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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없다? 오세훈에 “명태균 검증 마치고 대납 요청” 유죄 판단
미디어오늘
재판장의 법정 판결요지 선고내용과 재판부 판결 설명자료를 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는 22일 오 시장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에서 벌금 1000만 원에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다. 김한정 씨에는 벌금 500만 원, 강철원 씨에겐 벌금 300만 원에 각각 처했다. 조형우 재판장은 명태균 씨에 의뢰해 불법적으로 비공표(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후원자 김한정 씨에게 2100만 원을 대납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오세훈 시장이 법정에서 주장한 논리는 △여론조사를 의뢰한 바 없고 그 비용의 대납을 요청한 바도 없으며 △김한정은 오 시장의 지시나 요청 없이 자발적으로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해 해당 비용이나 개인적 친분에 따른 금전 지급을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었다.
조형우 재판장은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 여부를 두고 △오 시장이 명태균에 관심을 가지고 먼저 연락을 취해 2021년 1월20일 명태균으로부터 선거전략, 여론조사 등에 대한 설명을 들어봤고, 이틀 뒤(같은해 1월22일) 다시 명태균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그날 바로 첫번째 ‘비공표용 여론조사’가 실시됐으며 △미래한국연구소는 비용문제로 한 달간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못하던 상황이었고 △미래한국연구소는 그해 1월25일 두번째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해 명태균이 설문지, 결과표를 강철원(오 시장 비서실장)에 전송했다고 설명했다. 1월27일 다시 명태균이 강철원을 만나 여론조사에 관해 설명했다. 이 여론조사 표본수에 강철원이 명태균에 의문을 제기해 표본수가 2793개에서 2000개로 줄어들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이어 같은해 1월29일 세번째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명 씨가 다음날 직접 강철원을 만나 여론조사 설명을 했는데, 이때도 강철원이 다시 한 번 여론조사에 항의나 지적을 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후원자인 김한정 씨가 이틀 뒤인 2월1일 명태균 측에 1000만 원을 입금했다고도 했다.
김한정 씨가 2021년 2월17일부터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결과를 받은 뒤 만남을 갖고 비로소 명태균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들어 재판장은 “2021년 2월1일 당시 만나본 적도 없는 명태균과 친분관계에 따라 개인적으로 도와주려고 1000만 원을 지급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봤다.
이에 재판장은 “결국 오세훈 측이 의뢰한 여론조사를 통하여 명태균에 대한 검증을 마친 다음 김한정에 여론조사비용 대납을 요청했고, 그에 따라 김한정 씨가 2021년 2월1일 첫번째부터 세번째의 (비공표) 여론조사비용 1000만 원을 입금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단했다.
4번째인 ‘공표용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재판장은 오 시장의 의뢰가 있었고, 이에 따른 김한정 씨의 대납도 이어졌다고 봤다. 이 공표용 여론조사 실시과정에서 강철원의 도움으로 전국 언론사인 머니투데이가 조사의뢰자에 추가됐고 김한정 씨가 그해 2월5일 550만 원을 입금해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가 오 시장에 불리하게 나오자 오 시장 측이 항의해 그 결과가 2월15일에야 공표됐으며 조사의뢰자(공표언론사)에서 머니투데이가 제외됐다고 재판장은 설명했다. 재판장은 조사의뢰자인 머니투데이를 제외하고 열흘 가까이 공표를 지연한 것을 두고 “가급적 그 공표 효과가 최소화될 수 있게끔 조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6번째인 ‘공표용 여론조사’도 오 시장의 의뢰와 김 씨의 대납이 있었다고 봤다. 김한정 씨가 강혜경의 계좌로 2021년 2월18일 550만 원을 입금하자 이날 바로 ‘공표용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그러나 이 여론조사 결과가 앞선 공표용(네번째) 여론조사보다 불리하게 나오자 강철원이 명태균에게 강한 불만을 표하며 크게 다퉜다. 그 무렵부터 김한정 씨가 오 시장의 요청으로 명태균 씨한테서 직접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고, 이후 명 씨를 직접 만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조 재판장은 “결국 이 여론조사(여섯번째 공표용 여론조사)는 오 시장이 의뢰해 실시된 것이고, 김한정 씨가 비용을 대납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단했다.
정치자금 기부 해당 여부를 두고 조 재판장은 오 시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 결정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당선되고자 명태균(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를 의뢰했으므로, 이 여론조사 비용은 오 시장의 정치활동을 한 ‘정치자금’에 해당하며(정치자금법 제3조 제1호 사목), 제3자가 위 비용을 대신 부담하는 것은 정치인인 피고인 오세훈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한다라고 봤다. 김한정 씨의 여론조사 비용 지급도 오 시장에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에 해당하고, 오세훈과 강철원이 공모해 금액을 기부받은 것으로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장은 양형 사유에서 “부정수수된 정치자금 2100만 원이 적지 않고,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후보자 의뢰 여론조사의 공표·보도를 실현하려는 목적도 결부되어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라며 “서울시장 등을 역임해 정치자금법의 입법취지와 내용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주도했다”라고 지적했다. 재판과정에서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여러 이유와 주장들을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라는 불리한 양형이유를 제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당내 경선용이고 △1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졌으며 △이후 명태균과 직접적 접촉이나 관계를 이어가지 않은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명태균의 여론조사에 의문을 제기한 정황들이 일부 나타나고 △적극적인 여론조작 지시나 조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제시했다.
재판장은 “이 정상들을 참작해 오 시장을 벌금형으로 처벌하되, 불리한 정상들을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죄책에 상응한 공직 자격 상실형을 선고한다”라고 판결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오 시장은 “납득할 수 없다. 전부 다 무죄가 나오는 것이 아마 맞을 것”이라며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태균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을 증거로 전혀 직접 증거 없는 상태에서 추론을 가지고 명태균의 진술이 맞는 것 같다라는 전제하에 선고가 됐다. 항소심에서 다투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