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읽음
여의도·목동 재건축 대규모 이주, 전세 품귀 우려 변수 확산
아주경제서울 대표 재건축 지역인 여의도와 목동에서 대규모 이주를 앞두고 임시 거처 확보가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비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이주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전월세 물량은 부족해서다. 여기에 실거주 혜택을 강화한 세제개편이 시행되면 임대주택을 회수해 직접 거주하려는 집주인이 늘어 전세 수급이 더 빠듯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9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오는 10월을 전후해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1975년 준공된 대교아파트는 현재 576가구에서 최고 49층, 912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조합은 내년 철거와 착공을 추진해 2031년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양아파트도 관리처분 단계의 마지막 절차를 밟으면서 올해 하반기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588가구를 최고 57층, 992가구와 오피스텔 60실 규모의 주거복합단지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는 지난 5일 관리처분계획인가 처리 알림이 등록됐다.
대교와 한양의 이주 시기가 겹치면 여의도에서 최대 1164가구가 비슷한 시기에 새 거처를 찾아야 한다. 여의도 거주자들은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는 여의도 내부나 마포·공덕·신길·목동 등을 임시 거처로 선호한다. 학령기 자녀가 있는 가구는 기존 학군을 벗어나기 어려워 선택지가 더 좁다.
서울시 정비사업 추진계획을 토대로 이주 중이거나 연내 이주가 예정된 사업장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는 약 20개 사업장, 1만5000가구 이상이 올해 새 거처를 구해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정비사업 이주는 기존 생활권과 학군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인근 지역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어 단순히 이주 가구 수만큼 주택을 확보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여러 사업장의 일정이 겹치면 특정 권역의 전세 수급과 가격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
여기에 실거주 중심의 세제개편도 향후 임대차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현재 전세 부족을 세제개편의 결과로 볼 수는 없지만 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이 커질 경우 집주인이 매각이나 직접 입주를 선택하면서 기존 임대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형평형을 보유했거나 양도차익이 큰 집주인들이 공제 한도가 줄기 전에 팔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보유했지만 거주기간이 짧고 임차인을 둔 집주인 중에는 계약이 끝나면 직접 들어오겠다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으로 임시 거처를 구할 사람은 늘어나는데 전월세 주택이 줄어들 경우 후속 사업의 이주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공작아파트 등도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사업 속도가 빨라질수록 단지별 이주 시기를 분산하는 문제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여의도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대교와 한양은 이주·철거 절차를 밟고 후속 단지들도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전월세 물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여러 단지가 동시에 이주하기는 어려워 일정에 시차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 사진=우주성 기자
이주 규모가 더 큰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에서도 임대차 수급은 향후 재건축의 핵심 변수다. 목동신시가지 1~14단지는 기존 2만6629가구를 약 4만7000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14개 단지가 모두 정비구역 지정을 마치고 시공사 선정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가면서 향후 이주 수요가 특정 시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장에서도 이주 문제가 주요 사업 조건으로 떠올랐다. 목동6단지를 수주한 DL이앤씨는 이주비 LTV 100% 한도 지원과 조합원 분담금 4년 납부 유예 등을 제시했다. 학령기 자녀를 둔 가구의 지역 내 잔류 수요가 큰 목동 특성상 이주가 시작되면 목동·신정동 일대 전월세 시장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신월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택을 미리 사둔 외지 거주자나 타지역 1주택자가 목동 주변에는 많다”며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계약 만료 후 직접 입주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면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할 때 지역 내 전월세 물량이 더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목동의 한 재건축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세제개편의 영향은 우선 집주인의 보유와 거주 결정에서 나타날 것”이라며 “전월세 수급이 더 빠듯해지면 대규모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