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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돼지 삼형제 재해석 음악극, 15일 세종문화회관 개막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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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들이 작정하고 '아기돼지 삼형제'를 망가뜨린다. 돼지와 늑대의 익숙한 이야기는 술자리의 주전부리 정도로 밀어낸다. 대신 공연과 설치미술, 현실과 망상, 기억과 현재, 실제와 허구의 경계를 허무는 질문을 중심부로 끌고 온다.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를 뒤집은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가 오는 15~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른다. 이하느리가 연출·음악감독·작곡을 맡고, 이한·신예훈이 작곡에 참여한다. 정한결이 지휘하고 시각예술가 양정욱이 시노그라퍼를 맡는다. 

원작을 충실히 재현할 생각은 없다. 이하느리는 최근 기자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처음 떠올린 생각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망가뜨려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며 "가장 익숙한 이야기 중 하나인 '아기돼지 삼형제'를 골라 원작의 틀을 빌리되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체하고 재구성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양정욱에게도 원작은 새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한 일종의 가이드다. 그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저녁 늦게 몇 명이 모여 치킨을 먹으며 이야기한다고 해서 주전부리인 치킨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아기 돼지 삼형제'는 그냥 치킨이다. 진짜 이야기는 전쟁이나 주식일 수 있다"고 했다. 

진짜 이야기는 '보이지 않은 것을 믿는 것'이다.

이하느리는 '늑대를 믿는 마음'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보다 존재한다고 믿는 것에 의해 더 쉽게 움직이기도 한다"며 "두려움, 소문, 신념, 편견, 종교, 이념처럼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것들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고, 때로는 현실보다 더 강한 힘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믿음의 구조를 '늑대'라는 상징을 통해 바라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인간의 심리, 반복이 만들어내는 현실, 공연이라는 형식 자체를 다시 바라보려는 시도 등 여러 질문을 던질 계획이다. 

원작을 비튼 제목에도 해체가 숨어 있다. 원래 이야기에서 늑대는 첫째와 둘째 돼지를 잡아먹고, 셋째는 굴뚝으로 들어온 늑대를 죽여 먹는다. 양정욱은 "늑대 뱃속에는 첫째와 둘째가 들어 있다"며 "그래서 제목이 두 형을 먹었다"라고 설명했다. 

삼형제의 차이는 움직임과 소리로 만든다. 첫째와 둘째에게 각각 반복적인 움직임과 소리의 특징을 부여하고, 이들을 삼킨 늑대를 다시 먹은 셋째에게 그 특징이 옮겨가는 식이다. 서로의 행동이 반복되고 전염되면서 삼형제가 점차 뒤섞인다.

두살, 여섯살 두 자녀를 키우는 양정욱은 아이들에게서 안무와 연출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제가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건조기를 던져 넣는 모습을 첫째가 따라하더군요. 둘째도 나중에 와서 뭔가를 던지구요. 삼형제라면 서로 배우는 지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런 점을 공간 연출과 안무에 반영했어요."  

작품 역시 참여자들 각각의 작곡과 연출의 결과물을 계속 섞고 덜어내는 방식을 통해 공연 직전까지 형태를 찾아간다.

양정욱은 "똑똑 떨어지는 작업이 아니라서 끝을 모른다. 리허설 때나 아마 (작품이) 완성될 것 같다"며 "너무 짜면 고추장을 덜어내듯 리허설하면서 뺄 것을 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은 15일부터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에스(S)씨어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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