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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 시대 대학 위기, 전문 교수 확보와 채용 혁신 필요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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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선」은 무너져가는 공교육의 현장, 학령인구 감소, 요동치는 대입 제도 속에 초중등·고등교육의 이슈를 진단하고, 당면한 교육 현안·과제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짚어봅니다. 또 한편으론 지속 가능한 대안을 탐색합니다. 때로는 우리 사회에 대한 냉철하지만 따뜻한 시선도 담겠습니다.

수요 기반의 AI 맞춤형 인재양성을 위한 첨단산업 계약학과가 설치될 전북대학교 캠퍼스 전경.사진=현대차

인공지능(AI)이 단순한 정보 검색 도구를 넘어 스스로 사고하고 복잡한 과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수퍼지능(AGI) 시대로의 대전환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글로벌 산업계와 첨단 연구 현장은 매일같이 판도가 바뀌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정부 또한 ‘글로벌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며, 대규모 국정과제와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최전선인 대학으로 눈을 돌리면 우려스러운 현실과 직면하게 된다. AGI 시대가 요구하는 실질적인 AI 융합 교육을 주도하고 미래 인재를 제대로 가르칠 만한 교수가 대학 현장에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최근 대학 현장에 대한 상황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귀에 쏙 박힌 이야기는 이공계를 포함한 상당수 교수진이 실질적인 AI 활용 및 응용 교육 역량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상당수 교수가 인지하는 AI 활용 수준은 질문을 던지거나 문장을 다듬는 초급 단계의 챗봇 활용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던 것. 대학 교수 가운데, 학과별 전공 특성에 맞춰 다양한 전문 프로그램과 AI 소프트웨어를 연동·설계해 창의적 과제를 해결하도록 이끌어줄 수 있는 이가 현장에서 쉽게 찾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심지어 이런 말도 들었다. AI 역량 강화 워크숍에서 일부 중진 교수진은 빠른 기술 변화와 실습 과정을 따라가는 데 상당한 애를 먹은 반면, 박사과정생들과 신진 연구자들은 새로운 도구에 빠르게 적응했다는 것이다. 지식의 전달자인 교수진이 학생들보다 AI 시대의 흐름이나 도구 활용법에 오히려 서툴 수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AGI 시대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기술 담론이나 단순한 단문 대화가 아니라, 각 전공 분야에서 AI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실질적 창작과 연구 성과를 만들어내는 융합 역량이다. 하지만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는 교수 사회의 구조적 정체가 기술 수용의 주요 병목 구간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대학 교원 양성과 채용 시스템의 구조적 경직성에 기인한다. 현재 국내 대학의 교수 채용 및 평가 시스템은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의 시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십수 년 전 획득한 박사학위 논문과 전통적인 학술지(SCI급) 논문 게재 건수라는 단선적 잣대에 갇힌 채, 매일같이 진화하는 AGI 기술 생태계를 수용할 여지를 스스로 봉쇄하고 있다.

더욱이 대학 재정난과 정원 감축 여파로 신규 교원 임용이 사실상 동결되면서, 대학 교수 사회는 고령화와 타성에 젖어 새로운 기술 수용에 극도로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게 됐다. 산업계에서는 당장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실무 문제와 프로젝트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이 배출하는 졸업생들은 단순 검색 수준의 표피적 AI 경험만 가진 채 사회로 내몰리고 있다. “산업계가 요구하는 역량이 ‘10’이라면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 수준은 ‘1’에 불과하다"”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 대학은 산업계가 필요한 인재를 단 한 명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는 ‘학위 공장'이자 시대착오적 기관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대한국의 심각한 교육 불통과 기술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중요한 건 신진 연구자 및 박사급 인력의 조기 투입이다. 대학 교수 사회의 기득권적 틀을 깨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획일적인 기존 교원 채용 기준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AGI 기술 수용성이 높고 실무 응용 능력을 갖춘 강사, 포닥(박사후연구원), 박사과정생 등 젊은 연구자들을 ’‘AI 전담 교원’으로 대거 양성해 대학 현장에 신속히 배치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대학 교육 구조와 평가 체계의 혁신적 재편이다. 모든 학과가 천편일률적 커리큘럼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인문·사회·예체능·공학 등 각 학문 특성에 맞춘 ‘AI 설계 및 창작 커리큘럼’을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화하고 지원해야 한다. 외형적 건물 신축 등 겉으로 보이는 토목 사업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교원들의 AI 재교육과 미래 인적 자산 투자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AGI라는 문명사적 대전환의 파도가 이미 대학 문턱을 넘어섰다. 제대로 가르칠 교수가 없는 대학에 미래는 존재할 수 없다. 정부와 대학 당국이 신속하게 교수진의 체질을 개선하고 혁신적 교원 양성 생태계를 구축하지 않는다면, 한국 대학은 AGI 시대의 거대한 이탈자로 남게 될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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