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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개 낱말로 엮은 짧은 에세이, 여름어 사전
재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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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비밀의늪

여름이 떠오르는

157개의

여름

단어

로 빚어낸 여름맛 글귀들

긴 책은 읽지 못하는 사람도,

독서가 어려운 사람도,

소설과는 잘 맞지 않는 사람도,

금방 후루룩 읽을 수 있는 손바닥만 한 짧은 글 묶음 책

여름과 관련된 정말 정말 짧은 에세이

157개의 여름 낱말로 상연하는 한 계절의 파노라마
각설탕

설탕 입자를 모아 만든 하나의 달콤한 주사위.
개운하다

땀을 흠뻑 흘린 뒤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

수영을 마치고 따뜻한 컵라면을 먹을 때,

얼음이 가득 든 잔 표면의 물방울을 손가락으로 터뜨릴 때,

찬물에 헹군 자두의 표면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일 때.
감기

세상 모든 여름을 다 준다고 해도 바꾸지 않을 사람.

여름에 떠오르는 단어들을 하나씩 지우면 마지막에 만날 이름.
건널목

각각의 사랑이 그런 모양새인 것을 나는 봤다.

민의가 그랬고, 이념이, 신앙이 그랬다.

저 붉은 흉터 같은 꽃도 그렇다.

꽃은 허구와 같다.

허구는 꽃과 같다.

허구 앞에서 흔들리지 마라.

샐리, 지는 것 앞에서 슬퍼하지 마라.
계곡

어른이 되는 건 유년의 뒷모습을 보는 일.

그 풍경이 만들어주었던 사건 하나로 다시 재구성되는 일.

계곡에는 그런 향수가 있다.

잠시 아무것도 드리우지 않고 맑게 얼굴을 헹구는 일.

오랫동안 물에 있어 노곤한 몸을 차 뒷좌석에 싣고, 물기가 말라가는 동안 부드러워진 살결을 차 시트에 뒤척이며 잠을 청하는 일. 차가 흔들리는 줄도 모르고 하염없이 낮잠에 다녀오는 행복. 그렇게 돌아오는 일까지가 모두 계획이었다는 듯이.
고양이

고양이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면 그 생동하는 풍경 속에서 고양이라는 온도계, 풍향계를 만날 수 있다.

자기 나름대로 탐색한 최선의 지도.

기꺼이 미더운 이웃이 된다.
고요

여름 태양이 가장 높이 뜰 때 세상은 일시에 음소거가 된다.

내게 여름은 작열하는 고요.

팔월 한낮 거리를 기다시피 헤매다 보면 땅 위에 타오르는 아지랑이도, 열풍에 너풀대는 초록 활엽수도 모두 0.8배속으로 상영된다.

무엇이 소리마저 걷어가는 것일까?
여름어 사전 – 아침달 편집부 제작 (아침달)

여러 시인, 작가 등이 참여한 짧은 에세이 모음집!

어느 여름날, 시원한 아이스티를 곁에 놓고 호로록 음미해 보시길…!

(아직 ㄹ 자음 부분 읽고 있는) 저는 휴가 갈 때 들고 가서 다 읽고 올 거라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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