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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액 늘어도 IPO 위축, 심사 지연에 회복 불투명
아주경제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스팩(SPAC)·리츠를 제외한 누적 IPO 공모금액은 총 1조24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6% 감소했다. 같은 기간 IPO 건수는 21건(코스피 1건·코스닥 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건 대비 53.3% 줄었다.
특히 코스피 IPO 가뭄이 두드러진다. 올해 코스피 신규 상장은 지난 3월 케이뱅크 1건에 그쳤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으로 2022년(4건), 2023년(5건)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고금리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대어급 상장 시도가 잇달아 연기되거나 철회된 바 있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일 종가 기준으로는 121.3%를 기록해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이었으나 상장후 1개월 기준으로는 46.7%, 상장후 3개월 기준으로는 -7.0%, 상장 후 6개월 기준으로는 -31.4%를 기록해 수익률이 낮을 뿐 아니라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이는 올해 증시 환경과 대조적이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1050억원 수준이다. 50조원대로 치솟았던 지난 5~6월 대비 낮아졌으나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각각 15조4240억원, 9조80억원, 9조6030억원, 10조7420억원, 12조4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도 마찬가지다. 올해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3790억원으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간 일평균 거래대금인 11조8610억원, 6조9010억원, 10조250억원, 8조3940억원, 7조5480억원과 비교해 가장 높다.
통상 증시 호황기에는 기업들의 상장 추진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투자자 수요가 확대되고 공모 흥행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거래대금 증가와 IPO 공급 확대가 연결되지 않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을 위축시킨 주요 요인 중 하나로는 지난 7월 발표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꼽힌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가이드라인 발표가 몇 개월 동안 지연되면서 시장의 흐름이 막혔다"며 "케이뱅크 상장 이후 거의 4개월 동안 코스피 신규상장 대기 물량이 전무했던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하반기 들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음에도 업계에서는 IPO 시장 회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상장예비심사 이후 실제 증시에 입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과거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 과정 까다로워지면서 심사 승인까지 통상 3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 예비심사 과정에서 기업가치 산정과 사업성 검토가 더욱 세밀해졌고 기술특례상장의 경우 기술성 평가와 전문가 회의 등 추가 절차가 늘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까지 보수적으로 진행되면서 일정 지연 요인이 추가되고 있다. 공모가 산정 근거, 비교기업 선정, 사업 전망, 투자 위험요소 등에 대한 검토 수준이 높아지면서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정정 요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상장심사 청구 이후 상장까지 길면 4개월 가량 소요됐다면 올해 들어서는 1년에서 1년6개월 정도를 예상하고 절차를 진행한다"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역시 한 차례 이상 받는 것을 사실상 전제로 일정을 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