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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 최신 AI 모델 접근권 직접 결정,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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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승인 아니다’면서도 AI 모델 접근권 쥐락펴락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백악관이 오픈AI, 앤트로픽 등 미국 프런티어(최첨단) AI 기업의 모델 공개 방식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CNBC는 7월 17일(현지시각)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2명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최신 AI 모델에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를 직접 결정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어떤 기업이나 기관이 최신 모델을 먼저 써볼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개발사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백악관이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 5와 미토스 5에 대한 접근을 막았다가 수 주간의 협상 끝에 복원시킨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접근권 결정에 관여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오픈AI도 지난달 정부 요청에 따라 신규 모델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최신 AI 모델을 누가 먼저 쓸 수 있는지는 개발사가 정했다. 앤트로픽은 사이버보안 특화 모델인 미토스를 소수 파트너에게만 공개하는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을 운영해왔다. 오픈AI는 사이버보안 모델을 위한 유사한 컨소시엄 ‘데이브레이크(Daybreak)’를 두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대형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포함해 접근 가능한 기업과 기관을 자체적으로 선정해왔다.

벤지가(Benzinga)는 행정부가 새로 추진하는 사이버보안 이니셔티브 ‘골드 이글(Gold Eagle)’이 일종의 창구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창구를 통해 백악관이 어떤 기관에 첨단 AI 시스템 조기 접근권을 줄지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앞으로 신규 모델 출시 때 참여 파트너에 대한 정부의 명시적 승인이 필요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는 CNBC에 정부가 민간기업의 AI 출시를 승인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 전문가와의 협업, 테스트, 회의는 모두 “자발적(voluntary)”이며 “출시 시점과 범위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기업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부는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이 기술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모든 프런티어 연구소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로드 미토스5·페이블5, 19일간 무슨 일이 / AI 생성 이미지

이런 정부 개입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앤트로픽이다. 앤트로픽은 6월 9일(현지시각) 클로드 페이블 5와 미토스 5를 출시했다. 그런데 사흘 뒤 상무부가 수출통제 권한과 국가안보를 근거로 두 모델에 대한 외국인 이용자 접근을 전 세계적으로 중단시켰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이 명령을 다리오 아모데이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브스와 포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의 계기는 아마존 연구자들이 발견한 탈옥(jailbreak) 취약점이었다. 특정 방식으로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페이블 5가 실제 존재하는 소프트웨어 취약점에 대한 익스플로잇 코드를 생성했다는 것이다. 백악관 AI 자문역 데이비드 색스는 앤트로픽이 이 문제를 고치길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앤트로픽 측은 결함의 심각성에 대한 판단이 다르다며 반박했고, 처리 과정이 불투명했다고 비판했다.

접근 차단 상태는 19일간 이어졌다. 상무부는 6월 30일(현지시각) 수출통제를 해제했고, 앤트로픽은 7월 1일(현지시각)부터 페이블 5에 대한 전 세계 접근을 복원하기 시작했다.

같은 규제 틀 안에서도 기업별로 결과는 달랐다. 행정부는 오픈AI에 사이버보안 특화 모델 GPT-5.6을 ‘데이브레이크’ 컨소시엄 뒤에 두고, 더 넓은 범위로 공개하기 전까지 접근을 제한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구글의 제미나이 3.5 프로는 별다른 제약 없이 출시됐다. 정부가 ‘규제 대상 프런티어 모델’로 지정하는 성능 기준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차등 적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6월 2일(현지시각)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출발한다. 이 행정명령은 AI 개발사들이 정부가 ‘규제 대상 프런티어 모델’로 지정한 모델에 대해 최대 30일간 공개 전 접근권을 연방기관에 제공하도록 요청했다. 또 각 기관이 어떤 외부 파트너에 우선 접근권을 줄지 선정하는 과정을 돕도록 지시했다. 서류상으로는 자발적 협력이지만, 실제로는 개발사들이 이를 따르고 있는 모습이다.

백악관은 이런 움직임이 기업 승인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나 행정부가 골드 이글 같은 창구를 통해 조기 접근권 대상을 걸러내는 구조를 만들려 한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실질적인 통제력이 정부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런 움직임은 갈수록 강력해지는 AI 시스템을 둘러싼 국가안보 우려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지키려는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오픈AI와 앤트로픽처럼 이미 정부와 협상 경험이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는 예측 가능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모델 하나하나가 사전 접근권부터 수출통제까지 서로 다른 절차를 거치는 지금 같은 방식이 계속된다면, 신규 모델의 출시 일정 자체가 백악관의 검토 일정에 좌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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