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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90달러 돌파, 8월 수급 안정 속 우려
아주경제
◆브렌트유 한 달여 만에 90달러 재돌파…7~8월 도입분 확보
20일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글로벌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43% 오른 배럴당 90.24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7시께 90.95달러까지 오른 뒤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지난달 11일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9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같은 시각 8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13% 상승한 배럴당 83.50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달 1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5.06달러, WTI는 79.70달러로 전주보다 각각 9.77%, 8.50% 올랐다.
한때 진정되는 듯했던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다시 확산한 영향이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는 동시에 이란 항구를 상대로 해상 봉쇄에 나섰다.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 규정을 위반한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맞서면서 원유 수송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통상 전 세계 원유 교역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통로다.
정부는 당분간 국내 원유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정유업계가 확보한 7~8월 원유 도입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0%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9월 도입 물량도 꾸준히 늘어 전년 동기 대비 약 74% 수준을 확보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한국행 유조선 6척 가운데 3척은 지난주 국내에 도착했다. 나머지 3척도 이번 주 들어올 예정이다. 정부와 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항로와 대체 원유를 활용하는 등 원유 도입 경로 다변화에도 나서고 있다.

문제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9월 물량과 그 이후 도입분이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장기화하면 남은 물량을 계약하는 과정에서 원유 구매가격은 물론 운임과 선박 보험료까지 함께 오를 수 있다. 유조선 통항이 다시 위축되면 이미 확보한 원유도 예정된 시기에 국내에 도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석유시장이 다시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7월 석유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걸프 지역 전체의 하루 석유 수출량은 1610만 배럴로 전월보다 650만 배럴 증가했다. 중동전쟁 이전의 하루 2400만 배럴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이 다시 급감하면 회복세를 보이던 걸프 지역 수출량도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아직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73.16원으로 전날보다 0.22원 내렸다. 경유 가격도 0.07원 하락한 1857.61원을 나타냈다. 지난달 27일부터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으로 각각 150원 낮춘 7차 석유 최고가격제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다시 뛰면서 최고가격제의 출구전략도 꼬이게 됐다. 산업부는 오는 24일 8차 최고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가격을 유지하면 정유사의 실제 원가와 공급가격 상한 간 격차가 벌어져 정부가 보전해야 할 손실이 늘어난다. 반대로 최고가격을 올리면 안정세에 접어든 주유소 기름값과 소비자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6개월간 시행된다는 전제 아래 손실보전 재원으로 4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정유업계에서는 누적 손실이 이미 4조원 안팎에 이른다는 추산을 내놓고 있다. 반면 정부는 업계가 적용한 국제 석유제품 가격 기준과 실제 원가 기준에는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