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읽음
"곳간이 비었다" … 부여군, 초강수 '비상재정' 선언
투어코리아
세입 감소와 급증하는 의무지출, 바닥을 드러낸 재정안정화기금까지 겹치면서 군 재정에 빨간불이 켜지자, 공직사회부터 지출을 줄이는 고강도 긴축에 나섰다.
다만 군민의 안전과 복지, 취약계층 지원은 끝까지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부여군은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부터 ‘부서별 감액목표제’를 전면 시행하고, 2027년도 본예산에서는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비상재정 운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군이 각 부서로부터 접수한 군비 요구액은 총 2,129억원이다. 사업의 시급성과 집행 가능성을 따져 1,089억 원으로 조정했지만,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은 430억 원에 그쳐 ‘659억 원의 재원 부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지표도 위기 수준이다. 부여군의 재정자립도는 8.57%에 머물러 자체 재원만으로는 행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더욱이 지방세 등 자체세입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재정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역시 2022년 802억 원에서 현재 42억 원 수준으로 급감해 사실상 활용 여력이 바닥난 상태다.
반면 지출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무원 인건비와 법정·의무경비, 국·도비 매칭사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총사업비 10억 원 이상 대규모 시설·공모사업 102건에 앞으로 군이 부담해야 할 예산만 4,837억 원에 달해 중장기적인 재정 압박도 상당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군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에서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과 집행잔액, 시급성이 낮거나 사업 여건이 변경된 사업을 과감히 정비하기로 했다.
행사와 홍보성 예산, 신규 용역비, 자산·물품 구입비, 시급하지 않은 시설 개선사업 등이 우선적인 조정 대상에 포함된다.
공직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공무원과 민간단체의 해외연수, 각종 행사성 경비 등 불요불급한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행정이 먼저 긴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반면 군민 생활과 직결되는 예산은 최대한 보호하기로 했다. 재난·안전 분야를 비롯해 어르신과 장애인, 아동 등 취약계층 지원 예산, 법정·의무경비, 필수 공공시설 운영비 등은 긴축 대상에서 제외해 민생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2027년도 본예산 편성에서는 더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고됐다. 대규모 사업은 사업성부터 다시 검토하고, 필요에 따라 축소·통폐합하거나 추진 시기를 조정한다. 신규 보조사업은 최대한 억제하고, 계속사업에 대한 일몰평가와 민간보조사업 성과평가도 대폭 강화해 재정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현재의 재정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공직사회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 단 한 푼의 예산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이 어렵더라도 군민의 안전과 취약계층 지원, 민생예산은 반드시 지켜내겠다"며 "국·도비 확보를 확대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부여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핵심 사업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세 감소와 복지 수요 증가, 국비 매칭사업 확대 등으로 지방재정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부여군의 이번 긴축 결정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구조조정이 전국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