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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당근 하락 속 상추 오이 급등, 날씨 변수 작황 악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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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와 당근, 대파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상추와 오이 등 일부 채소만 유독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하락한 품목 수가 더 많았는데도 전체 농산물 가격지수가 오히려 오른 것도 이 두 품목의 상승 폭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20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거래 상위 22개 농산물 가운데 12개 품목의 가격이 1주일 전보다 내렸다. 무(-43.5%), 당근(-35.3%), 대파(-27.3%), 토마토(-23.1%), 포도(-19.7%), 마늘(-17.7%), 고구마(-12.9%), 풋고추(-11.6%), 배추(-9.5%) 등 대부분 품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상추 가격은 ㎏당 7851원으로 전주보다 160.9% 뛰었다. 일주일 만에 가격이 2.6배로 오른 셈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29.9%,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75.4% 높은 수준이다. 오이 역시 비슷한 시기 급등세를 보인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런 '엇갈린 흐름'의 배경으로 날씨 변수를 첫손에 꼽는다. 상추와 오이는 저장성이 낮은 엽채류·과채류에 속해 기상 변화에 특히 취약한 품목이다. 무·당근처럼 저장이 가능하거나 대량 재배·유통되는 뿌리채소와 달리, 상추와 오이는 수확 즉시 유통돼야 해 산지 작황이 나빠지면 곧바로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다.

올해는 봄철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 생육이 부진한 상태에서 장마와 폭염이 번갈아 겹치며 작황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7월 들어 충청권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한때 최대 200㎜에 이르는 집중호우가 쏟아졌고, 일부 지역에는 호우주의보와 함께 산사태·홍수 특보까지 발효됐다. 업계에서는 채소 가격이 비가 내리는 기간보다 장마 이후 수확량과 출하량 감소가 도매시장에 반영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강한 비는 상추 같은 잎채소를 무르게 하거나 물러 앉게 만들어 상품성을 떨어뜨리고, 오이 등 과채류는 일조량 부족으로 생육이 늦어지면서 출하량 자체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여기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이중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마가 끝난 뒤 곧바로 이어지는 폭염은 노지 재배 채소의 생육을 저해하고, 고온에 약한 상추의 경우 잎이 타거나 병해충이 늘어나는 등 피해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외식업계에서도 이런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 한 통구이 전문점 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여름철에는 상추나 치커리 같은 쌈채소 가격이 평소보다 오르는데, 에어컨 가동으로 전기료 등 고정비 부담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오른 식자재비를 업주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농촌 지역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도 수확 시기를 늦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수확 인력이 제때 투입되지 못하면 적기에 채소를 거둬들이지 못해 상품 손실이 커지고, 이는 다시 시장 출하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물가당국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집중호우에 대비해 재해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24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배수로 정비와 시설하우스 안전관리, 병해충 예방 등 현장 대응을 강화해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장마전선의 영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보된 데다 여름철 태풍 가능성까지 남아 있어, 상추·오이를 비롯한 기후 민감 품목의 가격 오름세가 단기간에 진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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