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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부터 초계국수까지… 무더위 시작되는 중복에 뭘 먹을까
위키트리
복날 날짜가 매년 바뀌는 이유는 음력도 양력도 아닌 24절기와 십간(十干)의 '경일(庚日)'을 함께 따지는 잡절이기 때문이다. 하지 이후 세 번째 경일이 초복, 네 번째 경일이 중복이 되고, 입추 이후 첫 번째 경일이 말복으로 정해진다. 경일은 6일 간격으로 돌아오는데, 초복과 중복 사이에는 이 경일이 두 번밖에 들지 않아 대개 10일 간격이 유지된다. 다만 입추가 늦게 찾아오는 해에는 중복 이후 경일이 한 번 더 지나야 말복이 되면서, 올해처럼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로 벌어지는 월복이 나타난다. 실제로 올해 입추는 다음 달 7일로, 이후 첫 경일인 14일이 말복으로 정해졌다.
복날의 유래는 중국 진나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마천의 『사기』에는 진덕공 2년, 성문에서 개를 잡아 삼복 제사를 지내며 해충의 피해를 막았다는 기록이 전한다. 복날에 개장국을 먹는 풍습이 여기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많다. '복(伏)' 자를 엎드릴 복으로 쓰는 이유는 음양오행 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 여름은 불의 기운인 '화(火)', 가을은 쇠의 기운인 '금(金)'에 해당하는데, 가을의 서늘한 금 기운이 땅 위로 올라오려 해도 아직 강렬한 여름의 화 기운에 눌려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있다는 뜻이다. 조선 중기 학자 이수광이 쓴 『지봉유설』에도 복날을 '양기에 눌려 음기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날'로 풀이한 대목이 나온다. 결국 복날은 한 해 중 양의 기운이 가장 강해, 사람의 기력도 함께 소진되기 쉬운 시기라는 뜻을 담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 지역과 취향에 따라 즐기는 보양식도 다양하다. 흑염소탕과 오리백숙은 예로부터 즐겨 먹던 전통 보양식이다. 흑염소는 성질이 따뜻해 몸이 찬 사람에게, 오리는 성질이 서늘한 편이라 열이 많은 체질에 잘 맞는다고 알려져 있다. 전복을 통째로 넣고 끓인 전복삼계탕은 일반 삼계탕보다 한층 고급스러운 한 상으로, 전복의 타우린 성분이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해서 여름철 몸보신 메뉴로 인기가 높다. 서해안 지역에서는 여름 산란기를 앞둔 민어를 넣어 끓인 민어탕도 대표적인 복날 보양식으로 꼽힌다. 담백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전통 보양식 대신 삼계탕집에서 냉삼계탕이나 삼계죽을 내놓거나, 저염·저지방으로 조리한 건강식 보양식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뜨거운 음식으로 땀을 내던 전통적인 이열치열 방식에서, 몸에 부담을 덜 주면서도 영양은 챙기는 방향으로 복날 식문화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중복과 말복 사이가 유독 길게 벌어지는 만큼, 다가올 늦더위에 대비해 자신에게 맞는 보양식으로 미리 체력을 챙겨두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