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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영방송 이사 추천, 대선 캠프 결격으로 교체
미디어오늘
더불어민주당 국회공직자격심사특별위원회(위원장 김정호 의원)가 지난 3일 확정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통보한 공영방송 3사의 이사 10인 가운데 현재 3명이 교체됐다. 2명은 대선 캠프 참여 등 결격사유 위반, 1명은 임기조항 위반이다.
애초 민주당은 KBS 이사로 △김유진 전 방송통신심의위원(민언련 출신) △류일형 현 KBS 이사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장 △이창현 국민대 교수를 추천했고,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로 △김기중 현 방문진 이사 △석원혁 전 MBC 매체전략국장 △오태규 전 한겨레 논설위원실장(전 동경특파원, 주오사카 총영사)를 추천했다. EBS 이사로 △김한나 총신대 부교수 △이진순 전 민언련 상임공동대표 △조호연 현 EBS 이사를 각각 민주당 몫으로 추천했다.
이 가운데 KBS 이사로 추천된 이창현 교수는 지난 대선 이재명 대통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잘사니즘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한 것으로 ‘21대 대통령선거 백서’에 기록돼 있다. 국정기획위원회 백서는 국가비전TF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EBS 이사로 추천된 김한나 총신대 부교수도 이 대통령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맡은 데 이어, 국정기획위원회 부대변인 겸 사회2분과 교육전문위원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미통위는 민주당에 3인 모두 결격사유 위반에 해당된다고 통보했다. 김정호 민주당 공직자격심사특별위원장은 7일 회의에서 류일형 KBS 이사와 EBS 김한나 이사후보는 자진철회(사퇴)했고, 자진사퇴 의사가 없는 이창현 교수에 무효 처리했다고 미디어오늘에 밝혔다. 방미통위는 3인 모두 정치중립성에 포괄적으로 걸린다고 봤다고 통보했다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 민주당은 8일 저녁 낙마한 이들 3인 대신 KBS 이사로 구창훈 법무법인(유한) 원 파트너 변호사, 정재권 전 서울평생교육진흥원 서울시민대학장(현 KBS 이사-전 한겨레 사회부장)을, EBS 이사의 경우 김선남 원광대학교 행정언론학부 교수를 추천했다.
또한 방문진 이사로 추천된 오태규 전 오사카 총영사의 이재명 선대위 합류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5월8일자 6면 「이재명 대북정책, 이종석 등 유화파 중심 밑그림」에서 21대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중앙선대위 후보자 직속 위원회 중 하나인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 산하 실용외교위원회에는 오태규 전 오사카 총영사 등이 포함됐다라고 보도했다.
국회도서관 자료실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 산하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가 지난해 5월21일 13시30분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주최한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정책간담회/신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이라는 토론회에 오태규 전 영사가 ‘오태규 부위원장’ 직함으로 토론자로 참여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오태규 전 영사는 8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한국일보 보도 내용을 두고 “사실과 틀리다. (민주당) 심사 과정에서 기사 관련한 질문이 있어서 ‘그건 저한테 확인도 안 되고 그냥 돌아다니는 얘기를 쓴 거다’라고 했다”라며 “저는 이번 대선에서는 전혀 공적인 공식 직함을 갖고 활동한 적 없다”라고 밝혔다. 국회 토론회 자료에 실용외교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표기된 것을 두고 오태규 전 영사는 “토론자로 와달라고 해서 내가 일본연구소에 있으니 토론자로는 응하는데, 어떻게 이름(직함)을 쓰는지는 몰랐다. 그렇게 쓰여있는 것은 저와 관계 없다”라고 해명했다.
당시 보도했던 기자는 다수의 구성원으로부터 확인해서 보도했다고 재반박했다. 기사를 쓴 문재연 한국일보 기자는 9일 미디어오늘에 보낸 SNS메신저 답변에서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가 출범하기 훨씬 전부터 구성에 대한 취재를 하고 있었고, 민주당 관계자 3명과 위원회 구성원 다수로부터 참석자들의 이름을 확인해 기사를 작성했다”라며 “다수의 명단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모든 당사자를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작업까지는 이뤄지지 못했으나, 복수의 관계자를 통한 교차확인을 거쳤다”라고 밝혔다. 문 기자는 “당시 취재원이었던 산하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구성원한테 재차 문의했을 때 관련 대화방에 포함돼 있다고 들었다”라고도 전했다.
오태규 전 영사는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 때는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 선대위의 외교특보단 공동단장을 지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땐 오사카총영사에 임명돼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 방송독립성을 보장하고, 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준다고 해놓고 이 대통령 캠프 인사를 추천한 것 자체가 내로남불이자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MBC의 한 기자는 9일 미디어오늘에 “방송3법의 취지는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자는 것 아닌가”라며 “과거 정치권에 몸담고 특정 대선후보 지지 활동을 했던 사람이 공영방송 이사에 버젓이 지원했다는 자체가 법 취지를 깡그리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에서 누가 이들을 추천했는지, 혹여나 검증할 수 없도록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민주당 공직자 추천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정치독립성 확보를 위해 방송법을 개정했는데 스스로 정치독립성에 반하는 인물이 공영방송 KBS EBS 이사가 되는 것 자체가 자가당착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냐는 질의에 김정호 민주당 공직자격심사특별위원장은 7일 미디어오늘에 “엄정하게 해야 한다고 보고 그렇게 결정했다”라고 답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8일 “민주당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해석의 차이가 있었다”라면서 “검증실패, 낙마라는 표현은 좀 과장됐다”라고 해명했다.