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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초대석] 김재익 KG케미칼 대표 "2030년 해외 비중 50%…비료 넘어 에너지 인프라로"
아주경제
김 대표는 22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국내 비료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기존 제품만으로는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다"며 "2030년까지 해외 비료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54년 설립된 KG케미칼은 비료를 비롯해 콘크리트 혼화제, 수처리제, 차량용 요소수 등 농업과 산업 현장에 필요한 기초 화학제품을 생산해 왔다.
김 대표는 70년 넘게 쌓아온 제조 역량과 품질관리 경험, 원료 조달 능력을 해외시장 개척 기반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농업 비중이 높은 동남아 국가에서 유기질·미생물·작물 맞춤형 비료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동남아 시장은 단순히 비료 소비량만 증가하는 곳이 아니다"며 "농업 생산성 향상과 토양 개량, 친환경 농자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범용 제품보다 작물과 토양 환경에 맞춘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 농가와 파트너들은 가격이 낮은 제품만 요구하지 않는다"며 "수확량과 토양 상태를 개선하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KG케미칼은 국가별 작물과 토양 환경에 맞춰 서로 다른 제품군을 공급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에서는 유기질 비료, 캄보디아에서는 미생물 비료, 인도네시아에서는 팜 농장용 특수비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가장 빠른 성과가 기대되는 시장으로는 베트남을 꼽았다. 김 대표는 "현재 베트남에 월 3000t 이상 유기질 비료를 수출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베트남에서 가장 먼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인도네시아, 그다음으로 캄보디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해외 비료 사업은 제품을 보내는 것만으로 물량을 늘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제품 등록과 품질관리, 물류, 현지 유통, 기술 영업과 사후 관리가 모두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판매가 일정 규모를 넘으면 현지 생산기지 설립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지만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 물류비와 현지 기후 등을 고려해 생산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김 대표는 "비료는 습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우기가 긴 동남아에서는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수출 물량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현지에서 반제품이나 완제품을 생산해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료와 해상운임 상승은 해외 사업 확대 과정에서 부담이 된다고 언급했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비료 원료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상황에서 원료를 수입한 뒤 완제품을 다시 수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환율과 해상운임이 동시에 오르면 원가 부담은 더욱 커진다.
김 대표는 "비료는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핵심 원료가 거의 없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며 "비싸게 원료를 구입해 제품을 만들어도 해외시장에서 원가 상승분을 모두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가 경쟁력만 좇으면 품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품질과 원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며 "오랜 기간 축적한 구매·생산·품질관리 역량을 활용해 현재 수출에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올해 경영의 핵심 과제로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꼽았다. 국내 비료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7개 업체가 한정된 시장을 놓고 경쟁하면서 범용 비료의 수익성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반적인 제품만으로 경쟁해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KG케미칼이 기술력을 보유한 유기질·미생물·작물 맞춤형 제품을 확대하고 이를 해외시장과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소재 사업에서도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화를 병행한다. 원료 구매 방식을 개선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생산공정별 자동화와 데이터 축적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공장에서는 공정 자동화를 위한 기반 작업도 시작했다. 노후 공장을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개별 공정 단위로 설비를 개선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향후 AI 기반 생산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공정별 자동화 투자를 진행했고, 올해는 향후 AI를 접목할 수 있도록 생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자동화는 인력 감축보다 안전성과 생산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는 반복적이고 힘든 작업을 줄일 수 있도록 자동화를 더 빨리 추진해 달라는 요구가 오히려 많다"며 "생산 효율뿐 아니라 작업자 안전을 높이는 것도 자동화를 추진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KG케미칼은 비료와 화학소재에 이어 에너지 인프라를 또 다른 성장축으로 키운다. 울산공장 유휴 부지와 그룹의 친환경 연료 사업을 연계해 액체 화물을 저장하는 탱크터미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탱크터미널은 KG케미칼의 신규 사업인 동시에 그룹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과 연결되는 사업"이라며 "기존 화학 사업의 경기 변동성을 보완하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저장시설을 임대해 수익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그룹의 친환경 연료와 에너지 저장·물류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KG에코솔루션 등 그룹 내 친환경 연료 계열사와 연계하면 저장·물류 인프라를 외부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며 물류 안정성과 원가관리,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KG케미칼의 체질 개선이 단순한 개별 회사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KG그룹이 추진하는 친환경 모빌리티와 에너지 사업을 연결하는 소재·인프라 기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친환경 모빌리티와 에너지 밸류체인을 강화하려면 완성차와 소재, 에너지 인프라가 서로 연결돼야 한다"며 "KG케미칼은 이 가운데 화학소재와 에너지 인프라 영역을 담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KG케미칼은 단순히 오래된 회사가 아니라 수차례 산업 변화를 견디며 신뢰와 경험을 축적한 회사"라며 "과거의 기반에 머물지 않고 해외 친환경 농업 시장과 고부가가치 소재, 에너지 인프라로 성장 영역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성과 성장성의 균형"이라며 "제조업의 기본인 안전과 품질, 원가 경쟁력을 지키면서 미래 시장을 향한 투자를 신중하고 꾸준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