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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심각’ 판정 내린 지자체와 계약 묶인 가수, 그 결말은?
리포테라
지독한 폭염과 가뭄이 전국을 할퀴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와 지자체 사이에서 초유의 난제가 발생했다.
가뭄 비상 대응 최고 단계에 도달한 지자체에서 대규모 물 축제가 예정대로 개최되면서, 메인 아티스트로 라인업에 오른 대중문화 예술인들이 거센 비판의 포화 속에 직면한 것이다.
주최 측의 행사 강행 결정과 아티스트의 법적 계약 의무가 복잡하게 얽혀든 상황에서, 메인 출연자인 가수 겸 방송인 하하와 레게 뮤지션 스컬이 정면돌파라는 예상을 깨는 행보를 보이며 대중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경남 밀양시에서 개최된 ‘2026 밀양 수퍼 페스티벌’이었다. 밀양강 일대에서 전개되는 이 행사는 대규모 물놀이와 음악 공연, 스포츠 체험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대표 여름 물 축제다.
그러나 문제는 시기였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극심한 가뭄이 겹치면서 밀양시의 농업용수 가뭄 비상 대응 단계가 가장 높은 ‘심각’ 수준까지 격상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농민들이 타들어 가는 논밭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는 판국에 수만 톤의 물을 흩뿌리는 축제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민심과 대중 여론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행사를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자 대중의 화살은 자연스럽게 축제의 핵심 라인업인 스컬&하하에게로 향했다.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출연을 취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졌으나, 현장 뒤편에는 복잡한 법적 셈법과 비즈니스 계약이 도사리고 있었다.
소속사 콴엔터테인먼트 측은 행사 강행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이미 체결된 서면 계약에 따른 법적 이행 의무를 저버릴 수 없다는 전문 법률 판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자체 역시 지역 상권 유치 및 상권 위축 우려를 이유로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기에,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임의로 무대를 거부할 경우 막대한 손해배상과 법적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외통수에 몰린 셈이었다.
결국 하하와 스컬은 무대에 올라 책임을 다하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상업적 이익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는 결단을 내렸다.
소속사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가뭄 극복을 위해 밤낮없이 고통받는 밀양 시민과 관계자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한편, 해당 공연을 통해 수령하게 될 출연료 전액을 밀양시 가뭄 피해 극복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계약상의 의무는 이행하되 사적 이익을 완전히 포기함으로써 진정성을 증명하겠다는 고육지책이었다.
이번 사태는 지자체 중심의 대형 페스티벌이 지역 사회의 재난 상황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미디어·문화 산업의 딜레마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계약 이행이라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 노력한 스컬&하하의 대처는 비난에 직면했던 여론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예기치 않은 재난 속에서 대중문화 예술인이 취해야 할 윤리적 태도와 리스크 관리의 선례로 남게 된 이번 사건은, 향후 지자체 행사의 계약 구조와 위기 관리 방식을 재고하게 만드는 중대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