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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부터 초계국수까지… 무더위 시작되는 중복에 뭘 먹을까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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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더위가 유독 길게 갈 전망이다.
오늘(25일) 중복을 시작으로 다음 달 14일 말복까지, 무더위와 씨름해야 할 날이 예년보다 늘었다. 중복과 말복 사이 간격이 20일로 벌어지는 '월복(越伏)'의 해이기 때문이다. 보통 초복에서 중복, 중복에서 말복까지 각각 10일씩 이어지지만, 올해는 중복 이후 두 배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 말복을 맞는다. 지금부터 삼복의 유래와 계산법, 그리고 이 시기 즐겨 먹는 보양식들을 짚어본다.

복날 날짜가 매년 바뀌는 이유는 음력도 양력도 아닌 24절기와 십간(十干)의 '경일(庚日)'을 함께 따지는 잡절이기 때문이다. 하지 이후 세 번째 경일이 초복, 네 번째 경일이 중복이 되고, 입추 이후 첫 번째 경일이 말복으로 정해진다. 경일은 6일 간격으로 돌아오는데, 초복과 중복 사이에는 이 경일이 두 번밖에 들지 않아 대개 10일 간격이 유지된다. 다만 입추가 늦게 찾아오는 해에는 중복 이후 경일이 한 번 더 지나야 말복이 되면서, 올해처럼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로 벌어지는 월복이 나타난다. 실제로 올해 입추는 다음 달 7일로, 이후 첫 경일인 14일이 말복으로 정해졌다.

복날의 유래는 중국 진나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마천의 『사기』에는 진덕공 2년, 성문에서 개를 잡아 삼복 제사를 지내며 해충의 피해를 막았다는 기록이 전한다. 복날에 개장국을 먹는 풍습이 여기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많다. '복(伏)' 자를 엎드릴 복으로 쓰는 이유는 음양오행 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 여름은 불의 기운인 '화(火)', 가을은 쇠의 기운인 '금(金)'에 해당하는데, 가을의 서늘한 금 기운이 땅 위로 올라오려 해도 아직 강렬한 여름의 화 기운에 눌려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있다는 뜻이다. 조선 중기 학자 이수광이 쓴 『지봉유설』에도 복날을 '양기에 눌려 음기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날'로 풀이한 대목이 나온다. 결국 복날은 한 해 중 양의 기운이 가장 강해, 사람의 기력도 함께 소진되기 쉬운 시기라는 뜻을 담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예로부터 복날에는 뜨거운 음식으로 땀을 흘려 더위를 이겨내는 '이열치열' 풍습이 이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복날 음식은 삼계탕이다. 어린 닭에 인삼과 대추, 밤, 마늘, 찹쌀을 넣고 푹 고아낸 삼계탕은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지방이 적어 소화 흡수가 빠르고, 인삼과 대추가 기력 회복을 돕는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복날 보양식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민물장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복날 음식이다. 고단백·고지방 식품으로 여름철 체력 보충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강해, 복날이면 장어구이 전문점마다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곤 한다.

이 밖에 지역과 취향에 따라 즐기는 보양식도 다양하다. 흑염소탕과 오리백숙은 예로부터 즐겨 먹던 전통 보양식이다. 흑염소는 성질이 따뜻해 몸이 찬 사람에게, 오리는 성질이 서늘한 편이라 열이 많은 체질에 잘 맞는다고 알려져 있다. 전복을 통째로 넣고 끓인 전복삼계탕은 일반 삼계탕보다 한층 고급스러운 한 상으로, 전복의 타우린 성분이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해서 여름철 몸보신 메뉴로 인기가 높다. 서해안 지역에서는 여름 산란기를 앞둔 민어를 넣어 끓인 민어탕도 대표적인 복날 보양식으로 꼽힌다. 담백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이 특징이다.
뜨거운 국물 대신 시원하게 즐기는 보양식도 많다. 닭 육수를 차갑게 식힌 뒤 겨자와 식초로 새콤하게 간한 초계국수는 닭고기와 오이, 배 등을 고명으로 얹어 먹는 여름 별미로, 뜨거운 삼계탕이 부담스러운 이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진하게 갈아낸 콩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는 콩국수 역시 고단백 식물성 영양을 채워주면서 더위를 식혀줘 대표적인 여름 별미로 자리 잡았다. 붉은팥을 오래 고아 만든 팥죽은 수분과 당분을 동시에 보충해주는 음식으로, 예로부터 액운을 쫓는 음식으로도 여겨져 복날 밥상에 자주 올랐다. 낙지볶음이나 갯장어(하모) 요리처럼 여름 제철 해산물로 원기를 채우는 지역도 있다. 낙지에 풍부한 타우린 성분은 피로 해소와 원기 회복에 효과적이라 알려지며 '여름철 산낙지 한 마리가 웬만한 보약보다 낫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전통 보양식 대신 삼계탕집에서 냉삼계탕이나 삼계죽을 내놓거나, 저염·저지방으로 조리한 건강식 보양식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뜨거운 음식으로 땀을 내던 전통적인 이열치열 방식에서, 몸에 부담을 덜 주면서도 영양은 챙기는 방향으로 복날 식문화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중복과 말복 사이가 유독 길게 벌어지는 만큼, 다가올 늦더위에 대비해 자신에게 맞는 보양식으로 미리 체력을 챙겨두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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