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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정점 통과, 서울 열대야 17일 만에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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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배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은 9일 YT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확실히 공기가 달라졌다”며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폭염의 피크는 지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여름 전국 최고기온은 지난 2일 경남 양산에서 기록된 42.5도다. 서울도 38도까지 치솟으며 숨 막히는 더위가 이어졌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 서울 38도와 양산 42.5도를 넘어서는 기온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낮의 길이가 점차 짧아지는 것도 이유로 꼽았다. 하지를 정점으로 태양에서 받는 에너지가 조금씩 줄어드는 가운데, 남쪽에서 유입되는 뜨거운 공기의 세기와 이동 경로가 향후 기온을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시민들은 수치보다 먼저 달라진 공기를 느꼈다.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는 ‘실시간 비 안 오는데도 어제보다 엄청 시원하다는 동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빠르게 확산했다. 작성자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교남동의 기온은 오후 9시 20분 27.7도에서 오후 10시 40분께 26.5도까지 내려갔다.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졌다.

지역별 반응에서는 오히려 서늘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춘천의 한 이용자는 “밖에 나가면 쌀쌀하다”고 전했고, 파주에서도 “너무 춥다”는 다소 과장 섞인 반응이 나왔다. 절기상 입추가 지난 직후 공기가 달라지자 “입추 매직이 확실히 있다”, “입추가 진짜라니”라며 놀라워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이용자들이 공유한 실시간 기온 인증 화면도 체감 반응을 뒷받침했다. 비슷한 시각 춘천은 23도, 강원 지역과 용인은 25도, 평택과 경기 일부 지역은 27도, 서울 은평구는 28도 안팎을 가리켰다. 불과 며칠 전까지 밤에도 30도에 가까운 열기가 남아 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수 지역에서 공기의 변화가 뚜렷하게 감지된 셈이다.

동풍이 약해지면서 서쪽으로 유입되던 뜨거운 열기가 줄어든 데다 밤사이 복사냉각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지역별 온도 차는 여전히 크다. 전남 진도와 강진, 목포를 비롯해 부산·창원 등 남부 지방에서는 밤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돌며 열대야가 계속됐다. 제주 북부 지역도 32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태백산맥을 사이에 두고 극단적으로 다른 날씨가 나타나기도 했다. 동풍이 강화되면서 강릉 등 영동 지방에는 100㎜가 넘는 비가 내렸지만, 태백산맥을 넘어온 공기가 뜨거워지는 푄 현상으로 서쪽 지역의 기온은 크게 치솟았다.
시원해진 아침 공기가 폭염의 완전한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김 본부장은 향후 열흘 동안 서울의 낮 기온이 34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34도 역시 폭염특보가 내려질 수 있는 수준인 만큼 온열질환에 대한 경계는 계속해야 한다.
기상청도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 아침의 선선함은 길었던 극한 폭염의 정점을 통과했다는 신호에 가깝지만,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됐다고 방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