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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청산 기로, 경쟁사 반사이익 전망과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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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의 운명을 가를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둘러싼 메리츠금융그룹과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 간 공방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홈플러스가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홈플러스가 문을 닫으면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 경쟁 대형마트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마트의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롯데쇼핑의 하이마트·온라인 사업 부담 등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도 적지 않은 만큼, 반사이익만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대형마트를 67개 핵심 점포 중심으로 재편하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매각하는 내용의 수정 회생계획안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실행할 최소한의 운영자금 2000억원의 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홈플러스가 자금을 확보해 14일 이내 즉시항고하면 이 결정은 뒤집힐 수 있는데, 그 시한이 오는 20일이다. 이 시한까지 해법을 찾지 못하면 청산 절차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에서는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1만 3000여명의 노동자, 나아가 지역 상권까지 약 10만명에 이르는 민생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국내 농가 규모만 1조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금 조달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메리츠금융은 긴급운영자금(DIP) 1000억원을 이미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했지만, MBK와 김병주 회장의 연대보증이 확인돼야 집행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최대주주인 MBK가 먼저 책임 있는 자구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MBK는 홈플러스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은 2000억원이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전액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MBK는 메리츠가 2000억원을 집행하면 이 중 1000억원에 대해서는 연대보증을 제공하겠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 측은 그동안 지급보증과 이자 대납, 김병주 회장의 사재 400억원 투입, 대출 연대보증 등을 통해 회생 전후로 총 4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메리츠는 담보가 충분한 상황에서 대주주의 추가 출자 없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면 경영진이 배임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도 양측은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책임 공방만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하나증권은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홈플러스 폐업이 유통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홈플러스 폐업으로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홈플러스 59개 점포가 폐점한 영향으로 인근 이마트와 롯데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10% 늘었고, 전사 성장률도 2%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67개 점포 역시 협력사 대금 미지급으로 매대 물품은 줄었지만 신선식품과 대기업 가공식품 등 필수 식자재 판매는 이어지고 있어, 실제 폐업이 현실화하면 반사이익 규모가 이전 사례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하나증권은 내다봤다.
기존 점포 매출이 2% 늘어나는 것을 가정하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연간 약 550억원,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추가로 늘릴 수 있는데, 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전체 영업이익의 각각 18%, 4%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하나증권은 이 같은 반사이익 기대만으로 이마트와 롯데쇼핑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기에는 다른 실적 불확실성 요인이 작지 않다고 짚었다. 이마트는 스타벅스·신세계건설·G마켓 사업의 부담이 남아 있고, 특히 스타벅스는 탱크데이 사태 여파로 6월 성수기 프리퀀시 행사를 전혀 진행하지 못해 6월 매출이 전년 대비 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 영업이익 적자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신세계건설은 미분양 관련 대손충당금 우려가 남아 있고, G마켓 관련 지분법 손실도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홈쇼핑, 컬처웍스 등 대부분 사업부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하이마트와 대형마트 온라인 사업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대형마트 온라인 사업은 하반기 식품 온라인 서비스 '제타' 출시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롯데쇼핑 마트 사업의 영업적자 570억원 가운데 540억원이 온라인 사업에서 발생했는데, 오는 8월 오카도 물류센터가 문을 열면 올해 대형마트 온라인 영업적자 규모는 약 7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최근 MBK파트너스에 대한 중징계를 의결하고 안건을 금융위원회로 넘긴 상태다. 여기서 직무 정지 등 중징계가 최종 확정되면 국민연금이 이를 근거로 위탁운용계약을 해지하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MBK를 둘러싼 대주주 책임론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시한 내 자금이 마련되지 못하면 홈플러스가 결국 사라지게 된다며 MBK와 메리츠금융에 즉시 자금 투입을, 정부에는 관련자 생존권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0일까지 이어질 협상 결과에 따라 홈플러스뿐 아니라 협력사와 유통업계 전반의 셈법도 요동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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