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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철도수송 34년 만 최저, 코레일 혁신 요구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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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멘트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5년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약 3650만t으로 34년 만의 최저치다. 건설경기 침체의 여파가 시멘트 산업 전반을 덮친 결과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시멘트 수요 감소보다 철도수송 감소 폭이 훨씬 크다는 점이다. 2019년 1132만t이던 시멘트 철도수송 물량은 2025년 525만t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났다. 2008년 30%를 넘었던 철도수송 분담률도 현재는 14% 수준까지 떨어졌다. 단순한 시장 축소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는 화주들이 철도를 외면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안전운임제 부활 이후의 상황이다.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임이 크게 오르면서 도로운송 비용은 증가했다. 일반적인 시장이라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철도운송이 늘어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도로운임이 상승했는데도 철도는 더욱 외면받고 있다. 이는 원인이 시장이 아니라 철도운송 서비스 자체에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10여 년간 코레일과 주요 화주기업 간 실질적인 소통은 사실상 단절됐다. 물류는 고객과의 신뢰가 핵심인데, 철도물류는 고객의 불편과 요구를 개선하기보다 행정 논리와 내부 원칙을 앞세워 왔다.

최근 도담역 화차 사고 이후 코레일이 사고 수습비는 물론 여객열차 운행 손실까지 화주에게 배상 청구한 사례는 이러한 인식을 더욱 굳혔다. 반면 고객들은 그동안 입환 과정에서 코레일이 시멘트 화차 하역시설을 파손하거나 화물열차 운행을 15일 이상 일방적으로 중단한 사례가 있었음에도 손해배상을 요구하지 않았다. 상생해야 할 거래 관계가 일방적인 갑을관계로 변질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멘트업계가 철도수송을 계속 이용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사유화차 제도와 블록트레인(BT) 계약도 개선이 시급하다. 고객이 투자해 제작한 화차를 활용하면서도 BT 계약에는 과도한 위약금이 설정돼 있다. 경기 침체로 약정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기업은 과도한 부담을 떠안게 된다. 기업 경영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변동이 항상 존재한다. 이를 고려하지 않은 계약은 위험을 고객에게만 전가하는 불공정한 계약에 가깝다.

코레일의 경영 논리도 문제다. 철도화물은 수송할수록 적자가 난다는 이유로 물동량 감소를 사실상 용인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철도화물 물동량은 절반 이하로 줄었음에도 영업계수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수송량을 줄이면 적자가 줄어든다는 논리가 현실에서는 성립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기업 경영의 기본은 매출을 늘리고 원가를 혁신하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코레일은 화물을 늘리기 위한 적극적인 영업도, 조직과 인력의 근본적인 효율화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결국 철도물류는 고객과 경쟁력을 동시에 잃은 채 적자만 누적되는 악순환에 빠졌다.

철도물류는 친환경성과 대량수송이라는 강점을 갖춘 국가 핵심 물류 인프라다. 그럼에도 고객이 등을 돌리는 이유는 철도가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객을 협력 파트너가 아닌 관리 대상으로 바라보는 낡은 철도청식 사고와 관행을 버리지 않는다면 철도화물의 미래는 밝지 않다.

새로 취임한 코레일 경영진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고객과 상생하는 시장 중심의 물류기업으로 혁신할 것인가, 아니면 관료적 조직문화 속에서 철도화물의 쇠퇴를 방관할 것인가.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시멘트업계는 물론 다른 화주기업들까지 철도수송을 포기하는 상황이 현실이 될 수 있다. 그 책임은 시장이나 고객이 아니라 변화를 거부한 코레일에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신임 경영진은 과거의 방만한 경영과 책임 회피형 철도물류 정책, 소극적인 영업 방식을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또 십수년간 시멘트와 컨테이너 등 철도화물 수송 감소를 방관해 온 관련 조직과 책임자에 대한 인적 쇄신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철도화물이 탄소중립 시대의 친환경 물류수단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객사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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