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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당홀딩스 SPC 사명 변경, 오너 리스크 가릴 쇄신책 의문
알파경제[알파경제 = 영상제작국 ]
■ 진행: 이형진 앵커
■ 대담: 김종효 이사 (알파경제 경제부장)
이형진: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기업들의 숨은 리스크를 파헤치는 흔들리는 내부통제, 진행을 맡은 이형진입니다.
우리에게 파리바게뜨로 친숙한 제빵업계 1위 'SPC그룹'이 최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1945년 모태가 된 작은 빵집 이름을 딴 '상미당홀딩스'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쇄신하겠다는 의지라지만, 간판만 바꾼다고 곪아있는 내부 문제들이 과연 해결될까요?
오늘 연이은 산재 사고와 불법 노무 논란, 윗선의 오너 리스크까지 구 SPC, 현 상미당홀딩스의 총체적 ‘내부통제 실종’ 사태를 집중 분석해 보겠습니다. 알파경제 경제부장, 김종효 이사 모셨습니다.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종효: 네, 안녕하십니까. 알파경제 경제부장 김종효입니다.
이형진 : 이사님, 바로 첫 질문드리죠. 샌드위치 공장 인명사고 후 사측이 거창하게 '안전경영'을 선포했는데도, 정작 현장의 기계는 왜 멈추지 않았던 겁니까?
김종효 : 한마디로 ‘경영진의 보여주기식 쇼’와 ‘가혹한 현장 현실’이 철저히 분리되어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회사는 수천억 원의 안전 투자를 하겠다, 외부 안전진단을 받겠다며 대대적으로 언론에 홍보를 했죠. 하지만 정작 공장 현장에서는 "위험하면 언제든 기계를 멈춰라"라는 가장 기본적인 상식조차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현장 관리자와 작업자들에게는 본사에서 내려온 살인적인 일일 생산 할당량이 무조건적으로 주어졌고, 만약 기계를 세워 물량 차질을 빚으면 인사 고과나 성과급에서 즉각적인 불이익이 떨어지는 억압적인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회사가 자랑하던 안전보건 내부통제 시스템은 두꺼운 규정집 속에만 존재하는 '서류용 면피책'이었을 뿐입니다. 밖으로는 안전을 외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실적과 효율만을 쥐어짜는 경영진의 맹목적인 '생산성 우선주의'가 현장을 꽉 지배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형진 : 작업자가 위험을 느끼면 기계를 세우는 '작업중지권', 이게 현장에서 전혀 안 통하는 근본적인 구조적 원인은 무엇입니까?
김종효 : 현장 노동자들에게 '권한 없는 책임'만 전가하는 기형적인 조직 문화 탓입니다. 상식적으로 위험을 감지해 자발적으로 라인을 멈췄다면, 회사가 그로 인한 막대한 생산 차질과 손실을 시스템 차원에서 안아주고 보호해 줘야 합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라인을 멈췄을 때 발생하는 후폭풍을 현장의 개인이나 말단 하위 부서가 고스란히 다 뒤집어써야 하는 살벌한 분위기였습니다.
게다가 그룹 내 안전관리 조직이나 준법감시 부서조차 눈앞의 실적을 챙겨야 하는 최고경영진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임원들 눈치를 보느라, 안전 실무자가 현장에 "당장 작업을 중단하라"고 방패막이가 되어줄 수 없었던 겁니다. 이익 앞에서는 사람의 안전조차 철저히 뒷전으로 밀려나는 야만적인 구조가 뿌리 깊게 고착화되어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이형진 : 결국 모든 문제의 정점은 윗선 아닙니까? 허영인 회장과 두 아들 사장들의 '오너 리스크', 그룹의 내부통제 붕괴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습니까?
김종효 : 앵커님께서 이 사태의 가장 뼈아픈 본질을 짚어주셨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내부통제 제도를 만들어 놔도, 오너 일가 앞에서는 시스템의 전원이 완전히 꺼져버립니다. 우선 허영인 회장 본인부터가 제빵기사들에게 노조 탈퇴를 강요한 혐의로 직접 구속기소까지 되며 그룹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여기에 그룹 경영의 핵심을 장악하고 있는 두 아들, 사장들의 일탈과 특혜는 더 심각합니다. 특히 차남인 허희수 사장의 경우 과거 액상 대마 밀수 및 투약 혐의로 구속돼 사회적 물의를 크게 빚었죠. 당시 허 회장이 직접 "경영에서 영구 배제하겠다"며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대중의 관심이 멀어지자 슬그머니 경영 일선에 임원으로 복귀해 현재 그룹 신사업을 쥐락펴락하고 있습니다. 장남인 허진수 사장 역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빚어진 거대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한가운데 서 있고요.
오너 일가가 이렇게 마약 범죄를 저지르고 대국민 약속을 뒤집어도, 그룹 내 이사회나 준법감시 위원회에서 "회장님,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아들을 복귀시키면 안 됩니다"라고 직언한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습니까? 완벽한 침묵이었습니다. 오너 일가를 철저한 '성역'으로 대우하며 내부 감시 기능이 스스로 거세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참담한 증거입니다.
이형진 : 방금 승계 문제 말씀하셨는데, 647억 원대 계열사 '통행세' 부당 거래 당시, 이사회나 사외이사들은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겁니까?
김종효 : 우리나라 대기업 이사회가 어떻게 오너 일가의 '완벽한 거수기'로 전락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부끄러운 사례입니다. 이른바 '통행세' 사건은 계열사들이 밀가루나 계란을 살 때 굳이 SPC삼립을 중간에 끼워 넣어 무려 414억 원의 부당한 이익을 몰아준 사건입니다. 왜 하필 삼립이었을까요? 바로 허진수, 허희수 두 아들 사장들의 지분이 가장 높은 회사였기 때문입니다.
즉, 훗날 2세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줄을 만들어주기 위해 그룹 전체가 동원된 노골적인 조직적 편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거대한 부당 지원 안건이 수년에 걸쳐 이사회에 올라올 때마다, 제동을 걸거나 반대표를 던진 사외이사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내부통제의 최후 보루인 이사회가 경영진에 대한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를 완전히 포기한 채,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를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하고 추인해 준 공범 역할을 톡톡히 한 셈입니다.
이형진 : 그런데 최근 대법원이 과징금 전액을 취소하라며 사실상 회사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럼 과거 부당 거래에 문제가 없었다는 뜻인가요?
김종효 : 사측의 아주 교묘한 여론 호도에 절대 속으시면 안 됩니다. 대법원이 647억 원 과징금을 취소한 건, 공정위가 삼립이 가져간 부당 이익의 규모를 계산할 때 적용한 '정상가격 산정 방식'에 법리적 엄밀성이 부족했다는 행정 절차적 이유 때문입니다. 상미당홀딩스의 꼼수 거래가 합법적이고 도덕적이었다고 면죄부를 준 게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대법원 판결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밀가루 거래 등에서 계열사를 통해 부당한 경제적 이익이 제공된 핵심적인 '부당 지원 행위' 자체는 명백한 팩트로 인정해 시정명령을 그대로 유지시켰습니다. 결국 총수 2세들의 이익을 위해 그룹 전체가 동원된 편법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며, 이런 거대한 사법 리스크가 수년간 그룹을 흔들도록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내부통제 시스템은 철저히 실패했다는 것을 사법부도 인정한 것입니다. 과징금 피했다고 샴페인 터뜨릴 일이 아니라 뼈아픈 반성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이형진 : 회장까지 기소된 거대한 노조 파괴 공작 사태, 이 끔찍한 불법 행위 과정에서 준법감시 조직은 왜 침묵으로 일관한 겁니까?
김종효 : 준법감시 조직이 위법을 걸러내는 필터가 아니라, 철저히 경영진의 위법 지시를 밑으로 전달하는 '침묵의 하수인'으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경악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노조 와해라는 불법적인 목표를 세우고 회장에서부터 그룹 최고경영진, 대표이사, 현장 관리자로 이어지는 피라미드식 군대 조직을 통해 일사불란하게 실행됐습니다. 진급 차별, 노조 탈퇴 강요 같은 악랄한 부당노동행위 지시가 윗선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죠.
그런데 이 수많은 결재 라인과 지시 하달 과정 중 그 어느 곳에서도 사내 법무팀이나 컴플라이언스 담당자가 "이것은 명백한 노동조합법 위반 중범죄입니다"라고 브레이크를 걸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경영진의 불법 지시가 어떻게 하면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갈지 조언하는 역할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큽니다. 황제 경영 체제 아래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은 비리를 감시하기는커녕 불법을 방조하는 '침묵의 동조자'가 되어버린 겁니다.
이형진: 이름까지 '상미당홀딩스'로 바꾼 이 회사가 진정한 쇄신을 하려면 지금 당장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조치가 뭡니까?
김종효: 앵커님, 낡은 빵집 이름으로 간판을 백 번 바꿔봐야 안의 썩은 기둥이 저절로 새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진짜 내부통제는 평온할 때, 혹은 경영진 입맛에 맞을 때만 굴러가는 화려한 액세서리가 아닙니다. ‘허영인 회장과 아들 사장들의 부당한 지시나 사익 편취 시도와 정면으로 충돌할 때, 회장 앞에서도 단호하게 강제 정지 버튼을 누를 수 있는 힘’이어야 진짜 내부통제입니다.
그동안 이 회사의 위원회니 선포식이니 하는 것들은 외부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홍보용 쇼윈도에 불과했습니다. 오너 일가의 입김이 작용하는 순간 시스템은 언제나 무력화됐죠. 허영인 회장과 두 아들 스스로가 내부통제 규정의 족쇄를 기꺼이 차고, 완전히 독립된 감시 기구의 뼈아픈 쓴소리와 제재를 무겁게 수용하는 '오너발(發) 권력 분산'이 선행되지 않는 한, 상미당홀딩스라는 새로운 이름 역시 머지않아 대중을 기만하는 공허한 말장난으로 판명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형진: 네, 내부통제가 두꺼운 규정집 속에 갇혀 오너 일가를 보호하는 방패막이로 전락할 때, 그 참혹한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에서 땀 흘리는 노동자들과 불매운동을 견뎌야 하는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갑니다.
상미당홀딩스로 이름을 바꾼 구 SPC그룹. 진정한 윤리경영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보여주기식 화려한 사명 변경이 아니라, 회장과 그 아들 사장들까지 성역 없이 제대로 통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내부통제 독립성'부터 시급히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날카로운 분석 해주신 알파경제 경제부장, 김종효 이사님 감사합니다.
김종효: 감사합니다.
이형진: 흔들리는 내부통제, 오늘 저희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