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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폭락 서킷브레이커, 금리 인상 및 변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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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연일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는 손실을 호소하거나 매도 시점을 묻는 글이 쏟아지는 중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98% 내린 5663.24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6%에 가까운 낙폭이 나왔다. 코스피가 이 수준까지 밀린 건 지난 6월 고점 이후 처음 겪는 급락 구간이다. 문제는 이 하락이 단발성이 아니라 몇 주간 이어진 추세라는 점이다. 지난 6월 19일 장중 9385.59까지 치솟았던 코스피는 이날 장중 한때 5262.77까지 밀리며 전 거래일 대비 12.63% 급락했다. 약 40일 만에 고점 대비 44%가량 빠졌다. 40일 만에 자산의 절반 가까이가 증발했다는 뜻이라, 고점에 물린 투자자 입장에서는 체감 낙폭이 훨씬 크게 다가온다.
스마트폰 주식거래 앱 화면을 통해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이런 급락의 배경에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있다. 한은은 지난 16일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고,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만큼 금리를 더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은 이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 보고에 제출한 자료에서 중동 정세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 비용 충격 전이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과 투자 확대로 수요측 물가 압력도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반도체 경기 호조로 성장 개선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고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해당 업무 보고는 국민의힘 의원이 불참했던 지난 6일 보고 이후 약 2주 만에 다시 열린 자리다. 눈에 띄는 대목은 주식시장에 대한 평가가 그사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한은은 지난 6일 업무 현황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과 정부의 자본시장 제도 개선 노력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주가의 추세적 하락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28일 보고서에서는 주식시장이 AI 산업 전망,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글로벌 자금 흐름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영업이익 전망 등 양호한 펀더멘털 여건은 국내 주가의 하방 압력을 제한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톤을 낮췄다. 추세적 하락 전환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던 진단이 다소 보수적인 표현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최근 추이.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지난 보고 당시 8000선을 넘었던 코스피가 중국과의 반도체 경쟁 심화, 미국 AI 기업의 과다 투자 우려 등이 번지며 28일 6000대 초반까지 내려온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은은 한국 성장률과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어온 반도체 경기 자체에 대해서는 기존 시각을 유지했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AI 및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로 상당 기간 확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면서도, 반도체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됐지만 AI 수익성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조정, 빅테크의 실물 투자 축소, 에너지 병목 등은 하방 리스크로 잠재해 있다고 밝혔다.

낙폭은 개별 종목에서 더 뚜렷하게 확인된다. 상승장을 이끌었던 반도체 대장주들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때 1220선을 넘었던 코스닥도 이날 장중 630선까지 내려왔다. 반도체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대장주 하락이 지수 전체 낙폭을 키운 구조다.

상승장에서 시장을 지배했던 포모, 즉 나만 못 벌까봐 불안해하는 심리는 급락장을 거치며 조모, 즉 안 산 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정서로 바뀌는 분위기다. 이번 하락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2거래일 연속 동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급락할 경우 거래를 일시 중단시켜 투자자에게 판단할 시간을 주는 장치인데, 두 시장에서 이틀 연속 동시에 발동된 건 이례적인 상황이다. 시장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는 이유다. 매도와 매수 시점을 놓고 고민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한 투자자는 반도체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는 증권가 분석을 믿고 버텼는데 이제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다른 투자자는 지금은 바겐세일이니 곡소리가 날 때 사야 한다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도 매도와 저가 매수를 둘러싼 판단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주식 물린 개미 투자자.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고점에 물린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은 결국 지금 팔아야 하는지, 아니면 버텨야 하는지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투매에 나서기보다 시장에 남아 있으면서 향후 몇 가지 이벤트를 지켜보는 편을 우선으로 꼽는다.

첫째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과 현금흐름 개선 여부다. AI 인프라 투자를 주도해온 빅테크 기업들의 수익성이 실제 숫자로 확인되는지가 관건이다. 둘째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결과다. 중동발 불확실성이 물가와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협상 진행 상황이 시장 변동성의 변수로 작용한다. 셋째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즉 FOMC 결과다. 미국 통화정책 방향이 국내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이 회의 결과를 확인한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금 이 순간 확인해야 할 주요 내용은 특정 종목의 반등 여부가 아니라, 이 세 가지 대외 이벤트가 어떤 방향으로 정리되는지다. 하이퍼스케일러 실적 발표 일정, 미·이란 협상 진행 경과, FOMC 회의 결과 발표일을 달력에 표시해두고 순서대로 확인하는 것이 감정적인 매매 결정을 피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개미 투자자의 고뇌.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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