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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암호화폐 규제법 서명, 등록 거래소만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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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암호화폐 규제법 서명…등록제 거래소만 허용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암호화폐 거래와 보관, 채굴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규제 법안에 서명했다. dig.watch에 따르면 이번에 서명된 연방법 제282-FZ는 8월 4일(현지시각) 서명됐으며 대부분 조항은 9월 1일(현지시각)부터 시행된다. 캐스피언포스트(caspianpost.com)와 크립토랭크(cryptorank.io)는 타스(TASS) 통신을 인용해 이 법이 암호화폐 거래소와 디지털 보관소, 채굴, 디지털금융자산(DFA) 발행까지 포괄한다고 전했다. 인디아가제트(indiagazette.com)는 RT닷컴을 인용해 이미 급성장한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조치라고 짚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자료를 보면 러시아는 최신 집계 기준 거래량 면에서 유럽 최대 암호화폐 시장이며, 러시아 재무부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 규모를 하루 약 500억 루블(약 6억 5,000만 달러) 수준으로 추산한다. 다만 국내 결제 수단으로 쓰는 것은 여전히 금지된다.

이번 법은 암호화폐 거래소, 보관 사업자, 전문 금융 중개기관을 별도 등록부에 올려 관리하는 체계를 만든다. dig.watch와 캐스피언포스트에 따르면 2027년 7월 1일(현지시각)까지 전환 기간을 두되, 이후에는 등록부에 오른 사업자만 영업할 수 있다. 등록 사업자는 최소 1,500만 루블(약 18만 7,000달러) 자본금을 갖춰야 하고, 금융시장 자율규제기구(SRO)에 가입해야 하며 위험관리·공시·고객보호 요건도 지켜야 한다.

캐스피언포스트는 “암호화폐 매매를 자기 명의와 계좌로 조직적으로 실행하는 행위”를 거래소 활동으로 규정한다고 전했다. 한 달 안에 2건 이상, 합계 350만 루블(약 4만 3,712달러)을 넘는 거래를 하면 조직적 거래로 간주돼 등록 의무가 발생한다. 은행은 미등록 거래소와 연관이 의심되는 자금 이동을 차단할 권한도 갖게 됐고, 법원은 암호화폐 보유자의 권리를 별도로 보호하도록 규정됐다. 해외 스테이블코인에도 이번 규제 요건이 확대 적용된다.
개인 투자자는 연 30만 루블까지만…비트코인·이더리움·테더 우선 허용 / AI 생성 이미지

일반(비적격) 투자자는 적성평가를 통과하면 등록된 중개기관을 통해 유동성이 높은 일부 암호화폐를 살 수 있다. 다만 매수 한도는 중개기관 한 곳당 연간 30만 루블(약 3,700~3,800달러)로 제한된다. 적격 투자자도 같은 평가를 통과해야 하지만 이런 한도 없이 모든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다. 인디아가제트는 개인이 암호화폐 시장 거래 이력을 바탕으로 적격 투자자 자격을 얻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어떤 암호화폐가 자동으로 거래 대상이 되는지도 기준이 마련됐다. 인디아가제트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평균 시가총액이 5조 루블(약 640억 달러)을 넘고 평균 일일 거래량이 1조 루블(약 128억 달러)을 넘어야 자동으로 승인 대상이 된다. 블라디미르 치스티우흐인 러시아 중앙은행 수석부총재는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하는 자산이 비트코인, 이더(이더리움), 테더(USDT)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앞으로 기준을 충족하는 다른 암호화폐도 추가로 승인할 수 있다.

암호화폐와 디지털 권리는 러시아 국내에서 상품·서비스 결제 수단으로 쓰는 것이 여전히 금지된다.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도 금지 대상이다. 예외는 제한적이다.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해외 무역 계약에 따른 결산, 채굴로 얻은 암호화폐를 특정 상황에서 쓰는 경우, 정보시스템 규정에 따른 수수료 납부, 증권이나 다른 디지털 자산이 걸린 거래 등에만 암호화폐 사용이 허용된다.

이런 절충안은 서방 제재 국면과 맞물려 있다. 인디아가제트·RT닷컴 보도에 따르면 2022년 이후 러시아 은행 다수가 스위프트(SWIFT)에서 배제되고 달러·유로 거래에 제약을 받으면서, 러시아는 대체 결제 경로를 모색해왔다. 실제로 루블과 중국 위안, 인도 루피 같은 교역 상대국 통화로 결제하는 비중을 늘려왔고 이번 법은 암호화폐를 활용한 국경 간 결제 창구를 하나 더 여는 셈이다. 다만 유럽연합(EU)도 러시아 암호화폐 시장을 견제하는 제재를 강화하는 중이다. 4월(현지시각) EU의 20차 제재 패키지는 RUBx 스테이블코인과 러시아가 추진 중인 디지털 루블 관련 거래를 제재 회피 우려를 이유로 금지했고, 이어진 21차 패키지는 추가 암호화폐 플랫폼·서비스 제공업체와의 거래까지 제재 범위를 넓혔다.

이번 법은 기존 채굴 관련 틀을 대체로 그대로 둔다. 인디아가제트에 따르면 산업용 채굴업자는 당국에 등록하고 생산한 암호화폐를 신고해 세금을 내야 하지만, 개인은 전력 사용량이 정부가 정한 기준 밑이면 등록 없이 집에서 채굴할 수 있다. 전력 공급이 빠듯한 일부 지역에서는 채굴이 금지되거나 계절별로 제한되는데, 이런 조치는 최소 2031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전력 부담을 이유로 모스크바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채굴을 금지하는 별도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는데, 이번 법은 그런 지역별 채굴 규제와는 별개로 큰 틀만 다듬은 수준이다.

세부 시행 규칙은 아직 다 나오지 않았다. dig.watch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조직화된 거래, 시장 가격, 디지털 보관소 운영에 관한 하위 규정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 하위 규정이 나와야 실제로 시장이 어떻게 작동할지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행 일정도 단계적이다. 핵심 조항은 9월 1일(현지시각) 시행되지만, 자금이동 제한과 비거주 디지털 보관소 관련 조항은 2027년 7월 1일(현지시각)부터, 디지털금융자산 발행·유통 관련 기술 규정과 명의보유자·보관소 요건은 2027년 9월 1일(현지시각)부터 적용된다. 기존 디지털금융자산 거래 운영사에는 2027년 3월 1일(현지시각)까지 별도 전환 기간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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