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읽음
‘장윤기’에도 與보완수사권 폐지 MBC 기자 “경찰 견제할 수 없어” 우려
미디어오늘
0
더불어민주당이 장윤기 광주여고생 강간살해 사건 당시 경찰의 증거인멸 사건 은폐가 드러났는데도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폐지하는 법안을 제출한 것을 두고 MBC와 SBS 기자가 각각 “경찰을 제대로 견제할 수 없을 것”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TV조선 앵커는 민주당을 향해 물러설 생각이 없어보인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보완수사권이 없었으면 장윤기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를 두고 “야당과 언론이 선동한다”며 극단적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한규(대표발의) 등 22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발의한 검찰 보완수사권도 폐지 법안(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보면, 이들은 법안 내용 및 제안설명에서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여 수사의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고 공소청은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에 전념하게 하도록 하되 보완조치로서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을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법안 제197조의2(보완수사요구) 제1항은 검사가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그 요구 사항의 이행 여부를 관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했고, 제3항에서는 요구받은 사법경찰관이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한다고 돼 있다.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권한 있는 사람에게 해당 경찰관의 직무배제, 교체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197조의3 제6항 뒷부분에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으나, 직접 보완수사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며 검사의 보완수사 금지 조항을 신설했다.

현행법에도 위법 부당한 송치가 있을 경우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데, 개정안 제245조의8 제6항에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재수사 요청을 따르지 않으면 해당사법경찰관리의 직무배제, 교체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고 규정하고 있다.

손구민 MBC 기자는 9일 저녁 ‘뉴스데스크’ 스튜디오에 출연해 보완수사권을 두고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인데, 이를 남겨둘 경우,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것으로, 검찰이 이를 이용해, 또다시 정치수사에 나설 거라는 우려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 기자는 이어 “반면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부실수사가 견제되지 못하면, 억울한 피해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공백을 메우기 위해 ‘보완수사요구권’과 ‘재수사 요청권’을 넣은 것과 관련해 “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검사가 직무배제나 교체를 요구할 수도 있어 실효성을 갖췄다는 게 여당의 설명”이라면서도 “하지만 ‘정당한 이유’라는 요건이 모호하고, 검사는 요구만 할 수 있을 뿐, 거절돼도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어 경찰수사를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라고 비판했다.

고정현 SBS 기자도 ‘8뉴스’ 스튜디오에 출연해 “장윤기 사건 등을 보면 경찰 등을 상대로 검사가 보완수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면 과연 이런 충격적 혐의들에 대해서 제대로 수사가 이뤄질 수 있었을지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70년 사법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문제라서 숙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고 기자는 특히 이 법안 통과 시점을 민주당 전당대회 전으로 잡은 것을 두고 “그 이면에는 보완수사권 존치냐, 폐지냐, 일부 폐지냐 등이 전당대회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당내 분열상이 커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거라는 분석도 있다”라고 해석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9일 ‘뉴스9’ 「보완수사권 페지 당론 발의 … 여, 속도전」 앵커 멘트에서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에서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라고 질타했다. 배성규 조선일보 에디터는 9일 저녁 TV조선 ‘뉴스9’ 스튜디오에 출연해 “내부에서도 ‘경찰 견제와 피해자 구제를 위해선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잖다”라며 “그런데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인 건 강성 지지층 때문이다. 장윤기 사건 때문에 밀린다면 당권 경쟁에서 친명이 불리해 진다”라고 해석했다.

최하니 채널A 앵커는 ‘뉴스A’ 「논란커지자 보완수사권 발의」 앵커멘트에서 이번 장윤기 사건 경찰의 축소 수사 의혹이 검찰의 보완수사로 드러나면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이 없어지면 장윤기 사건 같은 일이 반복될 거라고 비판했다”라고 전했다.

JTBC는 ‘뉴스룸’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발의」에서 “’장윤기 여고생 살인 사건’ 수사 중 경찰이 증거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나며 수사를 재차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도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없애겠단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강조한 언론과 야권 목소리를 선동이라고 비난하는 극단적 주장도 나왔다. 박규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일각에서 이른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야당과 검찰, 일부 언론, 검사의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선동하고 있다”라고 비난한 뒤 되레 법왜곡죄의 정당성을 증명한다는 주장을 폈다. 박 최고위원은 “그러나 이것(증거인멸 등)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라며 “검사가 조작 기소했다고 판사에게 보완기소권을 주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보완수사권이 없었으면 장윤기 사건 실체가 드러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언론과 야권의 평가에 동의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형사소송법 개정을 위한) TF단에서 향후 논의와 숙의하는 절차가 있을 것”이라며 “장윤기 사건까지도 포함해서 여러 사항을 놓고 숙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장윤기의 여고생 살해 사건에 대해 경찰은 살인 혐의로만 송치했으나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강간목적 살인혐의로 기소했다. 현직 경찰간부인 장윤기 부친과 경찰서 주요 인사들이 공모해 증거인멸과 사건은폐를 조직적으로 벌인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임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0일 화상회의를 통해 “경찰서 수사 팀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되는 참담한 일이 발생하였다. 국민께서 주시는 우려와 질책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유가족 여러분께 씻기 힘든 상처를 드리게 된 점 깊이 사죄드린다. 책임있는 관계자들은 최대한 엄벌하겠다”라고 밝혔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