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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AI 기술 수출 통제, 글로벌 기업 비용 상승
데일리안中, 자국 AI기술 ‘국가자산’ 간주해 해외유출 억제 본격 논의
中, 조치 실행되면 글로벌 기업의 AI 비용이 상승 가능성 커
中, AI 통제 통해 美기업 피해 지렛대 삼아 외교에 활용할듯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최첨단 AI 모델의 해외 사용을 잇따라 제한한 데 이어 중국도 중국산 최첨단 AI 모델의 해외 유출을 억제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7일 보도했다. 미국의 최첨단 AI 기술 수출통제에 맞서 중국 역시 최신 AI 기술을 핵심 국가자산으로 간주해 맞불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한 달간 중국 최대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阿里巴巴·Alibaba)와 틱톡(TikTok)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字節跳動), AI 스타트업(신생기업) 즈푸(智譜)AI(Z.ai) 등 중국 대표적인 AI 기업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비공개 모델뿐 아니라 누구나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수정·운용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openweight·개방형) 모델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아직까지 출시되지 않은 모델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며 시행 여부와 시점은 아직 불분명하다.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發改委) 관계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은 모두 다양한 AI 모델을 갖고 있다. 일부는 폐쇄형이고 일부는 이용자가 기반시스템을 내려받아 실행하고 맞춤화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이다.
알리바바의 첸원(千問·Qwen)과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豆包·Doubao)는 중국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AI 모델 가운데 하나다. 이중 즈푸AI는 최근 일부 모델 성능이 미국 선도 모델에 근접해 손색이 없으면서도 비용은 훨씬 낮다는 점으로 주목받았다. 즈푸AI가 지난달 13일 공개한 거대언어모델(LLM) ‘GLM-5.2’는 미국의 앤트로픽의 최상위 AI 모델 미토스와 비슷한 수준의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지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의 행보는 미국의 AI 수출통제에 맞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15일 갑자기 국가안보를 이유로 AI 외국인들이 함부로 이들 모델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수출통제 조치를 취했다. 미 정부는 앤트로픽사의 최상위 AI 모델인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해 외국인 접근을 전격 차단된 것이다. 그 근거는 앤트로픽 서비스에 연결된 한 협력업체가 페이블5의 안전장치를 뚫는 ‘탈옥’에 성공하면서 당장이라도 중국 등의 사이버공격에 악용할 수 있다는 미 정부의 우려가 커진 탓이다.
미토스5가 기업 전용 사이버보안에 특화된 AI 모델이라면, 페이블5는 이를 기반으로 일반 이용자용으로 성능을 조정한 AI에 해당한다. 이 사건이 터진지 보름이 지난 6월25일 미 상무부는 미국 내 특정기업들만 미토스 사용 가능하다고 통보하며 일부 규제 완화했다. 페이블은 규제가 해제돼 서비스 접속 통제가 일부 풀렸지만, 미토스는 미국 영토 내 “믿을 수 있는” 외국 기관이나 기업에만 철회가 이뤄졌다.
따라서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페이블은 규제가 해제됐지만, 사이버보안 전문가용인 미토스는 지금도 미 정부가 승인한 일부 기관만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미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라고 하더라도 최첨단 AI 모델 접근에서 언제든 군사안보 등의 이유로 강제 차단당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마누스처럼 해외로 이전한 AI 스타트업에 대한 수출통제법 위반 조사도 진행 중이다. 중국 당국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미토스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미토스의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지능력을 중국의 핵심 시스템에 악용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 이어 중국도 최첨단 AI 모델의 해외 유출 차단에 나서면서 미·중 AI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정부의 조치가 실행되면 글로벌 기업의 AI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딥시크(DeepSeek·深度求索)의 R1 모델이 등장한 이후 중국 AI 모델은 낮은 비용과 향상된 성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AI 모델 추적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주간 토큰 소비량의 17% 수준이던 중국 모델 비중은 2026년 6월 말 50%대로 뛰었다.
6월 마지막 주에는 딥시크 V4, 종합 전자기기 업체 샤오미(XiaoMi·小米) 미모(MIMO), 연구개발 기업 미니맥스(MiniMax∙稀宇科技) 등 중국산 모델이 주간 사용량 상위 6개를 휩쓸었다. 성능도 미국 빅테크의 최신 모델을 바짝 따라붙었다. 즈푸AI의 GLM-5.2는 미국 최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5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구현해 실리콘밸리에서 제2의 ‘딥시크 모먼트’(중국이 저비용의 생성형 AI 딥시크를 출시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AI 모델 중개 플랫폼인 오픈라우터에서 중국 5개사(딥시크와 알리바바, 즈푸AI, 미니맥스, 미모의 AI 모델 점유율은 2024년 말 0%에서 올해 5월 61%로 급등했다. 오픈라우터는 400개가 넘는 오픈형 AI 모델을 골라 쓸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1000만 명이 넘는다. 중국 AI 모델의 최고의 강점은 딱히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에 저렴한 가격이다.
딥시크 V4프로를 앱에 연결하는 비용은 앤트로픽 클로드 오퍼스4.8 대비 최대 25분의 1 수준이다. 미 반도체 설계업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연구 인력을 총동원해 AI 모델을 구축하면 중국 기업은 사실상 이를 베끼는 ‘증류’로 비용을 낮춘 결과다. 중국 정부는 자국산 AI 칩을 쓰는 데이터센터에 전기요금을 지원하며 중국 AI 모델의 가격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미 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의 마틴 카사도 파트너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80%가 중국산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AI 모델을 통제하면서 미 기업들이 받을 피해를 지렛대 삼아 외교에 활용하려 한다는 관측도 있다. 루이 마 테크버즈차이나 창업자는 “미국이 첨단 AI 모델을 전략 자산으로 취급한다면 중국도 협상력을 얻기 위해 같은 방식을 취하는 게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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