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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빈집 털린 범용 D램"…中 CXMT 6.5조 IPO·애플 진입에 삼성·SK '긴장'
알파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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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중국 메모리 반도체의 추격세가 정부 보조금을 넘어 자본시장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세계 4위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대규모 기업공개(IPO)에 나선 데 이어, 미국 애플이 공급망 편입을 위한 테스트에 착수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AI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중국이 공급이 부족해진 '범용 D램' 시장을 발판 삼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다.

게다가 AI 메모리까지 단계적으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우회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6.5조 실탄' 장전한 CXMT, 범용 D램 시장 '기습'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최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투자설명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했다. 공모 조달 규모는 무려 295억 위안(약 6조 5000억 원)에 달한다.

CXMT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글로벌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의 기술·매출 격차를 인정하면서도,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차세대 D램 연구개발(130억 위안)과 생산라인 고도화(75억 위안) 등에 집중 투입해 격차를 빠르게 좁히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눈에 띄는 건 CXMT의 성장 축이 AI용 HBM이 아닌, DDR5와 LPDDR5X 등 '범용 D램'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CXMT 매출의 98% 이상이 범용 제품에서 발생했다. 글로벌 3사가 AI 서버 투자 확대에 발맞춰 HBM 생산에 시설을 집중하는 사이, CXMT가 빈집이 된 범용 D램 시장을 빠르게 흡수한 것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를 살펴보면 CXMT의 글로벌 D램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4.7%에서 올해 1분기 7.6%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38.6%)와 SK하이닉스(28.8%)의 고유 영토였던 범용 D램 시장의 지각변동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 애플 공급망 진입 시그널…K-반도체 '단가 압박' 직격탄 우려

우리나라 기업들에 더 큰 악재는 글로벌 거대 IT 기업인 애플의 움직임이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CXMT의 D램을 공급업체 인증 절차에 따라 성능·안정성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CXMT를 네 번째 D램 공급처로 확보할 경우, 기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주도하던 과점 체제가 깨지게 된다.

윤용필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알파경제에 “한국 기업들을 향한 강력한 '단가 인하(가격 협상력 저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애플은 중국 내수용 아이폰 탑재 등을 염두에 두고 규제가 강화되기 전 인증 절차를 서두르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 'HBM 초격차' 지키랴, '범용 뒷문' 막으랴…양면전쟁 직면

업계에서는 이번 IPO를 중국 메모리 산업의 '2막'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지적받던 정부 보조금 의존증에서 벗어나, 민간 자본을 직접 조달할 만큼 체급을 키웠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범용 시장에서 확보한 수익과 기술력은 결국 향후 HBM 등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을 추격할 발판이 될 전망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양사는 평택캠퍼스 및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첨단 패키징 시설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HBM 초격차'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대공세로 현금창출원(Cash Cow)인 범용 D램 시장마저 흔들릴 경우 투자 재원 마련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AI 메모리 호황에 따른 공급난은 중국 기업들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줄 적기”라면서 “정부 지원과 상장 자금, 여기에 애플까지 확보한다면 추격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업계는 단순한 기술 경쟁 차원을 넘어, 자본과 공급망 전반에서 동시에 맞서야 하는 전방위적 압박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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