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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진흥원 설립 공전과 해외 자본 잠식, 산업 지원책은 부재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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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게임진흥원’ 신설 논의가 공전하고 있다. 게임진흥원은 게임 산업을 전담할 독립 기관으로서 규제 완화와 특화 지원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다른 현안에 밀려 구체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가 약해지면서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사실상 손을 놓은 모습이다. 문체부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의 기능 중복과 조직 간 마찰 가능성을 이유로 여전히 신중한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와 문체부가 체제 개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며 결정을 미루는 사이 현장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이 자생력을 잃고 생존의 기로에 섰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대형사와 중견사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실적 악화와 자금난을 겪는 국내 게임사들은 해외 자본의 인수 대상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위메이드와 카카오게임즈다. 위메이드는 최근 중국계 자본인 네오펄스에 인수됐다. 국내 대표 게임 지식재산권(IP)인 ‘미르’ 역시 중국계 자본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카카오게임즈도 최대주주가 일본 라인야후로 바뀌면서 경영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정부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보다 시장 자율에만 맡긴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버티고 있는 대형 게임사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넥슨의 ‘아크 레이더스’와 크래프톤의 ‘서브노티카 2’는 해외에서 인수한 개발 스튜디오가 만든 작품이다. 국내 개발 역량만으로 이룬 성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다수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지만, 막대한 개발비가 투입되는 산업 특성상 흥행에 실패하면 언제든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

게임산업은 여전히 국내 콘텐츠 수출을 떠받치는 핵심 산업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액 86억달러 가운데 57%가 게임에서 나왔다. 산업의 경제적 비중을 고려하면 정책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제 지원도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는 영상과 웹툰 등에만 적용된다. 게임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국회에서는 게임과 음악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국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게임산업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정부와 국회가 정책 공조에 속도를 내야 한다. 원천 기술 확보와 전문 인력 양성을 체계적으로 이끌 전담 컨트롤타워가 없다면 장기 산업 전략도 마련하기 어렵다.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세제 지원과 규제 개선 등 실효성 있는 진흥 정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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