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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복 된 발레코어 인기, 백화점 팝업 매출 조기 달성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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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서울 시내 성인 발레 스튜디오 앞은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발레리나'들로 붐빈다. 한때 전문가나 전공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발레가 2030 세대 사이에서 대중적인 취미로 자리 잡으면서, 이들이 입는 '발레웨어(Ballet Wear)'가 패션의 한 장르로 급부상하고 있다.
발레코어(Balletcore)는 '발레(Ballet)'와 평범한 옷차림을 뜻하는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발레복의 요소를 일상 패션에 접목한 스타일을 가리킨다. 발레할 때 신는 토슈즈, 무용수가 입는 레오타드와 튀튀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에 무릎까지 오는 니삭스를 매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파스텔톤과 아이보리, 베이비핑크 같은 부드러운 색감에 쉬폰·실크처럼 가볍게 흐르는 원단을 주로 쓴다.

이 트렌드에 불을 지핀 것은 셀럽들이었다. 블랙핑크 제니는 2023년 월드투어 무대에서 리본 디테일 톱과 튀튀에서 영감을 받은 미니스커트, 블랙 니삭스를 매치한 룩을 선보이며 발레코어 유행의 시작을 알렸다. 최근에는 요가·필라테스 열풍이 '애슬레저룩'을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만든 것과 비슷하게, 발레를 취미로 배우는 여성이 늘면서 발레코어가 자연스러운 일상복으로 확장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대신 '오발완(오늘 발레 완료)'이라는 해시태그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이 흐름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인물은 배우 수지다. 수지는 자신의 SNS에 발레 학원에서 찍은 셀카를 꾸준히 공개해왔는데, 핑크 레오타드에 블랙 스트라이프 니트를 겹쳐 입거나 그레이 레오타드에 브라운 랩 카디건을 매치하는 등 매번 다른 컬러와 무드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다양한 색상의 레그워머를 활용한 룩은 스타일과 기능(근육 보온, 부상 예방)을 동시에 챙긴 코디로 주목받았다. 수지가 올린 발레 학원 사진들이 화제가 될 때마다 "전국 여성들을 발레 학원 알아보게 만든다"는 반응이 나올 만큼, 수지의 룩은 발레코어가 한철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무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이런 관심은 오프라인 유통 매장에서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발레 관련 팝업스토어(팝업)가 잇따라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지난달 31일부터 태초, 슬로우노브 등 발레복 브랜드 2곳이 참여하는 합동 팝업을 진행 중인데, 주말 기준 하루 1000명 넘는 고객이 몰리며 행사 개시 5일 만에 목표 매출을 조기 달성했다.
발레 팝업의 흥행은 최근 백화점 업계 전반의 팝업 성장세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현대 서울의 경우 개점 이듬해인 2021년 100여 개였던 연간 팝업 운영 건수가 2022년 210여 개, 2023년 440여 개로 해마다 약 2배씩 늘었을 만큼, 백화점 업계는 팝업을 신규 고객 유치와 화제성 확보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유통사 내 안정적인 유동인구가 보장돼 소비자 노출 효과가 크고, 기본 매대·구조물이 갖춰져 있어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백화점 팝업이 인기를 끄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캐릭터·뷰티·K팝 팝업에 이어 발레복 브랜드까지 백화점의 주력 콘텐츠로 떠오른 것은, 그만큼 발레코어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실구매로 이어지는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발레웨어 본래 뜻은 무용수가 연습이나 공연 때 입는 기능성 의류로, 몸의 움직임과 근육의 쓰임을 정확히 보여주기 위해 밀착되는 구조가 특징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현대적인 색감과 세련된 디자인이 더해지면서 운동복을 넘어 하나의 스타일로 소비되고 있다. 대표적인 아이템은 수영복과 유사한 형태의 상하의가 붙은 레오타드로, 입문자에게는 노출이 적은 보트넥이나 반팔 형태가 권장된다. 그 위에 두르는 시폰·매시 소재 스커트는 골반 라인을 가려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움직일 때마다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만들어준다. 팔을 감싸는 볼레로 스타일 탑이나 다리를 감싸는 레그워머는 부상 방지를 위한 보온 기능과 함께 특유의 포근한 감성도 더해준다.

프랑스 발레용품 브랜드 레페토를 비롯해 태초, 슬로우노브 같은 국내 발레웨어 브랜드가 라인을 확대하고 있으며, 산드로·미우미우·시몬 로샤 같은 해외 브랜드의 런웨이에서도 발레에서 영감을 받은 룩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이제 한철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미감으로 자리 잡았다고 본다.

발레코어를 코스튬처럼 보이지 않게 입는 핵심은 '절제'에 있다. 한 룩에 발레 요소는 한두 개만 넣고 나머지는 평범한 데일리 아이템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대중적인 연출법으로는 가녀린 목선이 드러나는 파스텔톤 랩 가디건에 샤 스커트(망사 스커트)를 매치하고 실버 메리제인 슈즈를 신는 조합이 꼽힌다. 좀 더 캐주얼한 느낌을 원한다면 몸에 밀착되는 보디수트나 스퀘어넥 상의에 와이드 청바지를 입고, 골지 레그워머와 스니커즈를 더하면 편안하면서도 트렌디한 스트릿 감성을 완성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발레코어는 특별한 날의 코스튬이 아니라 요소를 덜어내고 실루엣과 색을 정리하면 매일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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