 집을 팔려고 해도 천문학적인 양도세가 가로막고, 갖고 있으려 해도 보유세 폭탄이 터지는 진퇴양난의 외통수에 몰린 것이다.

가장 기가 막힌 대목은 세제 개편의 '경제적 무용성'과 '징벌적 본색'이다. 실거주 고령층을 높은 보유세로 강제로 밀어낸다고 해서, 서울의 고가 아파트라는 자산 자체가 사라지거나 시장 가치가 근본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의 엄연한 법칙에 의해 형성된 가격은 세금 압박으로 소폭 조정을 받는 듯하다가도, 결국 압도적인 현금 동원력을 가진 젊은 부유층이나 재력가들의 대기 매수세가 몰리며 금세 원래 가격을 회복하거나 재폭등하게 마련이다.

결국 이 가혹한 세제의 결과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현금 수입이 없는 고령의 원주민 노인이 쫓겨나고, 그 자리를 현금 많은 젊은 부자가 차지할 뿐이다. 시장 안정이나 집값 잡기라는 명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부자 아파트에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령층에게 징벌적 과세를 물려 쫓아내며 가학적 쾌감만 느끼는 거냐는 의심이 드는 이유다.

과거 그 어떤 정권도 이재명 정부처럼 한 곳에서 수십 년간 정착해 살아온 고령 은퇴자들에게 보유세를 무기로 이토록 가혹하고 무자비한 과세 폭정을 펼친 적은 없었다. 이재명 정부가 아무리 화려한 수식어로 노인 복지 정책을 내놓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밤마다 "세금을 못 내서 살던 집에서 쫓겨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잠 못 이루게 만들고, 삶의 기본인 주거권 자체를 흔드는 '근본적인 주거 공포'를 안겨주는데 그 어떤 복지 혜택이 눈에 들어오겠는가.

"서울 고가아파트에 살지만 곧 죽을 늙은이가 무슨 주거복지냐"는 식의 편향되고 이념적인 인식을 가졌다면 이번 정책의 가장 위험한 독소다. 수십 년간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정직하게 살아온 대부분의 고령층은 자산만 있을 뿐 고정 현금 흐름이 없는 '자산형 하우스 푸어'다. 주택연금 가입조차 공시가격 제한에 막혀 노후 자금을 유동화할 길도 막아놓고, 이제 와서 보유세 폭탄으로 "세금을 내든가 나가라"고 협박하는 것은 국민을 국세청의 채무자로 전락시키는 유례없는 폭정이다.

더욱 분통을 터뜨리게 하는 것은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이른바 '유화책'이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수도권 집을 팔고 지방으로 이주하면 양도세를 일부 감면해주겠다는 정책은, 현실의 계산기조차 두드려보지 않은 탁상행정이자 고령층의 삶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냉혈한 발상이다.

고령층에게 수십 년 다닌 종합병원과 자신의 기저질환을 잘 아는 단골 의사를 떠나라는 것은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생존을 흔드는 '의료 생존권 위협'이자 실질적인 공포다. 만성질환과 긴급 상황에 노출된 70~80대 노인들에게 병원 인프라는 삶 유지의 핵심 조건이다. 치료 이력을 숙지하고 있는 의사와의 신뢰 관계를 끊어내고 연고도 없는 지방의 낯선 환경으로 내몰라는 정책이 과연 제정신인가?

이재명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신들의 부모가 보유세를 감당하지 못해 수십 년 살아온 보금자리에서 쫓겨나고, 생명을 맡겨온 단골 병원과 자식의 곁을 떠나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지방 도시로 쫓겨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정말 당신들이 바라는 사회인가?"

수십 년간 보유한 집을 팔아 천문학적인 양도세를 납부하고 나면 손에 쥐는 현금은 턱없이 줄어든다. 이 토막 난 자산으로는 지방으로 내려간다 한들 종합병원이 가깝고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입지의 아파트는 감당조차 할 수 없다. 70, 80세가 넘은 고령자에게 이 모든 삶과 의료의 기반을 끊어내라 강요하는 것은 "세금 내기 싫으면 고향을 떠나라"는 통보이자, 다름 아닌 '현대판 고려장'이다.

해외 선진국들의 세제와 비교해 보아도 한국의 고령자 과세 정책은 매우 이례적이고 잔인하다.

미국 (주택보유세 감면 및 동결제도): 미국 대다수 주(State)에서는 캘리포니아의 'Proposition 13'처럼 주택 보유세의 과세표준 상승폭을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하거나, 여러 주가 실거주자·고령자·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홈스테드 공제(Homestead Exemption)'와 '보유세 동결(Tax Freeze/Deferral)', ‘재산세 부담 상한제(Circuit Breaker)’ 제도를 운용한다. 집값 상승에도 현금소득이 늘지 않는 장기 거주자, 특히 고령 저소득자가 집값 상승 때문에 자신이 살던 집에서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서다.

유럽 (선진국의 실거주 1주택 보호):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실거주 1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을 소득 수준과 연계하여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하며, 양도소득세 역시 일정 기간 이상 실거주한 1주택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을 대폭 부여한다. 자산 가격이 올랐더라도 현금 흐름이 없는 은퇴자에게는 세금을 유예해주거나 감면해 주는 것이 복지 국가의 기본적인 상식이다.

집값 폭등과 시장 불안정의 원인은 이재명 정부의 주택공급 부족과 정책 실패에 있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는 그 책임과 부담을 한 집에서 수십 년간 정직하게 살아온 원주민 고령층에게 전가하고 있다.

강남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노인 원주민들이 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밀려나고, 그 자리를 현금 동원력이 풍부한 일부 젊은 부유층이 채우게 된다면, 이것이 과연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정의'이고 '공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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