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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위기넘어 큰 도약으로”…브라질서 개척하는 친환경·수소미래
EV라운지
브라질은 연간 자동차 수요가 250만 대에 이르는 세계 6위 규모의 거대 시장이자 연 260만 대를 생산하는 8위의 제조 강국이다. 희토류와 흑연 등 핵심 자원이 풍부해 전동화 및 신재생에너지 공급망 관점에서도 전략적 가치가 높다. 현지 시장은 휘발유와 에탄올을 혼용하는 혼합연료 차량(FFV)이 주를 이루며, 수입차 관세가 35%에 달해 현지 생산 기반 확보가 필수적이다.
최근 브라질 정부가 탈탄소 투자 기업에 혜택을 주는 ‘그린 모빌리티 혁신(MOVER)’ 제도를 도입하고 친환경차 수입 관세를 재부과함에 따라 현지 투자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여기에 BYD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폐공장을 인수하고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확대하는 상황이다. 중국 완성차 기업들은 관세 장벽에 대응해 현지 공장을 가동하며 올해 상반기 주요 브랜드 순위 상위권으로 뛰어오르는 등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어 라인을 둘러보며 지난 6월 본격 양산에 들어간 i20와 간판 SUV 모델인 크레타의 제조 품질을 확인했다. 아울러 올 3월 누적 생산 250만 대를 돌파한 현지 임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브라질 공장은 HB20, 크레타, i20 등 현지 특화 차종을 연간 20만 대 규모로 혼류 생산하고 있다. 새로 투입된 i20는 현지 B세그먼트 시장을 겨냥한 전략 모델로, 에탄올 혼합 연료 전용 엔진과 넓은 실내 공간, 첨단 안전 사양을 갖췄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차종의 시장 안착을 위해 이종 산업 간 협력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영진 보고를 받은 정 회장은 시장 변화에 따른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전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며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조직 문화를 주문했다. 향후 사업 방향으로는 SUV 제품군 확대, 브라질 시장 맞춤형 친환경차 투입, 수소 에너지 생태계 조성이 제시됐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SUV 수요에 대응해 라인업을 차례로 확충한다. 또한 고관세 환경을 고려해 소형 전기차의 현지 생산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에탄올과 가솔린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FFV-HEV) 파워트레인을 차세대 SUV에 우선 탑재해 빠르게 선보일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브라질 정부의 국가수소프로그램(PNH2)에 발맞추어 수소 상용차와 수소 트램을 보급하고, 그린수소 생산 및 발전소 구축 등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을 개척한다. 현지 주요 대학과의 산학협력도 병행한다.
사업적 성과도 호조세를 띠고 있다. 브라질자동차유통연맹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브라질에서 9만6723대를 판매하며 2019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어난 수치로, 점유율 7.1%를 기록하며 브랜드 순위 5위를 지켰다. 효자 모델인 HB20 시리즈는 누적 판매 188만 대를 넘어섰으며, 크레타는 올해 상반기 일반 소비자 대상 딜러 판매에서 SUV 부문 1위를 기록했다.
한편 현지 사회 기여와 조직 문화 측면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열대우림 복원을 위한 재식림 활동을 통해 1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으며, 지역 아동과 치안 인력을 대상으로 무료 치과 진료 사업을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이에 힘입어 브라질 연방감사원으로부터 ‘윤리경영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글로벌 평가 기관으로부터 9년 연속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됐다. 현지 생산기지는 15년 연속 임금협상 무분규 타결 기록을 이어가며 모범적인 노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상준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