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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김용범 실장의 경제관료 소신 회복 촉구
최보식의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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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식의언론=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나는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 동기다.

학창 시절 동기들 사이에서 그는 성실하고 착실한 친구로 통했다. 관료가 된 뒤에는 금융과 거시경제를 두루 경험한 정통 경제관료로 전문성과 균형감각을 인정받았다. 나 역시 동기의 한 사람으로서 그의 성취를 반갑게 지켜봤다.

그런데 지금의 김용범을 보며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알던 경제관료 김용범은 어디로 갔는가.

주택대출을 급격히 틀어막고, 환율시장에 거친 신호를 보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두 배로 베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에도 힘을 실었다. 정책은 시장의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힘으로 시장을 끌고 갈 수는 없다. 특히 시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경제관료라면 정책의 의도보다 그 부작용과 시장의 역습을 먼저 경계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의 정책을 보면 그런 신중함과 균형감각을 찾기 어렵다. 주택대출을 강하게 조였지만 시장의 불안은 여전하고, 고환율에 대한 발언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증시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추진된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은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 경제정책은 선의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결과와 부작용까지 책임지는 것이 정책이다.

그는 시장을 너무 잘 아는 사람이다.

시장이 명령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대출을 억누르면 다른 곳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환율과 증시에 정부 고위당국자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그래서 더 묻고 싶다. 경제관료 김용범이 평생 쌓아온 전문성과 소신은 어디로 갔는가. 정치가 경제를 압도하기 시작한 것인가. 혹시 다음 정치적 행보를 의식해 시장의 원칙보다 권력의 요구에 더 충실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일각에서는 김 실장이 장차 정치적 진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사실 여부를 떠나 정책실장의 행보를 두고 그런 의심 자체가 생긴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대통령의 정책실장은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자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정책실장은 대통령의 뜻을 시장에 관철하는 돌격대장이 아니다. 오히려 시장의 경고를 대통령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정치가 경제의 선을 넘으려 할 때 때로는 “안 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참모보다 불편한 진실을 말하는 참모가 국가에는 더 필요하다.

경제관료의 전문성은 권력의 요구를 정당화하기 위한 장식품이 아니다. 전문성으로 권력의 과속을 막고 시장과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경제관료의 양심이다. 평생 쌓아온 전문성과 명예를 정치적 미래와 바꿔서는 안 된다.

같은 81학번 동기의 한 사람으로서 묻고 싶다. 정치의 길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대한민국 경제를 지키는 정책실장으로 남을 것인가.

과거의 김용범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지금의 그를 더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유는 그에게 전문성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가 얼마나 많은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인지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던 착실하고 균형 잡힌 경제관료 김용범을 다시 보고 싶다. 아직 늦지 않았다.

#김용범실장, #경제관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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