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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피지컬 인텔리전스 올봄 인수 협상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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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피지컬 인텔리전스 인수 협상 실제 있었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주말 사이 AI 업계 X(옛 트위터)를 뒤흔든 소문 하나가 있었다. 클로드(Claude) 개발사 앤트로픽(Anthropic)이 로봇 스타트업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를 인수한다는 내용이었다. 피지컬 인텔리전스 측은 곧바로 부인했지만 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그런데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두 회사가 올해 봄 실제로 인수 협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문을 처음 퍼뜨린 테크 블로거 로버트 스코블(Robert Scoble)이 세부 사항은 틀렸을지언정 ‘무언가 있었다’는 방향은 맞았던 셈이다.

이번 소동은 스코블이 X에 앤트로픽이 피지컬 인텔리전스를 인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글이 올라온 뒤 AI 업계 계정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정작 피지컬 인텔리전스의 대응은 강경하지 않았다. 카롤 하우스만(Karol Hausman) 최고경영자는 직원들에게 보낸 슬랙 메시지에서 미국 드라마 “더 오피스(The Office)” 속 한 캐릭터가 고개를 젓는 GIF 이미지를 첨부해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공동창업자 래키 그룸(Lachy Groom)은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월요일 밤 보낸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어떤 회사인가 / AI 생성 이미지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평범한 로보틱스 공방이 아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존재감을 키워온 투자자 겸 운영자 래키 그룸이 공동창업했고, 구글 출신 연구자들과 스탠퍼드·버클리 교수들이 함께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2년 전 출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1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고 올해 봄에는 110억 달러 기업가치로 10억 달러 규모 추가 투자 라운드를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회사가 내놓은 로봇 제어 모델 π0.5는 로보틱스 연구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로봇 두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만 오픈AI(OpenAI)가 이미 콜로사 벤처스(Khosla Ventures), 스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와 함께 피지컬 인텔리전스에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어, 이 지분 구조가 향후 어떤 인수 논의든 복잡하게 만들 소지가 있다. 초기 투자에 우선매수권 같은 조건이 딸려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디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과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올해 봄 실제로 인수를 논의했다. 스코블의 최초 글이 구체적 사실 관계를 정확히 짚지는 못했지만 두 회사 사이에 뭔가 진행됐다는 방향성 자체는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 소문이 유독 화제가 된 배경에는 올해 AI 업계 전반의 인수합병 열풍이 있다. 앤트로픽은 올해 이미 알려진 인수만 4건을 마무리했고, 오픈AI는 2023년 이후 최소 17개 회사를 사들였다. 두 회사 모두 개발자 도구, AI 서비스 대행사, 제품 테스트 스타트업 등을 사들여 모델 성능을 매출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두 회사는 나란히 상장도 준비 중이다. 앤트로픽은 6월 1일(현지시각) 비공개로 상장을 신청했고, 오픈AI도 일주일 뒤 같은 절차를 밟았다.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로보틱스가 다음 승부처로 꼽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초지능형 AI 시스템을 만들려면 물리적 세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고, 인터넷 텍스트만으로는 그 경험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픈AI의 과거 행보가 이를 뒷받침한다. 오픈AI는 초기에 루빅스 큐브를 풀 수 있는 로봇 손을 개발했지만 2021년 로보틱스 부문을 완전히 접었다. 공동창업자 워지치에흐 자렘바(Wojciech Zaremba)는 당시 접근 방식에 진짜 초지능에 필요한 요소들이 빠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오픈AI는 샌프란시스코에 로보틱스 랩을 다시 꾸리며 이 분야로 돌아왔다.

앤트로픽은 오픈AI처럼 자체 하드웨어 랩을 크게 키우지는 않았다. 대신 프런티어 모델이 실제 물리적 과업을 얼마나 처리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안전 연구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이 영역에 접근해왔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프로젝트 페치(Project Fetch)”가 대표적이다. 비전문가가 클로드의 도움을 받아 로봇 개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지 시험한 프로젝트였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앤트로픽이 로보틱스 기업을 인수 대상으로 검토했다는 사실 자체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다만 오픈AI가 이미 피지컬 인텔리전스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라는 점은 실제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이번 논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만큼, 협상이 결렬됐는지 아니면 여전히 진행 중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이번 소동을 계기로 업계에서는 대형 AI 랩들이 로보틱스 스타트업을 놓고 벌일 다음 인수전이 언제 다시 불붙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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