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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메운 양육비, 회수는 8%…“제도 존속 어렵다” 우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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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국가가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부모가족에게 돈을 먼저 지급한 뒤 비양육 부모에게 돌려받는 ‘양육비 선지급제’가 시행 1년을 맞았다. 제도를 통해 당장의 양육 공백을 메웠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국가가 지급한 금액 가운데 회수한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해 재정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0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양육비 선지급금 회수액은 6억4000만원으로, 회수율은 약 8%다. 국가가 먼저 지급한 선지급금의 90% 이상을 아직 양육비 채무자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셈이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양육비를 받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한부모가족에게 국가가 일정 금액을 우선 지급하고 이후 양육비 채무자에게 해당 금액을 징수하는 제도다. 양육비 미지급에 따른 부담을 양육자와 자녀가 고스란히 떠안지 않도록 국가가 양육비 전달 과정에 직접 개입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선지급 이후 채무자에게 회수 사실을 통지하고 납부를 독촉한다. 채무자가 자진 납부하지 않으면 소득과 재산을 확인해 압류 등 강제징수 절차를 밟는다. 성평등가족부는 금융결제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세청 등 관계기관의 정보를 연계한 선지급금 회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회수 업무를 담당하는 전담 인력은 기존보다 늘어난 8명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현행법은 양육비를 고의로 지급하지 않는 채무자에게 운전면허 정지와 출국금지, 명단 공개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원의 감치명령을 받고도 일정 기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다만 이 같은 제재가 즉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양육자가 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하고 감치명령 등 선행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다 채무자가 법원 서류 수령을 피하거나 소득·재산을 숨기면 제재와 징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에 회수되지 않은 금액이 계속 누적될 경우 결국 제도 존속이 어렵거나 추가 재정 투입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양육비 문제를 다뤄온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이하 양해들) 측은 낮은 회수율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양육비 선지급제가 재정적으로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경고했다. 양해들 구본창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회수율이 10%대에 머문다면 제도가 계속 존속할 수 있겠느냐”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낮은 회수율이 현행 양육비 이행 제도 전반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 대표는 “현행 법체계 안에서 국가도 양육비를 회수해야 하는데 현재 제재만으로는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선지급제를 시행하기에 앞서 미지급자 제재와 회수 체계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유미숙 부대표 역시 본보에 “왜 회수가 안 되는지, 국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재산을 찾고 징수하고 있는지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며 “자발적으로 내라고 통지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회수율을 높이기 어렵다”고 짚었다.

현행 양육비 이행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유 부대표는 “직접지급명령이나 일시금지급명령, 감치명령까지 가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한 번 불이행되면 다시 처음부터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구조 자체가 낮은 회수율의 원인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소득이 없는 채무자에 대해서는 일자리 연계와 원천징수 같은 대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 부대표는 “정말 돈이 없어 못 준다면 공공일자리라도 제공하고 그 소득에서 양육비를 강제로 징수하는 방안까지 고민해야 한다”며 “양육비 미지급을 방치하면 결국 한부모가정에 대한 다른 복지 지출이 늘어 국가 재정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정부는 회수율이 특정 시점까지 지급한 누적 금액을 기준으로 산출되는 만큼 실제 회수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관계기관 연계 등을 통해 회수율을 높일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본보에 “선지급금 회수는 법에 정해진 강제징수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만큼 통지와 독촉 등 필요한 절차를 빠짐없이 거쳐야 한다”며 “채무자에게 납부할 기간을 부여해야 하고 등기우편 송달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공시송달 등 절차를 다시 밟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채무자 가운데 신용불량자 등 실제 생계 곤란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강제징수 단계에서 예금 잔액을 확인해도 압류금지채권액 이하인 경우가 많다”며 “관계기관 연계 등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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