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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호프 첫날 1위, 봉준호 극찬과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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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봉 감독은 전날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호프'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석해 나 감독과 자리를 함께했다. 이 GV는 예매가 열리자마자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봉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호프'를 관람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도대체 뭘 본 거지'라는 즐거운 영화적 충격과 흥분감을 가라앉히고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다"고 운을 떼며 "굉장히 놀라운 영화적 모험"이라고 평했다.
"이런 영화를 우리가 어디 가서 보겠는가"라는 말도 덧붙였다. "패기와 광기가 폭발하는 영화, 시네마의 진풍경을 보여줘서 진심으로 동료 영화인으로서 감사한 마음"이라는 표현으로 나 감독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봉 감독이 특히 깊은 인상을 받은 장면은 전반부였다.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쑥대밭이 된 마을로 들어서 미지의 존재를 추적하고 전투를 벌이는 시퀀스에 대해 "정말 놀라운 쾌감과 폭주의 롤러코스터"라고 표현했다. "끊어질 듯 절대 끊어지지 않는 호흡에 박진감 넘치는 음악, 홍경표 촬영감독의 땅 위로 낮게 날아다니는 듯한 놀라운 카메라 워크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배우들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이 영화에선 액션이 폭주하는 가운데 그것을 감당해내는 배우가 있다. 배우의 눈빛이 액션을 완성하는 건데, 그런 면에서 부러웠다"며 "감독에게 최고의 행복은 좋은 배우와 작업하는 것이기에 복 받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은 차량과 말을 활용한 액션과 극한 상황을 몸짓과 표정으로 소화해냈다.
'호프' GV는 단순한 관객과의 대화 자리를 넘어 한국 영화계 최고 감독들의 집결지가 되고 있다. 14일에는 이창동 감독이, 15일에는 봉 감독이, 16일에는 '파묘'의 장재현 감독이 나 감독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들이 연달아 '호프'를 보고 공개 석상에서 감상을 나누는 것 자체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장면이다.

'호프'는 나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비무장지대 인근 가상의 마을 호포항에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SF 장르물로 지난 15일 개봉했다. 마을 주민들과 미지 생명체 간의 갈등을 강도 높은 액션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나 감독은 GV에서 이 영화의 핵심 계기에 대해 "크리처와 액션을 한 화면에 같이 담아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액션 스타일은 제가 어렸을 때 봤을 법한 클래식한 영화의 수공예적인 느낌, VFX가 없는 액션에 CG로 만들어진 크리처를 한 프레임 안에 담아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숫자가 논쟁보다 먼저 말을 걸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호프'는 개봉 첫날인 15일 33만391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나홍진 감독의 전작인 '추격자'(11만3673명), '황해'(12만482명), '곡성'(31만42명)의 개봉 첫날 관객 수를 모두 넘어선 기록이다. 개봉 전 이미 60만 장이 넘는 사전 예매량을 확보한 상태였다. 천만 관객 영화 '파묘'의 개봉 첫날 관객 수인 33만118명도 뛰어넘었다.

제작 규모도 역대급이다. 순제작비는 약 5~600억 원으로 한국 영화 최대 규모이며, 업계는 손익분기점이 되는 국내 관객 수를 700만~800만 명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판매액만 약 150억~200억 원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해외 흥행 성과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다만 개봉 직후 관람평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한국 영화가 시도하기 어려운 장르에 정면 도전했다는 평가와, 그 도전이 내러티브의 완성도를 희생시켰다는 비판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가장 뜨거운 논쟁 지점 중 하나는 개연성이다. 외계 존재의 능력치와 실제 극 중 행동 간의 괴리를 지적하는 관객이 많다. 스케일이 커진 만큼 설정의 구멍도 커졌다는 인상을 주는 셈이다. 반면 이를 감수하고도 남을 만한 압도적인 서스펜스와 에너지가 전반부를 관통한다는 찬사도 확실하다. 16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무색할 정도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욕설 대사를 둘러싼 호불호도 뚜렷하다. 극한 상황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장치로 받아들이는 시선과, 과도하게 반복되며 피로감을 준다는 시선이 나뉜다. 일부 캐릭터의 감정 표현이 소리지르기와 욕설에 집중되어 있어 대사의 층위가 얕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각효과에 대한 평가도 갈린다. 전반부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CG의 균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작비 규모에 비해 일부 장면에서 이질감이 발생한다는 것이 뼈아픈 비판 중 하나다.
엔딩에 대한 반응도 엇갈린다. '곡성'처럼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 열린 결말 방식을 나홍진표 스타일로 반기는 관객이 있는 반면, 기대했던 서사적 회수 없이 영화가 마무리돼 허탈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진짜 이게 끝이야?"라는 반응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수 올라온 것이 이를 방증한다.
봉 감독은 영화를 보는 내내 "압도적인 서스펜스와 박진감의 원인이 뭘까"를 동시에 생각했다고 했다. 그 답으로 그가 언급한 것은 촬영, 음악, 배우의 눈빛이었다. 홍경표 촬영감독이 구현한 낮고 빠른 카메라 무브먼트, 음악이 만들어내는 리듬, 그리고 액션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배우들의 눈빛이 결합돼 관객을 압박한다는 분석이다.
봉 감독 본인이 '기생충'과 '미키17' 등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제작 방식을 체득한 감독이라는 점에서, 그의 이 같은 평가는 단순한 덕담이 아닌 기술적 판단으로 읽힌다.

나 감독은 2010년 '황해', 2016년 '곡성'을 통해 한국 장르 영화의 영역을 확장해온 감독이다. '곡성'은 개봉 당시에도 해석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이후 10년간 별다른 작품 없이 준비해온 '호프'는 그만큼 기대치가 높게 형성됐다.
'호프'가 나홍진 필모그래피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다만 개봉 이틀 만에 한국 영화계 최정상 감독들이 잇따라 GV 무대에 오르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석 담론이 폭발적으로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영화가 단순한 흥행작 이상의 화제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프'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한 편의 영화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 한국 SF 장르물이 어디까지 왔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봉준호의 '괴물'이 2006년 한국형 크리처물의 가능성을 열었다면, '호프'는 그로부터 20년 뒤 외계 생명체라는 소재를 정면으로 끌어안아 장르의 외연을 또 한 번 넓히려는 시도다.
완성도 논란과 별개로, 이 정도 규모의 SF 크리처 액션을 한국 감독이, 한국 배우들과 함께 스크린에 구현해냈다는 사실 자체는 이후 한국 장르 영화 제작 환경에 하나의 선례로 남는다. '호프' 흥행 성적과 해외 판권 성과가 향후 유사 장르 프로젝트의 투자 및 제작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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